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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라 공부] 입시업체 수능 예상 등급컷 평균 적중률 58% … 과신 마세요

중앙일보 2017.11.20 01:00 종합 20면 지면보기
예상 등급컷 활용법
포항 지진 여파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미뤄져 23일 실시됩니다. 수능이 끝나면 본격적인 입시 시즌이 시작되는데요. 성적이 통보되는 12월 12일 전까지 수험생들은 입시 업체가 내놓는 예상 ‘등급컷’을 이용해 수시·정시모집 지원 전략을 세웁니다. 그런데 업체들이 매해 발표하는 등급컷은 얼마나 정확할까요. 주요 7개 업체가 최근 3년간 발표한 예상 등급컷이 얼마나 잘 맞았는지 분석해 봤습니다. 등급컷을 활용하는 방법도 안내합니다.

업체 7곳 최근 3년간 예상치 분석
실제 컷과 평균 0.65점 차이 나
작년 ‘수학 나’ 1등급 4점 차이도
“ 면접 직전까지 여러 곳 참고해야”

매해 수능이 끝나면 입시 업체마다 예상 등급컷을 발표한다. 지난해 수능 직후 한 업체가 주최한 설명회에서 수험생들이 수능 점수대별 지원 가능 대학이 표시된 배치표를 보고 있다. [중앙포토]

매해 수능이 끝나면 입시 업체마다 예상 등급컷을 발표한다. 지난해 수능 직후 한 업체가 주최한 설명회에서 수험생들이 수능 점수대별 지원 가능 대학이 표시된 배치표를 보고 있다. [중앙포토]

23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끝나면 사교육 업체들이 이날 밤부터 앞다퉈 이른바 ‘예상 등급컷’이란 것을 발표한다. 수험생들이 수능 가채점 이후에 가장 먼저 찾아보는 것이 예상 등급컷이다.
 
등급컷은 ‘등급 구분점수’를 일컫는다. 가령 국어 1등급 구분점수가 90점(원점수 기준)이라면 90점 이상은 1등급, 89점은 2등급을 받는다. 실제 등급컷은 12월 12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수험생들에게 성적을 통보할 때 함께 발표한다. 수험생들은 그 전까지는 가채점 결과와 업체들의 예상 등급컷을 바탕으로 입시 전략을 짠다.
 
수시모집에 합격한 수험생은 정시모집에는 지원할 수 없다. 이른바 ‘수시 납치’다. 수능 성적표가 나오기 전에 수시모집 논술·면접이 예정된 수험생이라면 수시 합격을 노릴지, 아니면 논술·면접을 포기하고 정시에 도전할지 등을 선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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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교육 업체의 예상 등급컷은 어디까지나 ‘예상’이다. 실제 등급컷과 틀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지난해 ‘수학 나’가 대표적이다. 서울의 한 사립대 1학년인 김모씨는 이 과목을 봤는데 가채점에서 90점이 나왔다. 수능 이후 사교육 업체 대부분은 수학 나 ‘예상 1등컷’을 88점으로 발표했다. 김씨는 자신이 1등급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등급이면 정시모집에서 합격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수시모집 면접시험을 일부러 보지 않았다. 그러나 나중에 발표된 실제 등급컷은 92점이었다. 김씨는 1등급이 아닌 2등급을 받았다. 그는 수시모집을 포기한 것을 두고두고 후회했다.
 
이처럼 업체들의 예상 등급컷은 수험생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업체별로 예상 등급컷은 얼마나 정확할까.
 
3년간 업체별 수능 등급컷

3년간 업체별 수능 등급컷

중앙일보는 최근 3년간(2015~2017학년도) 수능을 기준으로, 매해 등급컷을 발표하는 주요 사교육 업체 7곳의 정확도를 분석했다. 대상 업체는 대성마이맥·메가스터디·비상교육·유웨이중앙교육·이투스교육·종로학원하늘교육·진학사다. 이들 업체가 수능 다음날 발표한 국어·수학·영어 3개 영역의 1, 2등급컷 예상치(모두 28개)가 실제 등급컷과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정확하게 맞힌 비율은 얼마나 되는지 살펴봤다.
 
수능에선 한 문제로 등급이 갈리기도 한다. 이 때문에 등급컷을 정확히 맞히는 게 중요하다. 7개 업체의 지난 3년간 등급컷 적중률 평균은 58%였다. 업체들이 10개의 등급컷을 내놓는다면 6개 정도만 맞다는 얘기다. 등급컷을 정확히 맞힌 경우가 제일 많은 곳은 유웨이중앙교육(64%)이었다. 이어 진학사(61%), 종로학원하늘교육·비상교육·이투스(57%)가 뒤를 이었다.
 
평균 오차를 분석해 보니 지난 3년간 업체들이 내놓은 등급컷은 실제와는 약 0.65점의 차이가 났다. 가장 오차가 적은 업체는 진학사로 평균 오차가 0.5점이었다. 이어 유웨이중앙교육과 종로학원하늘교육, 이투스가 평균 0.61점의 오차를 보였다.
 
등급별로 살펴보면 1등급컷은 비교적 잘 맞혔다. 국어(공통 및 A형)에선 3년간 모든 업체가 정확히 1등급컷을 예측했다. 한 입시업체 관계자는 “고난도 문제가 몇 문제이냐에 따라 상위권 등급컷은 비교적 쉽게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업체가 예상한 상위 등급컷을 무조건 신뢰해도 안 된다. 2017학년도 ‘수학 나’의 경우 7곳 중 4곳이 1등급컷을 88점으로 예상했다. 2등급컷을 맞힌 업체는 한 곳도 없었다. 사교육 업체들이 내놓는 예상 등급컷을 참고용으로만 써야지 과신해선 안 된다는 의미다.
 
우선 업체들이 발표하는 등급컷은 ‘원점수’ 기준이란 점에 유의해야 한다. 원점수는 시험지에 표시된 문항별 배점을 단순히 더한 점수다. 국어·수학·영어는 100점, 탐구영역은 50점이 만점이다.
 
실제 수능 성적표와 대입에서 원점수가 사용되지 않는다. 대신 영역별로 전체 수험생 평균점에 비해 자신의 위치를 나타내는 ‘표준점수’를 쓴다. 등급컷도 엄밀히는 표준점수를 기준으로 구분된다. 안광복 서울 중동고 교사는 “원점수 등급컷은 정확하지 않다. 수험생들은 각 업체에서 제공하는 예상 표준점수 산출 시스템을 이용해 자기 원점수로 예상되는 표준점수와 백분위도 함께 확인해 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예상 등급컷을 참고할 때는 되도록 여러 업체의 발표를 참고해야 한다. 지난 3년간 등급컷 분석 결과를 보면 특정 업체의 적중률이 월등히 높지는 않다. 대체로 업체별로 1점 정도 차이가 난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특정 업체의 국어 1등급컷 점수가 95점일 경우 94~96점에서 1등급이 갈릴 것이라고 예상하면 실제 성적과의 오차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수능 당일 밤에 업체들이 발표하는 자료보다는 이후 업데이트되는 내용이 더 참고할 만하다. 2017학년도의 경우 업체들이 처음 내놓은 자료는 실제 등급과 평균 1.32점 오차가 났다. 하지만 다음날 오전 기준 자료에선 0.98점으로 오차가 줄어들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연구소장은 “대부분 업체가 수능 당일 발표하는 등급컷은 강사들이 문제를 풀어보고 체감 난이도를 예상해 정하는 숫자라 정확도가 낮다. 가채점 자료가 반영된 수능 다음날 자료가 더욱 신뢰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진학사의 경우 수능 당일 밤에는 예상 등급컷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황성환 진학사 기획조정실장은 “당일 발표하는 등급컷은 정확하지 않아 수험생의 혼란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 가채점 자료가 충분히 모이기 전까지는 예상 등급컷을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신동원 서울 휘문고 교장은 “업체들이 처음 발표하는 자료만 믿고 지원 전략을 세웠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며 “대학별 고사장으로 가기 직전까지 업체에서 업데이트하는 자료를 보며 비슷한 실력의 수험생들 사이에서 자신의 위치를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윤서·전민희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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