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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현충사 일왕 상징 금송, 본전은 안 되고 관리소 옆은?

중앙일보 2017.11.19 10:52
 현충사 본전 입구에 있는 금송. [연합뉴스]

현충사 본전 입구에 있는 금송. [연합뉴스]

 
충남 아산 현충사(사적 155호) 내에 있는 일본 원산의 나무 '금송'이 사당 영역에서 기념관과 사무실이 있는 건물 옆으로 옮겨진다. 하지만 일왕을 상징하는 것으로 알려진 '금송'을 아예 현충사 경내에서 없애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문화재청 "금송 이 충무공 정신 기리는 현충사와 어울리지 않아"
사당밖 기념관과 사무실이 있는 건물 옆에 옮겨 심기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필 현판 교체 여부는 아직 미정
박 전 대통령 1966년 숙종이 쓴 현판 자신의 글씨로 교체

19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문화재위원회 사적분과는 지난 8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회의에서 금송의 이식을 포함한 현충사 조경 정비 계획을 심의해 가결했다. 
현충사 본전에 들어서면 왼편에 '박정희 대통령 각하'라고 적힌 기념석과 함께 그가 직접 헌수한 일본나무 금송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70년 2월 심은 이 금송(높이 18m)은 일왕을 상징하는 나무로 알려져 있어 충무공 이순신의 정신과 위업을 선양하기 위해 세워진 현충사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여론이 일었다. 문화재위원회는 2000년 이후 금송 이전에 관한 안건을 세 차례 심의했으나, 나무의 역사성과 시대성을 이유로 존치를 결정했다. 옮겨 심는 위치는 현 위치에서 정문쪽으로 600m정도 떨어져 있다. 하지만 새로 심을 곳도 현충사 울타리 안이다. 
현충사 본전에서 바라본 현충사 내부 전경. 멀리 아산시내가 보인다. 김방현 기자

현충사 본전에서 바라본 현충사 내부 전경. 멀리 아산시내가 보인다. 김방현 기자

 
문화재청 관계자는 "1966년 현충사 성역화 사업을 진행하면서 심은 나무들이 너무 커져서 사당 건물이 잘 보이지 않고 왜소하게 느껴진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6월부터 진행한 세 차례 자문 회의를 거쳐 현충사의 경관을 회복하기 위해 금송을 이전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금송을 둘러싼 일왕 상징 논란도 이전에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1992년 노태우 대통령이 이 금송을 현충사 본전에서 옮길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문화재 제자리찾기 대표인 혜문스님은 "일본서기에 등장하는 나무인 금송은 일본 왕실을 상징하는 의미가 있다"라며 "이 기회에 현충사 경내에서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충사 관계자는 "금송이 일왕의 상징이라는 명확한 근거도 없는데 무턱대고 나무를 없앨 수는 없다"고 했다.
현충사는 금송 외에도 큰 나무 13그루를 옮겨 심거나 제거하고, 조릿대와 눈주목 등 관목도 정비할 방침이다. 본격적인 나무 이전 작업은 내년 봄부터 시작해 9∼10월께 완료할 예정이다.
현충사 본전에 걸려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필 현판. 김방현 기자

현충사 본전에 걸려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필 현판. 김방현 기자

 
다만 현충사 현판 교체에 대해서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현충사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필 현판이 걸려 있다. 박 전 대통령은 1966년 '현충사 성역화 작업'의 일환으로 현충사를 세우고 친필 현판을 걸었다. 본래 현충사 본전에는 1707년 숙종이 하사한 현판이 걸려있다. 옛 현충사는 충무공이 순국한 지 108년이 지난 1706년(숙종32년)에 아산지방 유생들이 세웠다.   
숙종이 쓴 현충사 현판. [노컷 뉴스]

숙종이 쓴 현충사 현판. [노컷 뉴스]

 
이에 박 전 대통령 친필 현판 철거 논란이 일고 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박 전 대통령의 친필 현판을 “적폐”라고 지적했다. 이에 문화재청은 "전문가 의견을 폭넓게 받아본 뒤 교체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산=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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