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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식의 寫眞萬事]정의당은 어떤 정의를 추구하나

중앙일보 2017.11.20 00:30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정의당 김종대 의원이 17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귀순한 북한군 병사는 북한군 추격조로부터 사격을 당해 사경을 헤매는 동안 남쪽에서 치료받는 동안 몸 안의 기생충과 내장의 분변, 위장의 옥수수까지 다 공개되어 또 인격의 테러를 당했다”면서 “이제는 관심의 초점이 북한군의 정전협정 위반과 유엔사 교전수칙으로부터 귀순 병사의 몸으로 옮겨지는 양상”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이국종 교수의 기자회견 이후 몸 안의 기생충에 대해 대서특필하는 보도가 나왔다. 보호 받아야 할 존엄의 경계선이 허무하게 무너지고 의료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가 부정됐다”며 “현행 의료법을 위반한 범죄행위”라고 언론보도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김 의원은 또 “하루 속히 판문점이 안정을 되찾고 정전협정이 준수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사건 처리의 방향이 되어야 한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그럴 자격을 상실했다”며 그건 “북한과 똑같은 짓을 했기 때문”이라면서 “기생충의 나라 북한 보다 그걸 까발리는 관음증의 나라, 이 대한민국이 북한보다 나을 것이 없다”고 단언했다.
 
정의당 김종대 의원이 지난 달 19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의 육군본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용우 육군참모총장에게 질의하고 있다.김성태 기자

정의당 김종대 의원이 지난 달 19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의 육군본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용우 육군참모총장에게 질의하고 있다.김성태 기자

 
 비교적 합리적 인물로 평가되던 김 의원의 이런 시각은 정말 뜻밖이다. 40여 발에 달하는 북한군 추격조의 총격으로 내장이 파열된 귀순 병사의 수술이 소장과 대장에 기생하는 기생충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거나 총격으로 인해 파열된 내장에서 분변이 흘러나와 이를 제거했고, 위에서 옥수수 알갱이가 발견됐다는 내용을 보도하는 게 어떻게 자유를 찾아 도망하는 제 나라 국민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한 북한의 행위와 똑같은 일이 되는지, 이게 대한민국 국민의 세금으로 봉급을 받는 국회의원이 할 소린지 알 수가 없다.  
 
북한군 병사의 수술을 집도한 이국종 교수가 1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병원에서 수술경과에 대해 브리핑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북한군 병사의 수술을 집도한 이국종 교수가 1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병원에서 수술경과에 대해 브리핑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수술경과에 대해 브리핑 하고 있는 이 교수. 장진영 기자

수술경과에 대해 브리핑 하고 있는 이 교수. 장진영 기자

북한군 병사의 수술 과정에서 추출된 기생충. 장진영 기자

북한군 병사의 수술 과정에서 추출된 기생충. 장진영 기자

 
 북한 병사의 귀순과 치료에 관한 보도를 접한 대한민국의 많은 국민은 핵실험을 하고 미사일은 날려 보내면서도 제 나라 백성의 배안에 든 기생충 하나 퇴치하지 못하는 북한 정권의 퇴행에 분노하면서 기생충 때문에 회복에 지장을 겪는 귀순 병사의 처지에 대해 연민했지 '기생충이나 가진 못난 놈'이라고 욕하지 않았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김정은 집권 5년 실정 백서’를 통해 북한 김정은이 지난 5년 동안 핵·미사일 도발에 3억 달러 이상을 쓴 것으로 추정했다. 북한 주민들의 50일치 식량에 해당하는 옥수수를 구입할 수 있는 돈이다. 그 돈의 일부만 헐어도 북한 전 주민에게 투여할 구충제를 살 수도 있었다.  
 
 생명이 위독한 귀순 병사가 기생충 때문에 회복이 잘 안되고 있다는 보도가 어떻게 관음증이 되고 그것이 우리 사회가 북한보다 나을 것이 없다는 증거가 되는지 김 의원에게 묻고 싶은 심정이다.
 
17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는 이국종 교수.몹시 피곤해 보였다.김춘식 기자

17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는 이국종 교수.몹시 피곤해 보였다.김춘식 기자

 
 기생충은 주로 가난한 나라 가난한 백성을 괴롭힌다. 기생충에 감염된 사람들은 영양실조에 빠져 심신이 황폐화되고 무기력해진다. 기생충에 노출된 어린이들은 성장이 지체되고 학업을 방해받기도 하는데 구충약을 한 번 먹기만 해도 아이들은 정상적인 성장 속도를 회복하고 학습 지진에서도 탈출 할 수 있다. 북한 JSA는 비교적 출신 성분이 좋아야 배치될 수 있다. 출신 성분이 좋다는 귀순 병사가 키 170cm에 몸무게 60kg에 그친 것은 아마도 옥수수 같은 영양가 낮은 식량과 회충 등 기생충에 어릴 때부터 시달렸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이런 것을 지적하는 언론의 보도가 의료법을 위반한 범죄행위인가. 김 의원이 속한 정의당이 목표하는 정의는 도대체 어떤 정의인지 궁금해 진다.  
 
김춘식 중앙일보 포토데스크 부국장 kim.choonsi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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