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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카 만큼 빠른 전기트럭 … ‘테슬라 꿈’ 2년 내 현실로

중앙일보 2017.11.21 01:00 경제 2면 지면보기
트럭도 전기로 달리는 시대가 이르면 2년 안에 현실로 다가올 전망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모터스 최고경영자(CEO)는 16일 밤(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호손에서 전기 트럭 ‘세미(SEMI·사진)’를 공개했다. 미국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모터스가 상용차 시장에 진출한 것이다.
 

제로백 5초 36t트럭 ‘세미’ 공개
한 번 충전으로 최대 804㎞ 주행
연간 연료비 1100만원 절약 가능

테슬라모터스가 2019년 공개 예정인 전기트럭 세미 외관. [사진 테슬라모터스]

테슬라모터스가 2019년 공개 예정인 전기트럭 세미 외관. [사진 테슬라모터스]

승용차 시장에서 이미 전기차가 대중화했지만, 전동식 파워트레인은 상용차에 보다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전체 차종의 7%에 불과한 트럭이 전체 온실가스의 20%를 배출하고 있다. 승용차는 출고 이후 주행하는 시간보다 정차 시간이 많지만, 상용차는 정차 시간보다 주행시간이 더 길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사인 중국 비야디(BYD)를 비롯해 현대차그룹·폴크스바겐그룹·다임러그룹 등 기존 상용차 제조사도 전기 트럭을 개발 중이다. 테슬라모터스의 세미가 놀라운 건 기존 전기 트럭 대비 뛰어난 가속 성능 때문이다.
 
이날 행사에서 일론 머스크 CEO는 세미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데 걸리는 시간(제로백)이 5초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일반적인 디젤트럭 가속 성능은 15초 안팎이다.
 
8만 파운드(36.3t) 트럭 세미의 제로백은 뒤에 짐을 싣는 트레일러를 떼고 주행할 때 기준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트럭의 네모진 차체·크기를 고려하면 5초는 상당히 빠른 수치다. 제네시스 G70(제로백 4.7초)에 이어 국산차 두 번째로 빠른 기아차 스팅어(제로백 4.9초)와 가속 성능이 비슷하다. 애스턴마틴·메르세데스-벤츠 등 현존 고급 스포츠카도 제로백 5초대 모델이 수두룩하다.
 
36t을 가득 싣고 달릴 때도 100㎞까지 가속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20초에 불과하다. 일반적인 36t 디젤 트럭은 1분 동안 힘껏 액셀러레이터를 밟아야 100㎞/h에 도달한다.
 
테슬라모터스는 디젤엔진 대신 전기모터를 사용하면서 이와 같은 가속 성능을 구현했다. 일반 트럭과 달리 변속기가 없어 변속할 때 손실하는 힘이 없고, 클러치가 없어 가속·감속도 부드럽다. 대신 세미는 전기모터 4개 바퀴 위에 장착했다. 일론 머스크 CEO는 “(4개의 중) 전기모터 2개만 이용해도 디젤트럭보다 빠르다”고 자신했다.
 
바퀴마다 놓인 모터와 차체 중심에 위치한 배터리는 트럭 조향력도 높였다. 모터마다 개별 바퀴의 구동력을 제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트럭 엔진이 들어가던 공간은 승차·적재 공간으로 재구성해 운전석이 넓다. 세미의 운전석은 차량 왼쪽이 아닌 정가운데 위치한다.
 
세미가 기존 트럭을 능가한 경쟁력 있는 상품으로 평가받는 배경은 한 번 충전으로 달릴 수 있는 최대주행거리가 500마일(약 804㎞)에 달하기 때문이다. 테슬라모터스의 자체 고속 충전기(메가 차저)를 사용하면, 30분만 충전해도 400마일(약 644㎞)을 주행할 수 있다.
 
회생브레이크는 운동에너지의 98%를 회수한다. 덕분에 짐을 가득 싣고 고속도로를 달릴 때 에너지 소비량이 시간당 2kW에 불과하다. 연간 5만 마일(8만㎞)을 주행한다고 가정할 때 연료비만 1만 달러(1100만원)를 절약할 수 있다는 게 테슬라모터스의 주장이다. 일론 머스크 CEO는 “절대가격보다, 주행거리 대비 가격을 감안하면 세미는 기존 디젤 트럭 대비 저렴하다”며 “주행거리 100만 마일까지 품질을 보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19년 출시 예정인 세미의 가격은 25만 달러(2억7500만원)로 책정했다. 보증금 5000달러(550만원)를 납부하면 가계약이 가능하다. 월마트(15대)·JB헌트(40대) 등 대형 유통·운송업체가 이미 세미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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