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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 제친 아이언맨, 평창서 ‘썰매왕’ 굳힌다

중앙일보 2017.11.20 01:00 경제 10면 지면보기
윤성빈이 19일 미국 파크시티에서 열린 스켈레톤 2차 월드컵에서 슬라이딩 트랙을 내려오고 있다. 그는 이날 2차 시기에서 48초50으로, 2013년 12월 두쿠루스가 세운 파크시티 트랙 기록(48초58)을 경신했다. [파크시티 AFP=연합뉴스]

윤성빈이 19일 미국 파크시티에서 열린 스켈레톤 2차 월드컵에서 슬라이딩 트랙을 내려오고 있다. 그는 이날 2차 시기에서 48초50으로, 2013년 12월 두쿠루스가 세운 파크시티 트랙 기록(48초58)을 경신했다. [파크시티 AFP=연합뉴스]

‘아이언맨’이 ‘황제’를 눌렀다. 평창 겨울올림픽 금메달의 꿈도 가까워지고 있다.
 

스켈레톤 2차 월드컵 1위 윤성빈
지난 3월 0.01초차로 우승 내준 뒤
하루 8번 썰매 타는 맹훈련 끝 승리

출발·주행 흠잡을 데 없는 기량
“평창 무대서 확실한 우위” 전망

월드컵 49차례나 제패한 두쿠루스
올림픽 금메달 없어 양보 못할 한판

‘아이언맨’ 윤성빈(23·강원도청)이 19일 미국 유타주 파크시티에서 열린 스켈레톤 2차 월드컵에서 1·2차 시기 합계 1분37초32로 우승했다. 1차 월드컵 우승자인 ‘황제’ 마틴 두쿠루스(33·라트비아·1분37초95)를 0.63초 차로 제쳤다. 특히 2차 시기(48초50)는 두쿠루스가 갖고 있던 코스 레코드(48초58)를 4년 만에 경신한 신기록이다.
 
지난해 12월 이후 11개월 만에 월드컵에서 우승한 윤성빈은 개인 통산 세 번째 월드컵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올림픽 시즌(2017~18시즌)을 잘해나갈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트랙 신기록을 세워서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1차 월드컵에서 은메달을 땄던 윤성빈은 랭킹 포인트가 435점이 되면서, 두쿠루스와 공동 세계 1위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윤성빈은 좋아하는 영화 캐릭터를 넣어 디자인 한 헬멧을 쓰고 경기에 나선다. 덕분에 국내외에서 ‘아이언맨’으로 통한다. 두쿠루스는 스켈레톤 월드컵에서 통산 49차례 우승하고 8년 연속 세계 1위를 지키는 스켈레톤의 ‘황제’다. 그런데 이제는 ‘아이언맨’이 두쿠루스를 꺾는 게 전혀 이변이 아니다. 그만큼 윤성빈은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스켈레톤 선수다.
 
스켈레톤 2차 월드컵 우승자 윤성빈이 시상대 중앙에 우뚝 섰다. 왼쪽이 2위 마틴 두쿠루스(라트비아), 오른쪽이 3위 악셀 융크(독일). [사진 IBSF]

스켈레톤 2차 월드컵 우승자 윤성빈이 시상대 중앙에 우뚝 섰다. 왼쪽이 2위 마틴 두쿠루스(라트비아), 오른쪽이 3위 악셀 융크(독일). [사진 IBSF]

평범한 고등학생 윤성빈은 2012년 교사의 권유로 스켈레톤에 입문했다. 이미 세계 최정상급 선수였던 두쿠루스에는 비교할 수도 없었다. 윤성빈은 첫 올림픽 출전이던 2014년 소치에서 16위를 기록했다. 두쿠루스는 은메달이었다.
 
좋은 운동 신경을 타고난 윤성빈은 피나는 노력과 꼼꼼한 연구를 더해 2015~16시즌부터 두쿠루스의 대항마로 떠올랐다. 그리고 지난해 2월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열린 7차 월드컵에서 두쿠루스를 처음 꺾었다. 윤성빈은 당시를 “살면서 그렇게 소리 지르며 좋아했던 건 처음”이라고 회상한다. 두쿠루스는 그 시즌 8차례 월드컵 중에서 딱 한 번 1위 대신 2위를 했다.
 
스켈레톤표

스켈레톤표

2015~16시즌 월드컵에서 두쿠루스에 1대7로 밀린 윤성빈은, 지난 시즌 3대5로 따라붙었다. 대단한 성과지만 윤성빈은 “2인자는 말이 없다”며 훈련에 매진했다. 특히 지난 3월 평창에서 열린 2016~17시즌 8차 월드컵에서 두쿠루스에 0.01초 차로 패한 뒤 더욱 이를 악물었다. 하루 8차례나 썰매를 타는 맹훈련도 마다하지 않았다.
 
평창올림픽 개막이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둘의 대결은 더욱 흥미진진해졌다. 두쿠루스도 올림픽 금메달이 간절하다. 세 차례 올림픽에서 은메달만 2개를 땄다. 두쿠루스는 “평창올림픽 준비는 거의 다됐다”며 자신만만해 했다. 윤성빈도 “올림픽은 양보하는 대회가 아니다”며 투지를 불태웠다.
 
올림픽 전까지 월드컵이 6차례 남았다. 윤성빈은 7차까지만 출전한 뒤, 내년 1월 중순 귀국해 올림픽 경기장인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에서 실전훈련을 한다. 홈 트랙의 이점을 극대화 하기 위한 마지막 담금질이다. 
 
지난달 18일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에서 가진 실전 훈련에서 스타트하는 윤성빈. 그는 평소 좋아하는 영화 캐릭터인 아이언맨을 반영한 독특한 헬멧을 착용하고 경기를 치른다. [평창=연합뉴스]

지난달 18일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에서 가진 실전 훈련에서 스타트하는 윤성빈. 그는 평소 좋아하는 영화 캐릭터인 아이언맨을 반영한 독특한 헬멧을 착용하고 경기를 치른다. [평창=연합뉴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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