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TBC ‘고전적 하루’ 시즌1 출연자들. 맨 위 사진부터 피아니스트 손열음, 바수니스트 유성권, 피아니스트 김재원ㆍ박종해.
23일 롯데콘서트홀 ‘고전적 하루’ 갈라 콘서트
김 기자는 “클래식 음악의 역사 같은 뻔한 내용보다는 클래식 음악의 어느 부분이 좋은가, 왜 우리가 이 연주를 찾아서 듣나, 연주자는 왜 이렇게 치나, 어떤 부분을 좋아하나를 구체적으로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런 ‘격의 없는 방송’을 모토로 실력 있고 화제가 된 연주자를 초대했다. 섭외가 쉽지는 않았다. 기존의 ‘온 에어 방송’과는 다른 온라인 디지털 콘텐트라 출연을 망설인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통상적인 레퍼토리가 아닌 음악의 즐거움을 나눠보자는 기획에 동의했고 작품도 직접 골라 연주했다.
대본도 따로 없었다. 10개 정도의 키워드만으로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다 보니 재미있는 샛길로 빠질 때가 많았다. 기존 방송에서 볼 수 없었던 깊이 있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고전적 하루’는 매주 목요일 오후 6시에 페이스북과 유튜브, 네이버TV JTBC 홈페이지에 업데이트됐다. 재미있게 편집된 티저 예고편부터 이목을 끌었다. 디자인도 화제였다. 디자이너가 완성하는 만듦새 덕분이다. 『월간 디자인』2017년 4월호는 ‘디자이너가 기획한 방송’이라는 제목으로 방송에 나오는 테이블부터 편집에서 사용한 폰트까지 소개했다.
1월 26일 첫 방송 이후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ㆍ김봄소리 등 독주자와 성악 그룹인 포르테 디 콰트로, 실내악단 노부스 콰르텟, 오케스트라인 수원시향과 지휘자 김대진 등이 이 즐거운 음악 수다에 동참했다. 본 방송 21번을 포함한 전체 동영상은 총 클릭 수 100만 회를 넘어 클래식 콘텐트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번 무대는 출연진 중 작품 ‘발견’의 뒷얘기를 들려줬던 손열음, 청중과 함께 도달하는 음악의 환희를 설명했던 김선욱, 끼와 음악성의 기품 있는 균형을 보여줬던 임선혜, 바순이라는 저음 악기의 매력에 시청자를 빠지게 했던 유성권이 출연한다. 또 피아니스트마다 다른 음악적 해석의 재미를 느끼게 했던 김재원과 박종해가 이번에도 앙상블의 기쁨을 선사한다. 여기에 ‘과학자 첼리스트’ 고봉인이 특별 출연해 과학자로서의 정체성을 이야기하고 음악가들과 호흡을 맞춘다.
다들 서로 친하기에 여느 공연에서 보기 힘든 케미스트리가 기대된다. 2부는 김선욱의 솔로로 시작해 피아니스트 두 명, 마지막에는 네 명까지 피아노 앙상블이 확대된다. 손열음·김선욱·김재원·박종해가 각기 다른 넉 대의 피아노로 브람스 ‘대학축전 서곡’을 연주한다. 김 기자는 막간마다 조근조근한 말투로 연주자들과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
글 류태형 음악 칼럼니스트·대원문화재단 전문위원, 사진 JT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