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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특활비 상납 의혹’ 청문회 추진…법무부 ”상납 없었다“

중앙일보 2017.11.19 19:11
“국정원 특수활동비 청와대 상납사건을 처벌하려면 검찰로부터 매년 100억여원의 특수활동비를 상납받았다는 법무부도 같이 처벌하는 것이 형평에 맞는 것이 아닌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검찰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 40억원 이상을 청와대에 건넨 혐의(뇌물공여ㆍ국고손실 등)로 남재준ㆍ이병기 전 국정원장을 구속했는데, 그런 논리라면 검찰이 상급기관인 법무부에 특활비를 건네는 일도 문제가 아니냐는 주장이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연합뉴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연합뉴스]

실제로 한국당은 법무-검찰의 특활비 사용과 관련해 '청문회 추진'까지 거론하고 있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19일 논평을 통해 “법제사법위원회 차원의 청문회를 열어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국당의 공세에 법무부는 “검찰이 특활비를 법무부 또는 법무부 장관에게 제공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의 특수활동비 관련 의혹 제기에 법무부와 검찰은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의 특수활동비 관련 의혹 제기에 법무부와 검찰은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①검찰이 법무부에 특활비 '상납'했나
한국당이 제기하는 의혹의 핵심은 검찰이 매년 자신들의 받은 특활비의 일부를 법무부에 상납해 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법무부 측은 기획재정부에서 법무부에 특수활동비를 배정하면, 법무부가 그중 일부를 대검찰청으로 보내는 구조라며 '상납설'을 부인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올해 약 285억이 특수활동비로 법무부에 배정됐고, 이후 법무부에 105억원, 대검에 179억원으로 분배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법무부에 예산편성권이 있어 지휘 받는 조직인 검찰의 특활비는 우리가 타서 주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조직법 32조에는 법무부 장관은 검찰 등의 사무를 관장하며, 장관 소속으로 검찰청을 둔다고 나와 있다. 또 관계 법령에는 법무부 검찰국장이 검찰 예산의 편성 및 배정을 맡는다는 내용도 있다. 내년도 법무부 특활비 예산안은 238억원이다. 그 안에는 검찰 수사 관련 예산 140여억원도 같이 배정돼 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박상기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②법무부 장관 활동비는 어디서

장제원 한국당 대변인은 “문무일 검찰총장은 법무부에 얼마를 상납했는지,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얼마를 상납받았는지 밝히라”고 요구했다. 검찰 몫의 특활비를 검찰총장이 받아 이를 법무부 장관에게 건넸다는 의혹 제기다.
 
이에 대해 전직 검찰 간부들은 과거에 비슷한 관행이 있었다고 말했다. 익명을 원한 한 전직 검찰총장은 “대검 특활비는 수사 지원 목적이니까 법무부에서 쓸 수 없어서 그런지 아예 법무부에서 (장관 몫의 특활비를) 조금 떼고 검찰에 줬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는데 오래된 관행인 것 같았다. 대검에서 법무부에 특활비를 보내는 방식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법무부 간부 출신 변호사는 “(검찰 몫에서 장관 몫을 떼는 부분의) 금액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큰 규모는 아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현재는 그같은 관행이 사라졌으며, 장관이 특활비로 배정된 예산을 건드리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장관이 검찰총장으로부터 따로 특활비를 받지 않는 것으로 안다"며 "현재는 (특활비가 아닌) 장관 업무추진비(판공비)가 공식 예산 항목에 있어 여기에서 활동비를 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장관 업무추진비는 2013년 4568만원, 2014년 4674만원, 2015년 4277만원, 2016년 3859만원, 2017년 3771만원(3분기까지)이다.  
문무일 검찰총장. [연합뉴스]

문무일 검찰총장. [연합뉴스]

 
③끊이지 않는 특활비 논란
법무부에 따르면 올해 법무부가 편성한 특수활동비 예산은 285억원이다. 이중 179억원 가량은 검찰 수사 지원 등의 명목으로 검찰에 배정됐다. 법무 측에 따르면 나머지 106억원은 외국인ㆍ교정본부 운영비, 출입국관리사무소 운영비, 인권국 기본경비 등 법무부 활동 관련 비용으로 쓰이고 있다. 
 
특활비는 기밀 유지가 필요한 수사, 정보 활동 등에 쓰는 경비인데, 법무부가 특활비 명목으로 예산을 배정받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게다가 사용 내역까지 불투명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007년 5월 김성호 당시 법무부 장관은 부산시의회 의장 등과의 만찬에 특활비 약 600만원을 써 논란을 불렀다.
 
앞서 2011년 김준규 검찰총장은 검찰 워크숍에서 검찰 간부들에게 200만~300만원씩, 총 9800만원의 특활비를 봉투에 담아 격려금으로 돌려 물의를 빚기도 했다. 올해 돈봉투 만찬 사건에서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법무부 간부들에게 특활비로 100만원씩을 줘 부패방지법(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것도 비슷한 사례다.
 
현일훈ㆍ손국희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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