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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서 온 15세 새뮤얼, 시민리그서 농구 스타 꿈

중앙일보 2017.11.21 01:00 경제 11면 지면보기
스포츠로 행복한 서울 <상>
필리핀 출신 새뮤얼(오른쪽)은 농구선수를 꿈꾼다. [사진 서울시체육회]

필리핀 출신 새뮤얼(오른쪽)은 농구선수를 꿈꾼다. [사진 서울시체육회]

“서울시민리그에서 열심히 뛰면 언젠가는 농구 선수가 될 수 있을 거라 믿어요.”

4년 전 아버지 따라 한국으로 이주
형편 안 돼 학교 농구부 못 들어가

서울시 시민체육대회 통해 성장
뛰어난 실력으로 팀 우승 이끌어

축구·배구·탁구 등 5개 종목 S리그
농구는 올 316팀 2000여 경기 치러

 
필리핀에 살다 4년 전 부모님과 함께 한국에 온 새뮤얼 존 R. 준틸라스(15·용산중3)의 꿈은 프로농구 선수가 되는 것이다. 지난 4일 열린 서울시민체육대회 농구 종목에는 용산구 대표로 출전했다. 새뮤얼은 이날 강남구와의 결승전에서 뛰어난 실력으로 10득점을 기록했다. 용산구는 그의 활약에 힘입어 16-7로 승리를 거두고 우승까지 차지했다.
 
이날 경기는 새뮤얼의 독무대나 마찬가지였다. 농구를 잘 모르는 시민들조차 그의 현란한 스텝과 폭발적인 슈팅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윤영중 서울시농구협회장은 “새뮤얼은 엘리트 선수 못지 않은 놀라운 실력을 가졌다. 시민체육대회를 통해 성장한 선수가 장차 훌륭한 스타로 거듭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네 살 때 농구를 시작한 새뮤얼의 키는 1m78㎝. 훤칠한 체격에 영리한 플레이가 돋보인다. 하지만 정식으로 농구를 배워본 적은 없다. ‘농구 대통령’ 허재 감독을 비롯해 유재학 울산 모비스 감독, 국가대표 출신 포워드 이승현 등이 나온 ‘농구 명문’ 용산중 농구부는 새뮤얼에겐 너무 높은 벽이다. 그는 “아직은 실력이 모자라는데다 농구부 회비도 한 달에 40만원 정도 든다고 들었다. 가정형편이 넉넉하지 않아서 농구부에 들어가기 힘들다”고 했다.
 
그의 가족은 한국에서 일자리를 얻은 아버지를 따라 2013년 서울에 정착했다. 4남매 중 셋째인 새뮤얼은 농구에 특별한 재능이 있었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농구팀에 들어가기도 쉽지 않았다.
 
서울시민체육대회가 끝난 뒤 트로피를 들고 있는 새뮤얼. [사진 서울시체육회]

서울시민체육대회가 끝난 뒤 트로피를 들고 있는 새뮤얼. [사진 서울시체육회]

그래서 새뮤얼은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생활체육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가하고 있다. 서울시는 서울시민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 다양한 체육활동을 마련하고 있다. 해마다 4월부터 11월까지 열리는 서울시민리그(S리그)가 대표적인 서울시 생활체육 활동이다. 그 외 전국생활체육대축전(5월)·서울시어르신생활체육대회(10월)·서울시민체육대회(11월) 등도 열린다.
 
새뮤얼이 참가한 서울시민체육대회는 서울시와 서울시체육회가 주최한 서울시민들의 운동회다. 2005년 처음 열려 올해로 13회째를 맞았다. 올해는 생활체육 동호인 모두가 역량을 발휘하는 체육대회를 만든다는 목표 아래 24개구 체육회에서 농구·댄스스포츠·줄넘기·국학기공 등 4종목에 걸쳐 1250명이 출전했다.
 
새뮤얼은 성인이 된 뒤에도 S리그 농구 종목에 참가할 생각이다. S리그는 서울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열린 리그다. 지난 2015년 생활체육 참여 인구 저변을 확대하고 서울을 상징하는 독창적인 체육문화로 발전시키기 위해 만들어졌다. 축구·농구·탁구·배구·족구 등 5개 종목이 개설돼 있고, 4~8월은 지역리그, 9~10월은 권역리그가 열린다. 11월엔 대망의 결선리그에서 최종 우승팀을 결정짓는다. 경기장 대관이 어렵고 실전 경험에 목마른 구기 종목 동호인들에게 S리그는 반가운 무대다. 농구 종목은 만 19세부터 참가할 수 있는데 보통 주말에 한 번 경기를 치른다. 올 시즌에는 316팀에서 5029명이 참가해 약 2000경기를 치렀다. 서울시에서 적절한 장소를 섭외하는데 연간 회비는 5만원 정도다.
 
서주애 서울시체육회 지역진흥팀 과장은 “보통 경기장 대관만 20만~30만원이 든다. 일정이 되는 경기장을 찾는데도 오래 걸린다. S리그에 가입하면 1년 회비 5만~10만원에 지정 경기장에서 지속적으로 경기를 치를 수 있다”고 했다. 새뮤얼은 “시민리그에서 계속 농구를 하다 보면 전문적으로 농구를 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거라고 생각한다. 언젠가는 프로농구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시체육회장을 맡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은 “체육은 시민의 건강을 지키는 일상의 안전망이다. 그래서 시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체육 프로그램을 개발했다”며 “축구 리그는 전국으로 확산해 가고 있고, 농구·배구 등 다른 종목에도 시민들의 참여가 활발하다”고 말했다. 
 
생활체육서울시민리그(S리그)
-리그 : 4~11월까지 매주 운영
-종목 : 축구·농구·탁구·족구·배구 등 5종목
-대상 : 서울시민 누구나 참여 가능(*종목별 참가 연령 제한)
-장소 : 서울시 일원(공공·민간·학교체육시설 등)
-회비 : 5만~10만원
-참가규모 : 1178개팀, 1만7366명(2017년)
-특이사항 : 홈페이지(sleague.or.kr)에서 각 종목 기록과 결과 관리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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