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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틴 경제] 커넥티드카 왜 뜨나요

중앙일보 2017.11.21 01:00 경제 9면 지면보기
Q. 자동차 관련 기사를 보다 보면 ‘커넥티드카’라는 단어가 나옵니다. 세계적인 기업들도 커넥티드카 기술에 투자하고 있다는데, 그만큼 중요한 건가요?
 

IT기술 융합된 ‘스마트한 자동차’
사람·인프라·시설 등과 서로 소통
연결 기술로 완전한 자율주행차
활용 영역 무한, 산업경계 ‘초월’

모든 것과 연결된 ‘달리는 스마트폰’이 생기는 거죠" 

 
A. 먼저 얼마 전 열린 현대차그룹의 ‘해커로드’ 대회 얘기를 잠깐 할게요. 프로그램 개발자·설계자 등이 팀을 꾸려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24시간 동안 소프트웨어 개발까지 한 번에 완료해 결과물로 경쟁하는 대회죠. 이 대회 본선 주제가 뭐였을까요? 바로 “현대자동차의 미래 모빌리티(이동수단) 3대 방향인 연결·자유·친환경을 고려해 인포테인먼트 및 커넥티드카 관련 서비스를 기획하고 구현하라”였습니다. 현대차만이 아닙니다. 수많은 기업이 ‘연결’을 미래 자동차의 주요 키워드로 정하고, ‘커넥티드카’ 관련 서비스를 찾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습니다.
 
도대체 커넥티드카가 무엇이기에 그럴까요. ‘커넥티드카(Connected Car)’를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연결되어 있는 자동차’입니다. 이름만 봐선 담고 있는 정보가 너무 적죠. 사실 중요한 건 ‘어떤 방식으로, 무엇과 연결될까’ 입니다. 두 가지를 알면 왜 커넥티드카를 미래 자동차, 그리고 ‘크고 안전하며 타고 다닐 수 있는 스마트폰’으로 부르는지 알 수 있죠.
 
우선 커넥티드카와 다른 ‘어떤 것의’ 연결은 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쌍방향으로 이뤄집니다. 일반적인 자동차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해 언제 어디서든 네트워크에 연결될 수 있는 커넥티드카로 진화하는 거죠. 스마트폰처럼요.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연결 방식과 관련해 자주 언급되는 것이 ‘V2X(Vehicle to Everything)’라는 기술입니다. V2X는 자동차가 주행 중 교통 인프라나 시설, 다른 차량 등과 무선 통신을 통해 정보를 교환·공유할 수 있는 기술을 말합니다. 차량과 차량 간 연결 기술은 ‘V2V(Vehicle to Vehicle)’, 차량과 보행자 간 연결 기술은 ‘V2P(Vehicle to Pedestrian)’, 차량과 인프라 간 통신 네트워크 기술은 ‘V2I(Vehicle to Infrastructure)’ 등으로 구분하죠.
 
이런 연결 기술을 실제 도로에서 구현하기 위한 준비가 이미 진행 중입니다. 미국은 2023년까지 모든 승용차가 V2X 기술을 의무적으로 탑재하도록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유럽도 비슷하죠. 한국은 상대적으로 법제화 작업이 느린 것으로 평가받지만, 꾸준히 관련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어요. 지난 9월엔 SK텔레콤과 LG전자가 함께 개발한 글로벌 표준 기반 ‘LTE 차량 통신 기술(LTE V2X)’이 한국도로공사 여주 시험도로에서 성능 검증을 마쳤습니다. LTE보다 최대 1000배 빠르다는 5G 통신 기술이 본격화되면 V2X 기술도 꽃을 피울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자동차는 무엇과 연결돼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요. 사실 전부 나열하기가 불가능할 정도입니다. 먼 미래를 기준으로 하면 아마 ‘모든 것’이라고 말해야 할 겁니다. V2X 기술에 ‘Everything’이란 단어가 있던 것 기억하죠. 커넥티드카는 언젠가 차에 탄 사람, 주변의 다른 차, 거리에 있는 신호등이나 건물, 도시와 국가의 교통관리 시스템, 음악·영상 등 콘텐트 공급회사, 심지어는 가정집 전등이나 보일러와도 연결될 수 있습니다. ‘초연결사회(Hyper-Connected Society)’ 라는 말도 나올 정도니까, 자동차도 예외가 될 수 없는 거죠.
 
이 같은 연결을 통해 우리는 지금과 완전히 다른 자동차를 만나게 됩니다. 큰 관심을 받는 자율주행 기술 역시 커넥티드카를 통해 완성될 수 있죠. 완전한 자율주행은 사람이나 장애물을 피하거나 빨간 신호등에 멈추고, 차로를 따라 주행하는 단순한 과정을 말하는 게 아니니까요. 신속하고 안전하고 즐겁게 이동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현재는 운전자가 수많은 고민과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공사 중인 곳을 검색하거나 라디오 교통정보를 찾아 듣기도 하죠. 또 환자를 이송 중이거나 사고 현장에 출동 중인 차가 보이면 자신이 조금 늦더라도 길을 양보해주면서, ‘마음이 행복한 주행’을 하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에선 다른 차량·인프라·시설 등과 연결돼 있는 자율주행차여야 인간 운전자 대신 안전하고 적절한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율주행 기술을 완성하기 위해 커넥티드카 기술이 필수적이라고 하지만, 반대로 자율주행 기술 역시 커넥티드카를 통해 구현할 수 있는 수많은 편의 기능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다른 것들을 더 살펴보죠. 차에 탄 운전자와 연결된 자동차는 운전자의 심리나 건강상태를 살펴 적절한 조치를 할 수 있습니다. 먼저 운전자의 기분에 따라 최신 음악이나 뉴스를 틀어줄 수 있겠죠. 지금처럼 사람이 스마트폰으로 음악 재생 서비스에 접속해 소리만 자동차 스피커로 내보내는 것과 달리, 자동차가 직접 음악·뉴스 사이트에 접속하는 겁니다. 또 운전자의 건강에 갑자기 문제가 생기면 자동차가 스스로 비상등을 켜고 가장 가까운 응급실로 운전해 가는 것도 가능합니다. 물론 자동차와 도로, 병원이 모두 연결되어 있을 겁니다.
 
차와 집이 연결되면 집을 나서기 전 차에 시동을 걸고 히터를 틀어놓은 채 주차장 입구까지 옮겨 놓을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차에서 집안 전등을 켜거나, 온도를 조절할 수도 있죠. 목적지의 기상 정보를 파악하는 것도 기상청 서버와 연결된 자동차가 할 수 있습니다. 또 차량 정비소와 연결돼 스스로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고 소모품의 상태를 점검할 수도 있겠죠.
 
음식이나 물건을 사고 돈을 내는 것도 커넥티드카로 할 수 있습니다. ‘카 커머스’라고도 부르는 서비스죠. 목적지로 출발하기 전 경로 상에 위치한 매장에 제품을 미리 주문하면, 매장에선 실시간으로 차 위치를 확인하며 도착에 맞춰 상품을 내주고 이후 결제도 차로 합니다. 자동차가 신용카드가 되는 거죠. 이미 서울의 100개가 넘는 주유소·음식점·카페 등이 이런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커넥티드카는 활용 영역이 무한합니다. 현재의 자동차도 다양한 제조 기술이 결합한 제품이지만, 커넥티드카는 산업 간 경계조차 완전히 넘어설 예정이죠. 그래서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눈독을 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현대차 같은 자동차 기업은 물론이고 구글·바이두·텐센트부터 삼성·LG·KT·네이버까지, 우리가 아는 대부분의 IT 기업들이 커넥티드카 기술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은행이나 카드사 같은 금융회사까지 말입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2020년 전 세계 2억5000만대 이상의 차량이 무선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관련 시장 규모는 1600억 달러(약 180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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