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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비박산 직전 국민의당...당내 반안 조직으로 반격 나선 박지원ㆍ천정배ㆍ정동영

중앙일보 2017.11.19 17:29
 국민의당이 분당 위기로 치닫고 있다. 당의 호남 중진인 박지원ㆍ정동영ㆍ천정배 의원 등이 '반안 의원 모임'을 만들어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추진하는 안철수 대표를 거세게 압박하고 나섰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노원구 창동교에서 열린 노원구청장배 마라톤대회에 5km 건강마라톤 부문에 출전해 주민들과 함께 달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노원구 창동교에서 열린 노원구청장배 마라톤대회에 5km 건강마라톤 부문에 출전해 주민들과 함께 달리고 있다. [연합뉴스]

 정동영 의원은 19일 '반안 모임'으로 불리는 평화개혁연대와 관련, “안 대표가 당을 이끄는 길은 반개혁, 반호남, 반문재인 3반(反)노선”이라며 “당을 개혁노선으로 이끌려는 노선 투쟁의 차원에서 만드는 조직”이라고 말했다. 천정배 의원도 "20명 안팎의 의원이 참여할 것으로 보이지만 궁극적으로는 40명의 현역 의원 대부분이 함께할 것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평화개혁연대에는 호남 중진 외에 초선 김경진ㆍ최경환 의원 등 10여명이 합류한 상태다.
 
 평화개혁연대 소속 의원들 사이에선 “더 이상 안철수 체제를 유지할 수 없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최경환 의원은 이날 입장서를 내 “통합논의로 혼란을 자초한데 대해 지도부는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며 “통합논의 중단을 선언하고 당을 지방선거체제로 전환하자”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선대위 성격을 지닌 비대위를 꾸리는게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모임에 참여하기로 한 의원도 “안철수 대표를 물러나라는 취지의 모임으로 이해를 하고 가입을 했다”며 “안철수 대표가 물러나고 당명 등을 바꾸고 외부인사를 수혈해야 당에 희망이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다만 정동영, 천정배 의원 등은 “안 대표를 물러나게 할 생각은 없다”고 일단 선을 긋고 있다.
 
 이들 의원들이 집단 행동에 나선 건 안 대표가 '빅텐트론'을 펼친 이후다. 안 대표는 지난 16일 “합리적 진보, 개혁적 보수가 중심이 되는 빅텐트를 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동영 의원은 이에 대해 “나 뿐 아니라 여러 의원들을 만나 통합이 없다고 한 후 통합의 빅텐트를 친다고 말을 바꾸는 리더를 어떻게 신뢰를 하냐”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앞줄 왼쪽)와 박지원 전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전라남도와의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해 박지원 전 대표와 기념촬영을 하며 나란히 서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앞줄 왼쪽)와 박지원 전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전라남도와의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해 박지원 전 대표와 기념촬영을 하며 나란히 서 있다. [연합뉴스]

 
 이에 대항하는 안 대표도 강경하다. 안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안 대표도 지금 물러나면 정계은퇴를 해야 되는 상황인만큼 빅텐트론 등 통합논의 등에서 물러날 수 없다”며 “진실의 순간이 곧 한 번 올테니 지켜보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대표를 물러나게 하려면 전당대회를 열어 전당원 투표를 해보면 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하지만 호남 중진 중 안 대표에게 우호적이었던 박주선·주승용의원 등이 “통합은 절대 불가”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어 안 대표의 입지가 점차 줄어드는 것도 현실이다.  
 
 21일 끝장토론을 이후로 국민의당이 곧장 분당(分黨)으로 가기보다는 당분간 친안 그룹 대 반안 그룹이 한지붕 아래서 내전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새누리당이 친박과 친이로 나뉘어 치열하게 싸웠듯이 이제 국민의당도 치열할 두 그룹으로 나누 갈등이 시작될 것”이라며 “이제 과거처럼 호남 대 비호남의 대결로만 보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지붕 두가족이 언제까지 갈 지 미지수다. 양측의 간극이 멀어질 만큼 멀어졌다. 반안철수계에서는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 협력을 하며 지역기반인 호남 민심을 따르자고 주장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이 떨어지면 그 지지율을 흡수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반면 안 대표 측에서는 이들의 주장을 “민주당과 통합을 하려 한다”며 의문부호를 붙이고 있다. 안 대표는 중도ㆍ보수로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안 대표 측의 한 의원은 “바른정당과 통합을 해 외연을 확장해 전국정당이 되면 기회가 다시 올 것”이라고 말한다. 호남 중진들은 이를 “적폐연대를 추진해 호남민심을 떠나게 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게다가 ‘저능아’, ‘나갈테면 나가라’ 등의 날선 공방이 오가며 감정적으로도 멀어졌다.
 
이 때문에 일부 호남 중진들은 안 대표가 통합을 계속 추진할 경우 집단탈당이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천정배 의원은 “안 대표가 전당대회를 통해 끝까지 바른정당과 통합을 추인하려 한다면, 그 당에 남아있을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정동영 의원도 “안 대표가 통합이 없다고 한다면 분당이나 위기는 없겠지만 나갈 사람 나가라는 식으로 가면 당은 쪼개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 대표 측에서도 "언제까지 같이 할 수는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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