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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스타일] 살 통통 오른 통영 굴 여기 다 모였네

중앙일보 2017.11.21 01:03 종합 20면 지면보기
제철 이 식당 │ 굴
매달 제철 맞은 식재료를 골라 산지와 전문가 추천을 받은 맛집을 소개하는 ‘제철 이 식당’ 11월은 굴이다.

굴, 11월부터 본격 제철
구이서 찜까지 맛집 많아
레몬즙에 씻은 후 냉동 보관

 
찬바람 부는 경남 통영에선 요즘 제철에 접어든 굴을 채취하느라 분주하다. 전국 굴 생산량의 70%가 이곳 통영에서 난다. 이제부터 살이 차오르기 시작한 굴은 1월까지가 맛이 좋다. 통영 음식 전문점 ‘충무집’ 배진호 사장은 “입맛에 따라 굴이 언제 제일 맛있는지를 다르게 느낀다”며 “나는 굴도 햇과일처럼 갓 나오기 시작한 지금이 가장 맛있다”고 설명했다. 배 사장뿐 아니라 실제 이 가게에도 11~12월에 굴을 찾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굴은 양쪽에 껍질이 다 있는 것을 각굴, 한쪽만 있는 것을 반각굴이라 부른다. 더 플라자 일식당 ‘무라사키’의 미야케 가즈야 수석 셰프는 “굴을 살 때 각굴은 껍질이 메마른 것은 피하라”며 “껍질을 깐 생굴은 속살이 하얀 우윳빛을 띠는 것이 좋다”고 알려줬다. 만약 속살의 색이 어둡거나 노란색으로 변했다면 식중독에 걸리기 쉬운 상태로 보고 가급적 피한다.
 
세척법은 간단하다. 소금물이나 레몬즙 넣은 물, 쌀뜨물 등에 10초 정도 담갔다 꺼낸 후 손으로 살을 조심스럽게 씻어 준다. 쓰고 남은 굴은 아예 데쳐 놓거나 레몬즙이나 식초물에 씻은 후 물기를 제거한 후 위생팩에 넣어 냉동 보관한다.
 
통영 굴수협에서 추천한 현지에서 굴을 받아 사용하는 서울 맛집 3곳을 소개한다.
 
전과 구이 … ‘충무집’
 
굴은 살이 차오르는 11월부터 제철이다. ‘충무집’에서 굴을 꼬챙이에 끼워 굽고 있다. 맛이 농축돼 생굴보다 풍미가 강하다. [김경록 기자]

굴은 살이 차오르는 11월부터 제철이다. ‘충무집’에서 굴을 꼬챙이에 끼워 굽고 있다. 맛이 농축돼 생굴보다 풍미가 강하다. [김경록 기자]

충무(1995년 통영군과 통합)에서 자란 배진호 사장이 어린 시절 어머니가 만들어 주던 고향의 계절 음식을 그대로 재현해 낸 통영 음식 전문점이다. 중구 다동 하나카드빌딩 지하 1층에 있는 이곳에선 계절마다 다른 메뉴를 내는데, 겨울엔 굴과 물메기국을 판다. 특히 굴전과 굴구이가 인기다. 먼저 굴전은 굴을 한 알씩 따로따로 밀가루와 달걀옷을 입혀 부쳐낸다. 밀가루는 달걀옷이 잘 붙을 수 있게 조금만 묻히는 게 포인트다.
 
굴을 차례차례 꼬챙이에 끼운 후 직화로 굽는 굴구이는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메뉴다. 어린 시절 먹던 훈연 굴을 생각하며 만든 메뉴인데, 굽는 동안 수분이 빠지면서 맛이 농축돼 굴의 풍미가 더욱 강하다. 가격은 굴전·굴구이 모두 2만7000원.
 
밀가루·달걀 옷을 입혀 한 알씩 부쳐낸 ‘충무집’ 굴전. [김경록 기자]

밀가루·달걀 옷을 입혀 한 알씩 부쳐낸 ‘충무집’ 굴전. [김경록 기자]

배 사장은 “싱싱한 재료를 주문 즉시 요리하는 게 맛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고향 지인을 고용해 현지에서 물건을 매일 아침 배달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단골 사이에서 유명한 또 다른 메뉴도 있다. 바로 통영식 굴젓. 통영에선 무와 갖은 양념을 넣어 삭혀 동치미처럼 톡 쏘는 맛의 굴젓을 먹는다. 단골들에게 “맛보라”며 조금씩 내줬는데 찾는 사람이 많아 올겨울엔 판매할 계획이다. 일요일 휴무.
 
국밥과 비빔밥 … ‘모려’
 
시원한 국물의 ‘모려’ 굴뚝배기. [송정 기자]

시원한 국물의 ‘모려’ 굴뚝배기. [송정 기자]

매서운 추위를 녹여줄 따뜻한 굴국밥이 생각난다면 종로구 내수동 대우프라자 지하 1층 ‘굴뚝배기전문점 모려’를 추천한다. 2004년 정경자씨가 남편 서성환씨와 함께 연 굴요리 전문점인데, 광화문 직장인들 사이에선 굴뚝배기(국밥) 맛집으로 유명하다. 뚝배기에 밥과 굴, 국물을 담아내는데 굴뚝배기 맛의 비결은 단연 국물이다. 가게를 열기 전 제대로 된 국물 맛을 내기 위해 6개월간의 연구 끝에 꼭 필요한 재료와 적정한 끓이는 시간을 찾아냈다. 새우·홍합·멸치·양파 등 15가지 재료를 넣고 3시간 이상 푹 끓여 낸다. 조미료는 일절 넣지 않아 시원하면서 담백하다.
 
굴밥도 인기다. 돌솥에 굴과 잡곡밥·당근·부추·무를 듬뿍 올려 낸다. 간장 양념장을 넣어 슥슥 비벼 먹거나 함께 내준 짭조름한 굴젓을 올려 먹는다. 굴뚝배기·굴밥 모두 7000원. 굴요리 전문점답게 굴전·굴파전·생굴회·굴무침 등 다양한 굴 메뉴를 판다. 다른 굴요리도 다양하게 맛보고 싶다면 모려 정식을 시키면 된다. 가격은 1만원인데, 생굴회와 굴전 등을 함께 줘 합리적이다. 싱싱한 굴을 사용하기 위해 매일 새벽 통영 굴수협에서 굴을 받는다. 토·일요일, 그리고 공휴일 휴무.
 
보쌈과 찜 … ‘생굴사랑’
 
담백한 ‘생굴사랑’의 굴보쌈. [사진 생굴사랑]

담백한 ‘생굴사랑’의 굴보쌈. [사진 생굴사랑]

굴 요리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보쌈이다. 담백한 돼지고기 수육과 매콤달콤한 무김치를 쌈채소와 함께 먹는 굴보쌈은 든든한 한 끼로도, 술안주로도 제격이다. 특히 굴이 제철이면 찾는 사람도 크게 늘어나는데 서울 강서구 등촌동 주택가에 자리한 ‘생굴사랑’에도 11월부터 굴보쌈을 맛보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이 집 맛의 비결은 싱싱한 생굴과 삼겹살을 삶아 내는 고소한 맛의 보쌈 고기다. 가격은 양에 따라 2만9000원(소), 3만9000원(중), 4만9000원(대)이다.
 
커다란 찜기 가득 각굴을 넣어 쪄내는 굴찜은 4명이 먹어도 될 만큼 푸짐하다. 가격은 3만9000원.
 
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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