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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FBI, 애플에 영장 “텍사스 총격범 데이터 내놔”

중앙일보 2017.11.21 00:29
총격사건이 벌어진 텍사스주 남부 작은 마을의 교회와 애플의 '아이폰' [중앙포토]

총격사건이 벌어진 텍사스주 남부 작은 마을의 교회와 애플의 '아이폰' [중앙포토]

미연방수사국(FBI)과 세계 최대 기업 애플의 기 싸움이 다시 불붙을 전망이다. 20일(현지시간) 현지 언론들은 FBI가 애플에 대해 용의자의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영장을 발부받았다고 전했다.
 
FBI는 이달 초 미국 텍사스 남부의 작은 마을 교회에 난입해 총격을 가하고 26명을 살해한 총격범 패트릭 켈리의 아이폰 데이터를 요구하고 있다. 수사 당국은 애플 측에 아이폰의 '잠금 해제'를 위한 협조를 요청했으나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애플에 대한 수색영장을 발부받은 것이다.
 
수사 당국은 켈리가 쓰던 아이폰의 통화기록과 메시지, 전화번호부, 사진, 동영상 등 데이터를 대상으로 하는 수색영장을 발부받았다. 클라우드 데이터 저장 서비스 '아이클라우드'에 대한 영장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당국은 총격범이 쓰던 아이폰에 범행과 관련한 자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켈리가 쓰던 아이폰은 중저가 제품인 '아이폰SE'다.
아이폰 자료사진. [중앙포토]

아이폰 자료사진. [중앙포토]

용의자 스마트폰 속에 담긴 정보가 범죄수사에 중요한 자료가 된 이후 이같은 갈등이 꾸준히 빚어지고 있다. 2016년 초에도 FBI는 애플과 용의자의 개인정보를 두고 다퉜다.
 
당시에는 14명을 숨지게 한 캘리포니아 주 샌버너디노 총기 테러범의 '아이폰5C' 잠금 해제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수사당국이 테러 용의자의 스마트폰 데이터에 접근하려 했지만, 잠금화면을 해제하지 못해 애플 측에 협조를 요청한 일이다. 당시 FBI는 총기테러 사건이 발생하고 두달여가 지나도록 테러범 아이폰 데이터에 접근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2016년 2월 FBI는 애플 측에 '백도어'(해킹의 일종)를 요구했으나, 애플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고 개인 정보 보호 정책에 위배된다며 돕지 않았다.
 
FBI의 백도어 요청에 팀쿡 애플 CEO까지 직접 전면에 나와 "이번 사건은 하나의 스마트폰이나 한 건의 수사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으며, 따라서 정부의 요청을 받았을 때 우리가 아는 것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법을 준수하는 모든 사람의 안전과 시민의 자유를 위협에 빠트리는 위험한 선례를 만드는 일"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법원은 수사당국에 협조하라고 애플에 명령을 내렸지만, 애플은 개인정보 보호 정책의 미래적인 관점에서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개인정보 보호를 두고 벌어진 FBI와 애플의 갈등은 수사당국이 애플의 도움 없이 아이폰의 보안을 뚫으며 일단락됐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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