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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개인연금만 세금 낸다고? 국민연금도 받을 때 과세

중앙일보 2017.11.19 04:00
[더,오래] 연금도 세금낸다 
1789년 7월 파리 시민들이 바스티유 감옥을 습격하면서 프랑스 혁명이 시작됐다. [중앙포토]

1789년 7월 파리 시민들이 바스티유 감옥을 습격하면서 프랑스 혁명이 시작됐다. [중앙포토]

 
민주주의의 역사는 조세 저항의 역사다. 봉건체제로부터 근대 시민사회를 이끌어낸 프랑스 대혁명도 ‘가혹하게 털 뽑힌 거위들의 봉기’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이렇듯 세상도 바꾸는 것이 세금이다. 그런데도 정작 우리는 세금을 얼마나 내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특히 연금소득에 대해서는 더 모른다.

최재식의 연금 해부하기(18)
2002년 이후 보험료 납입분만 과세, 그 이전 비과세
개인연금 합쳐 과세대상 연금 771만원 이하 세금없어

 
“바우씨, 당신은 공무원연금을 받을 때 세금을 얼마나 내나요?” “글쎄. 세금을 조금 떼는 것 같기는 한데 잘 모르겠네요. 그냥 매달 통장에 넣어주는 대로 연금을 받기만 해서요.”
 
 
노령연금과 퇴직연금은 과세
 
공적연금은 국가가 사회보장을 목적으로 실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개인연금과 달리 세금을 부과하지 않을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국민연금이나 공무원연금 같은 공적연금에도 예외 없이 소득세가 부과된다. 즉 국민연금의 노령연금과 공무원연금 등 직역연금의 퇴직연금을 받을 때는 세금을 내야 한다.
 
다만, 공적연금 중 ‘장해연금’과 ‘유족연금’은 소득세법 제12조에 따라 비과세다. 아마도 장애인과 유족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과세하지 않는 것 같다. 그리고 노령연금과 퇴직연금도 2001년 12월 31일 이전에 납부한 보험료로 인한 연금에는 세금이 없다.
 
같은 노령연금, 같은 퇴직연금인데 왜 2001년 12월 31일 이전에 납부한 보험료로 인한 연금은 세금을 내지 않고, 2002년 1월 1일 이후 납부한 보험료로 인한 연금만 세금을 낼까? 2002년 1월 1일부터 연금소득에 대한 과세방법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른바 ‘입구과세’에서 ‘출구과세’로 바뀐 것이다.  
 
 
연말 정산. [중앙포토]

연말 정산. [중앙포토]

 
기억을 더듬어 보자. 우리가 근로소득 연말정산을 받을 때 언제부터 공적연금 보험료를 전액 공제받았나? 2002년 근로소득부터다. 2001년 근로소득까지는 공적연금 보험료에 대한 소득공제가 없었다. 즉, 공적연금 보험료를 포함한 근로소득에 대해 세금을 냈다. 따라서 연금을 받을 때는 세금을 내지 않는 것이다.
 
반면 2002년부터는 공적연금 보험료를 ‘퇴직 후 연금을 받기 위한 비용’으로 인정해서 이를 공제한 근로소득에 대해서만 세금을 냈다. 따라서 2002년 1월 1일 이후 납부한 보험료로 인한 노령연금과 퇴직연금은 연금을 받을 때 세금을 낸다. 쉽게 말해 공적연금 보험료 낼 때 내던 세금을 연금 받을 때 내는 것으로 2002년 1월 1일부터 바뀐 것이다.
 
그래서 2001년 12월 31일 이전에 퇴직해서 연금을 받는 사람은 ‘연금소득세는 나와 무관하다’고 생각해도 좋다. 공무원연금 등 직역연금에서 2001년 이전에 보험료 납부 상한인 33년을 채운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반대로 2002년 1월 1일 이후 공적연금제도에 가입한 사람은 내 연금에는 무조건 세금이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2001년 이전부터 2002년 이후까지 보험료를 냈다면 지금 받는 혹은 앞으로 내가 받을 연금에는 ‘소득세를 내는 부분’과 ‘소득세를 내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일정 금액 이상의 과세대상 연금소득이 있는 경우 과세
 
 
일정 금액 이상의 과세대상 연금소득이 있는 경우 과세 [서울=연합뉴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일정 금액 이상의 과세대상 연금소득이 있는 경우 과세 [서울=연합뉴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노령연금이나 퇴직연금 중 소득세를 내는 연금액을 ‘과세대상 연금소득’이라 한다. 매년 1월부터 12월까지 받은 총 연금액 중 2002년 이후 납부한 보험료에 상응하는 연금이 그해의 과세대상 연금소득이 된다.
 
이렇게 산출한 ‘과세대상 연금소득’ 전부에 대해 소득세가 부과될까? 그렇지 않다. 공적연금도 근로소득과 같이 연말정산을 통해 ‘연금소득공제’와 ‘인적공제’, ‘표준세액 공제’ 등 3가지 소득공제와 세액공제를 받는다.  
 
먼저 연금소득공제는 900만원 한도 내에서 과세대상 연금소득이 350만원 이하일 때는 전액 공제되고, 그 이상은 소득구간별 일정 비율을 적용해 공제액이 산출된다. 인적공제는 본인·배우자·부양가족 등 근로소득 연말정산의 인적공제와 동일하다. 표준세액공제는 근로소득이 없는 경우에 한해 산출세액에서 7만원이 공제된다.
 
 
연금소득은 특별공제 없어  
 
 
세금. [중앙포토]

세금. [중앙포토]

 
참고로 연금소득은 연말정산을 할 때 신용카드 사용액, 의료비, 교육비, 기부금 같은 특별공제는 받을 수 없다. 또한 이렇게 연금을 받으며 세금을 내는 부모는 직장에 다니는 자녀 등이 연말정산을 받을 때 부양가족 공제대상으로 등록할 수 없다.  
 
2016년 연금소득을 기준으로 과세대상 연금소득이 연 771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 세금이 부과된다. 그 이하는 세금이 없다. 연 771만 원 정도면 연금소득공제와 인적공제 중 본인 공제 등을 받았을 때 실제 내는 세금이 없다는 뜻이다. 월 연금액 기준으로 보면 64만 원 정도다.  
 
여기서 유의할 점은 과세대상 연금소득에는 공적연금소득과 개인연금소득이 모두 포함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직장에 다닐 때 보험료를 소득공제 받은 개인연금이 있다면 과세대상 연금소득을 산출할 때 ‘과세 대상 개인연금’도 포함해야 한다.
 
세상 살아가면서 세금 이야기만큼 짜증 나는 것도 없다. 그런데 어찌하랴! 세금이 없으면 나라도 살림을 꾸릴 수 없는 것을. 흔히 ‘소득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고 한다. 연금소득도 마찬가지다.
 
최재식 공무원연금공단 이사장 silver206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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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현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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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식 최재식 공무원연금공단 이사장 필진

[최재식의 연금 해부하기] 오랜 세월 실무와 정책 경험을 닦은 연금 전문가다. 일반인이 연금에 대해 갖는 불신과 오해를 풀고, 어떻게 하면 쉽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는지 길을 찾아줄 예정이다. 확신하면서 다른 한편으론 의심도 하며 접근하려고 한다. 오늘날 연금제도가 처한 상황, 연금제도의 역사, 연금이 갖는 의미, 연금제도에 관한 편견, 연금재정 문제, 연금의 형평성, 연금정치와 정책 결정, 연금약속, 연금의 미래에 관해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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