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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속으로] 오늘의 논점 - 트럼프 방한

중앙일보 2017.11.21 00:31 종합 30면 지면보기
중앙일보 <2017년 11월 9일 30면>  
깊은 공감의 트럼프 방한 … “힘을 통해 평화 지키겠다”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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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간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굳건한 한·미 동맹에 대한 믿음을 우리 가슴에 심어주고 어제 떠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양국 간 무역 불균형 문제를 따지겠다고 여러 차례 밝혀왔다. 방한 중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이 걸림돌이 될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았다. 한·미 정상회담과 국회 연설에서 돌출 발언을 쏟아내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될 우려도 지울 수 없었다.
 
하지만 트럼프는 어떤 장면에서도 양국의 우호적 분위기를 망칠 이야기는 전혀 입에 올리지 않았다. 그뿐 아니라 기상 악화로 돌아오긴 했지만, 어제 오전에는 예정에 없던 비무장지대(DMZ) 전격 방문을 시도했다.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보여 주기 위해 성의를 다한 것이다.
 
그의 국회 연설은 이번 동북아 순방의 백미였다. 트럼프는 연설 앞부분을 전통적인 한·미 간 우호와 한국의 성공 신화를 강조하는 데 썼다. 그는 “한국이 성공할수록 더 결정적으로 김정은 체제 중심의 어두운 환상에 타격을 가하게 된다”며 “번영하는 한국의 존재 자체가 북한 독재 체제의 생존을 위협한다”고 선언했다. 한반도 정세의 본질을 이렇게 정확하게 간파한 외국 지도자는 찾아보기 어렵다.
 
트럼프는 아울러 한국의 안보를 책임지겠다는 약속과 함께 북한을 향해서는 절대 오판하지 말라는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그는 “힘을 통해 평화를 유지하겠다”며 “북한이 과거 미국의 자제를 유약함으로 해석한다면 이는 치명적인 오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는 과거 행정부와 매우 다르니 과소평가하지도, 시험하지도 말라”고 덧붙였다. 어느 때보다 강력한 대북 경고다.
 
트럼프는 감정적 어투로 일방적 주장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어제 국회 연설에서 보인 모습은 달랐다. 차분한 태도로 남북한의 구체적 실상을 조목조목 짚어 내려갔다. 북한의 비극적인 인권 탄압 실태를 나열하며 깊은 공감을 불렀다. 한반도에 대한 그의 관심이 생각보다 훨씬 깊음을 느끼게 하는 순간이었다.
 
이번 순방에서 보인 트럼프의 말과 행동은 우리 사회 일각에서 고개 들었던 미국에 대한 불신을 씻어내는 데 큰 몫을 했다. 그간 일부 전문가 사이에서는 미 본토가 북한의 핵·미사일에 공격당하는 것을 각오하면서까지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을 지켜줄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트럼프는 미국에 대한 믿음을 재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그는 7일 청와대 만찬장에서 위안부 할머니를 따뜻하게 안아줬다. 한·일 간에 끊임없이 제기돼 온 위안부 논란에서 보편적 인권 쪽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아쉬운 대목이라면 일부 시위대가 트럼프 대통령 차량이 지나갈 광화문광장 앞 차도에 종이컵과 물병 등을 던져 갈 길을 막았던 것이다. 트럼프 일행이 반대 차로를 이용해 불상사가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한국을 방문한 손님, 그것도 혈맹의 대통령에게 이런 짓을 한 것은 유감이다.
 
이번 트럼프 방한으로 한·미 양측이 얻은 것은 기대 이상이었다. 우리로서는 철통같은 한·미 동맹을 과시하는 동시에 강력한 대북 경고 메시지를 날리는 데 성공했다. 트럼프는 100억 달러 이상의 첨단 무기를 팔았다고 트위터로 자랑했다. 무엇보다 문재인 대통령의 파격적인 배려가 인상적이었다. 예상을 깨고 평택 캠프 험프리로 내려가 트럼프 대통령 일행을 맞았고, 어제는 DMZ에 미리 가서 기다리는 모습까지 보였다. 이제 양국은 ‘윈-윈’으로 끝난 이번 순방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더욱 신뢰를 쌓아 북핵 위기에 흔들림 없이 대처해야 할 것이다.
 
한겨레 <2017년 11월 9일 23면>  
‘북한 맹비난’ 트럼프, 한국이 주도적으로 나설 때다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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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 국회 연설에서 북한 체제를 맹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주민의 열악한 인권 상황을 열거하면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잔악한 독재자’로, 북한을 ‘지옥’으로 표현했다. 그리고 “이제는 힘의 시대”라며 “우리를 과소평가하지도, 시험하지도 말라”고 경고했다. 중국·러시아 등에 북한과의 외교·무역 관계 단절을 요구하고, 국제사회엔 “어떤 형태의 (대북) 지원이나 공급도 부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 연설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인식을 분명하게 알 수 있다. 북한을 대화 상대가 아닌 굴복 대상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이번 방한에서 한·미 동맹을 재확인하는 등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둔 게 사실이다. 7일 국빈 만찬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를 초청해 트럼프 대통령과 포옹하게 한 것도 외교적 성과로 꼽을 만하다.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것’보다 ‘말하지 않은 것’에 더 비중을 두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듯하다. 대북 문제에선 ‘화염과 공포’ ‘군사 옵션’을 얘기하지 않았고, 통상 문제에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를 시사하지 않았고, 중국과 사드 갈등을 봉합하면서 문재인 정부가 표방한 ‘3노’(사드 추가 배치 않고, 미국의 미사일방어 체계에 불참하고, 한·미·일 군사동맹으로 발전하지 않겠다)에 대해 이견을 표출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과 한국 정부를 최대한 배려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국회 연설에서 확인할 수 있듯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문제에서 새로운 해법을 갖고 있지 않으며, ‘압박·제재’ 외엔 큰 관심이 없어 보인다. 문 대통령의 ‘평화실현 5대 원칙’과 트럼프 대통령의 ‘힘에 의한 평화’를 같은 방향이라고 볼 수는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관심사는 ‘미국 일자리 창출’임이 확인됐다. 대북 압박과 그로 인한 무기 구매 촉진은 그 목적에 부합하지만, 우리가 같은 입장이 되긴 힘들다.
 
이제 문재인 정부가 북핵과 동북아 평화 문제를 푸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 문 대통령은 중국과의 갈등을 푸는 단추를 채웠고,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는 ‘코리아 패싱은 없다’는 말을 공개적으로 끌어냈다. 이를 발판으로 한국이 북핵 문제의 해법을 먼저 미국에 제시하고 트럼프 행정부를 견인해 내야 한다.
 
아울러 오는 10~11일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중국이 북핵 문제 해결에 함께 나서도록 유도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 방한을 통해 한·미 동맹의 발판을 다진 것은 대중 관계에서 한국의 공간을 넓히는 효과를 지닌다. 이는 미·중 사이에서 한국의 균형 잡힌 외교 역량이 더욱 중요해짐을 뜻하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떠난 자리에서 문재인 정부의 외교가 제대로 출발해야 한다.
 
논리 vs 논리
철통같은 한·미 동맹 과시 vs 한국 외교 주도적으로 나서야
지난 7일 오산 미 공군기지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손을 흔들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 7일 오산 미 공군기지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손을 흔들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중앙은 사설의 시작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굳건한 한·미 동맹에 대한 믿음을 우리 가슴에 심어주고 어제 떠났다”는 문장으로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성공적으로 평가한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양국 간 무역 불균형 문제를 따지겠다고 여러 차례 밝혀왔고, 평택 기지 도착 후의 첫 번째 발언도 “미국의 일자리를 만들러 왔다”였기 때문에 이번 회담이 미국 측의 무역적자 해소를 위한 자리가 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많았다. 중앙이 “한·미 정상회담과 국회 연설에서 돌출 발언을 쏟아내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될 우려도 지울 수 없었다”고 쓰고 있는 것은 이러한 시각을 반영한 대목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어떤 장면에서도 양국의 우호적 분위기를 망칠 이야기는 입에 올리지 않았다”는 것이 중앙의 견해다. 양국의 대통령이 DMZ 전격 방문을 시도한 것도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보여주기 위해 성의를 다한 것이다”고 중앙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중앙이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대목은 국회 연설이었다. 중앙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성공 신화를 강조하며 “번영하는 한국의 존재 자체가 북한 독재 체제의 생존을 위협한다”고 선언한 것이 한반도 정세의 본질을 정확하게 간파한 것이라고 높이 평가하고 있다. 또한 “북한이 과거 미국의 자제를 유약함으로 해석한다면 이는 치명적인 오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우리는 과거 행정부와 매우 다르니 과소평가하지도, 시험하지도 말라”고 덧붙였던 것을 두고 “어느 때보다 강력한 대북 경고”라고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겨레는 사설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 국회 연설에서 북한 체제를 맹비난했다”로 시작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주민의 열악한 인권 상황을 열거하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잔악한 독재자’로, 북한을 ‘지옥’으로 표현한 사실도 한겨레는 언급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힘의 시대”를 언급한 사실과 북한을 고립시키기 위해 “중국·러시아 등에 북한과의 외교·무역 관계 단절을 요구”하고 국제사회에 어떤 형태의 지원이나 공급도 부정해야 한다고 언급한 점 등을 들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대화 상대가 아닌 굴복 대상으로 여기고 있다고 한겨레는 비판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트럼프의 방한에서 한·미 동맹을 재확인한 것,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를 국빈 만찬에 초청해 트럼프 대통령과 포옹하게 한 것은 외교적 성과로 꼽을 만하다고 한겨레는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것’보다 ‘말하지 않은 것’을 들여다볼 때 방한 성과가 미지수라는 것이 한겨레의 신중한 입장이다. 그렇다면 트럼프가 ‘말하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한겨레는 “대북 문제에선 ‘화염과 공포’ ‘군사 옵션’을 얘기하지 않았고, 통상 문제에선 ‘한·미 FTA 폐기’를 시사하지 않았고, 중국과 사드 갈등을 봉합하면서 문재인 정부가 표방한 ‘3노’(사드 추가 배치 않고, 미국의 미사일방어 체계에 불참하고, 한·미·일 군사동맹으로 발전하지 않겠다)에 대해 이견을 표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국과 미국 간의 갈등 요소들이 언급되지만 않았을 뿐 근원적으로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이 한겨레가 이번 트럼프의 방한을 성공적으로만 평가하지 않는 이유다.
 
지난 10월 31일 한·중 양국은 ‘한·중 관계 개선 관련 양국 간 협의문’을 동시에 발표했다. 협의문의 핵심은 한국에 사드를 추가 배치하지 않고 미국 미사일방어(MD) 체계에 편입하지 않으며, 한·미·일 군사동맹은 없을 것이라는 이른바 ‘3불(不) 원칙’이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는 한반도 문제 해결에 한국을 간과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얻어냈다.
 
전반적으로 중앙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의 성과가 ‘기대 이상’이었다고 평가한다. ‘철통같은 한·미 동맹’의 과시와 100억 달러 이상의 첨단 무기 판매라는 실익을 양국이 주고받았다는 것이다.
 
김보일 배문고 국어교사

김보일 배문고 국어교사

한겨레는 이를 바탕으로 한국이 “북핵 문제의 해법을 먼저 미국에 제시하고 트럼프 행정부를 견인해 내야 한다”며 북핵 문제와 동북아 평화문제를 푸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김보일 배문고 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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