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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세월호 참사 때 진도VTS 센터장 징계 적법"

중앙일보 2017.11.19 09:00
세월호 참사 당시 진도 연안 해상교통센터(진도VTS) 책임자였던 해경 관계자를 징계 처분한 것은 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사고 당시 CCTV 삭제 등 정직 3개월
1·2심 "징계 취소", 형사재판도 "무죄"
대법원은 "성실·품위유지 의무 위반"
징계 처분 적법 판단해 원심 파기환송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전 진도VTS 센터장 김모(48) 경감이 해경본부장을 상대로 정직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상고심에서 김 경감에 대한 징계 처분을 취소하도록 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9일 밝혔다.
2014년 15일 세월호 관련사건을 전담한 광주지방법원 형사 11부 (임정엽 부장판사)가 검사와 변호인 등과 함께 현장검증을 하기위해 전남 진도 VTS 정문을 들어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14년 15일 세월호 관련사건을 전담한 광주지방법원 형사 11부 (임정엽 부장판사)가 검사와 변호인 등과 함께 현장검증을 하기위해 전남 진도 VTS 정문을 들어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 경감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진도VTS 센터장이었다. 그는 사고 이후 센터 내에 있던 폐쇄회로(CC)TV를 철거하고 저장 기록을 삭제하는 등 관제업무를 소홀히하고 공용전자기록을 손상하는 등의 이유로 강등됐다가 소청심사를 거쳐 정직 3개월 처분을 받았다. 김씨는 징계가 확정되자 법원에 정직처분 취소 소송을 냈다.

 
1‧2심은 김씨에 대한 정직 처분이 지나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세월호 사고는 관제업무의 문제뿐만 아니라 지휘계통 혼선, 승무원의 구조의무 불이행, 구조작업 지연 등으로 복합적으로 발생했다. 원고는 사고 접수 후 화물선에 구조요청을 하거나 관광서에 협조 연락을 하는 등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징계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법원의 이런 판단은 김 경감이 직무유기와 공용전자기록 등 손상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가 형사재판에서 무죄가 확정된 점이 고려됐다. 그는 형사재판 1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지만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고, 2015년 11월 확정됐다.  
세월호 참사 당시 진도VTS 근무 상황. 야간에 한 명의 근무자만 사무실을 지키고 있다. [중앙포토]

세월호 참사 당시 진도VTS 근무 상황. 야간에 한 명의 근무자만 사무실을 지키고 있다. [중앙포토]

대법원은 “공용전자기록 등 손상 등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이는 성실의무 위반 또는 품위유지 의무 위반에 대한 판단이 아니라 형사법적 관점에서 판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형사재판에서 무죄를 받았더라도 공무원의 성실의무와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한 점에 대해선 여전히 징계 사유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김 경감이 CCTV를 삭제할 당시는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 지 한 달 뒤로 사고원인 규명과 관련자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고 있었다. 세월호 침몰 당시 진도VTS 근무 상황이 찍혀 있는 CCTV 영상자료는 사고 규명의 중요한 자료였다. 대법원은 “진도VTS에 보관돼 있던 CCTV영상자료 파일이 증거자료로 쓰일 가능성이 있음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독단적으로 CCTV 영상자료 원본을 삭제하도록 한 것은 단순히 정해진 보존기간을 뒤늦게 준수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자신들에게 미칠 수 있는 처벌이나 제재를 피하려고 VTS 근무자들의 변칙근무 행태를 은폐하기 위한 것이라고 볼 여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로 인해 세월호 사고 조사과정과 결과에 대한 국민의 혼란과 불신을 초래했고, 이로써 해양경찰 전체의 명예가 크게 훼손됐다”고 덧붙였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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