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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북 살인정권" 9년만 테러지원국 지정,"거대한 제재"예고

중앙일보 2017.11.21 03:29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 백악관에서 아시아순방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유튜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 백악관에서 아시아순방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유튜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북한은 살인 정권”이라며 테러지원국에 다시 지정했다.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은 2008년 북핵 시설 검증 합의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해제한 뒤 9년 만이다. 북한은 1987년 대한항공 858기 격추사건으로 88년에 처음 지정됐다.
 

"북, 전 세계 핵 초토화 위협, 해외 암살 등 국제 테러 지원"
재무부 21일 최고수준 제재 발표…중국기업 추가 제재 전망
테러지원국 낙인 북 고립 극대화, 최대한의 제제·압박 의도
북 60일 미사일 중단 대화국면 찬물, 반발 추가 도발 우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각료회의에서 “지금 바로 매우 중대한 조치를 시행한다”며 “오늘 미국은 북한을 테러지원국에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북한은 세계를 향해 핵 초토화 위협을 하는 것뿐 아니라 해외 암살을 포함해 국제 테러를 지원하는 행동을 반복해왔다”며 “북한 테러지원국 지정은 오래전에, 수년 전에 해야 했다”고 말했다. 
 
미국이 그동안 밝힌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이유는 지난 2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에 대한 신경가스 암살과 북한에 억류됐다가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후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건 등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오늘 이 조처를 하면서 멋진 청년인 오토 웜비어를 생각한다”며 “또 셀 수 없이 많은 다른 사람들이 잔혹하게 북한의 압제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과 관련자들에 대해 추가 제재와 처벌을 부과할 것이며 이번 조치는 살인정권을 고립시키기 위한 최대한 압박 캠페인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 정권은 불법적인 핵, 탄도미사일 개발을 중단해야 하며, 국제테러에 대한 모든 지지를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국무부는 ▶대외 무기수출 금지 ▶테러에 전용될 수 있는 이중용도 품목의 수출금지 ▶대외 원조 금지 등 테러지원국 지정에 수반되는 대북제재를 하게 돼 있다. 북한은 이미 대외 무역과 금융차단 등 더 강력한 유엔 안보리 제재를 받고 있어 직접적인 제재 측면에선 테러지원국 지정이 상징적 의미에 그칠 것이란 분석도 있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내일 미 재무부가 북한에 대해 매우 큰 추가 제재를 발표할 것”이라며 “추가 제재는 앞으로 2주간에 이뤄질 것이며 지금까지 나온 것 중 최고 수준이 될 것”이라며 강력한 추가 제재 발표를 예고했다. 
 
이에 따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제재 명단에 올리거나 중국 기업에 대한 추가 제 등이 포함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국제 사회에서 테러지원국 지정 낙인 효과로 북한의 고립을 극대화하는 한편 제재·압박 수위도 동시에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테러지원국 지정과 강도 높은 추가 제재로 북한의 두 달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중단과 함께 조성된 대화 분위기는 냉각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테러지원국 지정에 반발해 미사일 시험발사 재개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외교 소식통은 “북한 테러지원국 재지정 방침은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순방 전 상당히 일찍 정해진 것 같다”며 “이를 어떤 고려에 따라 미뤄 발표했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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