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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문 한 개 남기지 않고 8억원 턴 빈집털이에 징역 4년

중앙일보 2017.11.20 14:45
지난 3월 대전의 한 아파트에 침입해 8억여원의 현금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들이 훔친 돈이 담긴 것으로 보이는 자루를 들고 택시를 타는 모습. 폐쇄회로(CC)TV로 찍혔다. [사진 대전 동부경찰서]

지난 3월 대전의 한 아파트에 침입해 8억여원의 현금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들이 훔친 돈이 담긴 것으로 보이는 자루를 들고 택시를 타는 모습. 폐쇄회로(CC)TV로 찍혔다. [사진 대전 동부경찰서]

대전의 두부 두루치기 맛집 주인집에 침입해 8억원대 현금을 털어 달아난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일당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직접 증거 없지만 주택담보대출 1억3500만원 현금으로 일시 상환

 
 대전지법 형사3단독 김지혜 부장판사는 20일 특수절도 혐의로 기소된 A(47)씨 등 2명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3월 13일 오후 9시부터 9시 35분 사이 한 가정 집에 침입해 현금 등 8억5150만원과 금반지 등 귀금속(시가 1100만 원)을 훔쳐 달아난 혐의로 기소됐다. 가정집 주인은 맛집을 운영하고 있었다. 이들은 이 집에 전에도 다른 집에서도 2100만 원 상당 귀금속을 훔친 혐의도 받고 있다.
 
 법정에서 일행들은 “도박판이 개장한다고 해 대전에 함께 간 사실은 있지만, 도박판이 열리지 않는다는 소식을 듣고 진주로 돌아왔을 뿐 범행을 한 사실이 없다”며 범행을 끝까지 부인했다. 실제로 범행 현장에서도 범인에 관련된 발자국이나 머리카락, 지문이 한 개도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빈집털이 자택을 압수수색했지만 훔친 금품도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김 부장판사는 “적법하게 채택해 조사한 간접증거나 정황증거들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들이 범인임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피의자들이 승차한 택시 운행 기록, 승하차 지점 폐쇄회로(CC)TV 사진, 버스 블랙박스 영상, 통화와 금융거래 명세, 대전 진입 뒤 이동 동선 CCTV 사진, 마대 자루를 짊어지고 걸어가는 영상 등을 주요 증거로 제출했다.
 
 이들은 범행 시간 무렵 9시간 동안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대전에서 경남 진주로 돌아갈 때 등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을 했다.  
 김 부장판사는 “피고인들 모두 범행일로부터 2주 이내에 고무줄로 묶은 오만원권을 자동입출금기로 가져와 각자 자신 또는 가족 계좌에 입금했다”며 “A씨의 총 입금액은 2억원에 이르고, 변제 기간이 15년이나 남은 주택담보대출금 1억3500만 원을 전액 오만원권 다발로 일시 상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아파트 빈집 절도를 하면서 직접적 증거를 남기지 않는 전문적·지능적인 고도의 수법을 보유한 자들로 보인다”며 ‘재판과정에서도 직접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정황증거가 충분함에도 범행 사실을 극구 부인하며 잘못을 전혀 반성하지 않아 그에 상응하는 엄벌이 필요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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