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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 데뷔 첫해 3관왕 … 여자 우즈 ‘인증 샷’

중앙일보 2017.11.21 01:00 경제 10면 지면보기
올해의 선수상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는 박성현. [네이플스 AFP=연합뉴스]

올해의 선수상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는 박성현. [네이플스 AFP=연합뉴스]

2017년 세계 골프계에 ‘여자 타이거 우즈’ 가 등장했다. 그의 이름은 박성현(24·하나금융그룹). ‘닥공 골프’를 즐기는 이 여성 골퍼는 대한민국의 딸이다.
 

신인·상금왕 이어 올해의 선수상
낸시 로페즈 이후 39년 만에 처음
경기마다 ‘닥치고 공격’으로 주목

“스윙 완성도·우아함 비교 불가”
미 골프 코치·언론 찬사 이어져

전문가 “허리에 무리주는 샷
기복 심한 경기 개선해야 롱런”

박성현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신인상과 상금왕에 이어 20일엔 ‘올해의 선수상’까지 거머쥐었다. 루키가 상금왕과 올해의 선수상까지 수상하면서 3관왕에 오른 건 1978년 낸시 로페즈(미국) 이후 39년 만이다.
 
박성현은 20일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클럽에서 끝난 시즌 마지막 대회인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합계 12언더파로 공동 6위에 올랐다. 렉시 톰슨(미국)이 우승을 놓친 덕분에 상금왕(233만5883달러)에 이어 유소연(27·메디힐)과 함께 올해의 선수상 공동 수상자가 됐다. 지난 17일 일찌감치 신인상을 받았던 박성현은 “대단한 분(로페즈)과 같은 길을 걷게 되다니 선수 인생에서도 굉장한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 열린 US여자오픈 골프대회에서 우승한 박성현(아래)을 향해 본부석 내에서 일어나 박수를 보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7월 열린 US여자오픈 골프대회에서 우승한 박성현(아래)을 향해 본부석 내에서 일어나 박수를 보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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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7승을 거두고 올해 LPGA에 입성한 박성현은 7월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과 8월 캐나다 여자오픈에서 정상에 올랐다. 박성현은 기존 선수와는 다른 스타일의 골프로 여자 골프계에 신선한 자극을 안겼다. 박성현의 ‘닥공(닥치고 공격)’은 이제 미국 골프채널, CNN 등도 ‘shut up and attack’ 이란 말로 자주 인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초 방한 기간 국회 연설에서 “훌륭한 한국의 여성 골퍼 박성현이 세계 1위가 됐다”며 박수를 보냈다.
 
박성현 [AFP=연합뉴스]

박성현 [AFP=연합뉴스]

‘정상에 오르려면 남들과는 달라야 한다’는 선생님 말씀에 감명을 받고 중학생 때부터 스스로 ‘남달라’라는 별칭을 붙였던 그는 미국 무대에서도 남달랐다. 심지어 미국에선 박성현을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2·미국)와 비교하는 경우도 잦다. 리디아 고(뉴질랜드), 펑샨샨(중국) 등의 스윙을 지도하는 개리 길크라이스트(미국)코치는 “박성현은 타이거 우즈 같은 마음으로 경기를 한다. 경기마다 우승하기 위해 플레이한다”고 극찬했다. 지난 8월엔 박성현의 캐디 데이비드 존스가 “박성현의 닉네임은 타이거 우즈”라고 말했다. 박성현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도 타이거 우즈다.
 
지난 8월 열린 캐나다 여자오픈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박성현. [오타와 AP=연합뉴스]

지난 8월 열린 캐나다 여자오픈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박성현. [오타와 AP=연합뉴스]

숫자로 본 ‘수퍼 루키’ 박성현

숫자로 본 ‘수퍼 루키’ 박성현

박성현의 다이내믹한 스윙에 대한 찬사도 끊이지 않는다. LPGA 투어 통산 26승을 거둔 주디 랜킨은 “투어에서 가장 용감하게 드라이브샷을 하는 선수가 박성현이다. 어느 곳이라도 공을 보낼 능력이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미국 골프채널 해설을 맡고 있는 브랜델 챔블리는 “스윙의 기술적인 완벽함이나 우아함 정도가 다른 선수들과 비교하기 어렵다”면서 “리키 파울러(미국) 같은 남자 선수와 비교해도 박성현의 스윙이 뒤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스웨덴 출신 골프 스타 안니카 소렌스탐(오른쪽)이 지난 17일 LPGA 신인상을 수상한 박성현에게 트로피를 수여했다. [사진=LPGA]

스웨덴 출신 골프 스타 안니카 소렌스탐(오른쪽)이 지난 17일 LPGA 신인상을 수상한 박성현에게 트로피를 수여했다. [사진=LPGA]

실제로 박성현은 올 시즌 드라이브 비거리 7위(270.63야드), 그린 적중율 7위(75.69%), 그린 적중시 평균 퍼트수 9위(1.76개) 등 드라이버, 아이언, 퍼트 등에서 대부분 상위권이었다. 임경빈 JTBC골프 해설위원은 “유소연, 펑샨샨 등 세계 1위를 다투던 경쟁자들은 퍼트, 아이언 중에서 하나는 부족한 게 있었다. 그러나 박성현은 어느 것 하나 크게 처지지 않고 안정적이었다”고 말했다. 박원 JTBC골프 해설위원도 “메이저 대회였던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것이 박성현이 훨씬 더 안정적으로 자리잡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시즌 막판 국내 대회 등을 오가면서 6주 연속 대회를 치르는 강행군에도 그는 타이틀을 지켜냈다.
 
박성현이 롱런하기 위해선 보완해야 할 과제도 있다. 박원 위원은 “현재 스윙 자체가 허리에 무리를 줄 수 있다. 조금씩 개선해야 오래도록 기량을 유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임경빈 위원은 “올 시즌 기복이 심한 경기가 몇 차례 있었다. 하루는 60대 타수를 기록했다가 다음날 70대 스코어를 기록하는 들쭉날쭉한 모습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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