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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이 식당] 살오른 통영 굴 먹고 싶다면 여기로!

중앙일보 2017.11.19 00:01
산·바다·들판, 그리고 사계절이 있는 한국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제철 맞은 식재료가 넘쳐난다. 봄엔 주꾸미·미나리, 여름엔 갈치·복숭아, 가을엔 꽃게·새우, 겨울엔 꼬막·귤처럼 저마다 제맛이 절정을 이루는 시기가 따로 있다. '제철 이 식당'은 매달 제철 맞은 식재료 한 가지를 골라 산지와 전문가 추천을 받은 맛집을 소개하는 코너다. 11월엔 살 오른 굴이다.  
굴은 찬바람이 부는 11월부터 살이 오르기 시작한다. [중앙포토]

굴은 찬바람이 부는 11월부터 살이 오르기 시작한다. [중앙포토]

찬바람이 부는 요즘 경남 통영은 제철에 접어든 굴을 채취하느라 분주하다. 전국 굴 생산량의 70%가 이곳 통영에서 난다. 오전에 채취해 1차 손질한 굴은 매일 저녁 굴수협에서 경매를 거친 후 전국으로 나간다. 요즘은 제철에 막 접어든 데다 김장철을 맞아 수요가 크게 늘면서 가격이 연일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제부터 살이 차오르기 시작한 굴은 1월까지는 맛이 좋다. 

11월 본격 제철 맞은 굴
전에서 꼬치·뚝배기·보쌈·찜까지
집에선 레몬즙에 씻은 후 냉동 보관

서울 식당가에선 11~12월에 굴을 찾는 사람이 가장 많다. 통영 음식 전문점 '충무집' 배진호 사장은 "입맛에 따라 굴이 언제 제일 맛있는 지를 다르게 느낀다"며 "나는 굴도 햇과일처럼 갓 나오기 시작한 지금이 가장 맛있다"고 설명했다. 배 사장 뿐 아니라 실제 이 가게에도 12월까지 굴을 찾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통영은 요즘 굴 채취가 한창이다. 전국 굴의 70% 이상이 통영에서 생산된다.

통영은 요즘 굴 채취가 한창이다. 전국 굴의 70% 이상이 통영에서 생산된다.

굴은 양쪽에 껍질이 다 있는 것을 각굴, 한쪽만 있는 것을 반각굴이라 부른다. 더 플라자 일식당 '무라사키'의 미야케 카즈야 수석 셰프는 "굴을 살 때 각굴은 껍질이 메마른 것은 피하라"며 "껍질을 깐 생굴은 속살이 하얀 우윳빛을 띄는 것이 좋다"고 알려줬다. 만약 속살의 색이 어둡거나 노란색으로 변했다면 식중독에 걸리기 쉬운 상태로 보고  가급적 피한다. 
세척법은 간단하다. 소금물이나 레몬즙 넣은 물, 쌀뜨물 등에 10초 정도 담궜다 꺼낸 후 손으로 살을 조심스럽게 씻아준다. 쓰고 남은 굴은 아예 데쳐놓거나 레몬즙이나 식초물에 씻은 후 물기를 제거한 후 위생팩에 넣어 냉동 보관하다.
그렇다면 제철이 시작된 굴, 어디에서 먹을 수 있을까. 통영 굴수협에서 통영 현지에서 굴을 받아 사용하는 서울 맛집 3곳을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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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과 구이…충무집
굴에 약간의 밀가루와 달걀옷을 입혀 부쳐낸 '충무집'의 굴전. 김경록 기자

굴에 약간의 밀가루와 달걀옷을 입혀 부쳐낸 '충무집'의 굴전. 김경록 기자

충무(1995년 통영군과 통합)에서 자란 배진호 사장이 어린 시절 어머니가 만들어주던 고향의 계절 음식을 그대로 재현해낸 통영 음식 전문점이다. 중구 다동 하나카드빌딩 지하 1층에 있는 이곳에선 계절마다 다른 메뉴를 내는데, 겨울엔 굴과 물메기국을 판다. 특히 굴전과 굴구이가 인기다. 먼저 굴전은 굴을 한 알씩 따로따로 밀가루와 달걀옷을 입혀 부쳐낸다. 밀가루는 달걀옷이 잘 붙을 수 있게 조금만 묻히는 게 포인트다. 배 사장은 "굴전을 파전처럼 넓게 부치면 밀가루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굴의 풍미를 제대로 느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굴을 꼬챙이에 끼워 직화로 구워낸 충무집의 굴구이. 김경록 기자

굴을 꼬챙이에 끼워 직화로 구워낸 충무집의 굴구이. 김경록 기자

굴을 차례차례 꼬챙이에 끼운 후 직화로 굽는 굴구이는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메뉴다. 어린 시절 먹던 훈연 굴을 생각하며 만든 메뉴인데 굽는 동안 수분이 빠지면서 맛이 농축돼 굴의 풍미가 더욱 강하다. 처음 굴구이를 보고 생소해하던 사람도 한 번 먹어보면 계속 찾는단다. 가격은 굴전·굴구이 모두 2만7000원. 
굴구이를 만들기 위해 꼬챙이에 굴을 끼고 있는 배진호 충무집 사장. 김경록 기자

굴구이를 만들기 위해 꼬챙이에 굴을 끼고 있는 배진호 충무집 사장. 김경록 기자

배 사장은 "싱싱한 재료를 주문 즉시 요리하는 게 맛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고향 지인을 고용해 현지에서 물건을 매일 아침 배달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단골 사이에서 유명한 또 다른 메뉴도 있다. 바로 통영식 굴젓. 굴젓하면 일반적으로 매콤하고 짠 어리굴젓을 떠올리지만 통영에선 무와 갖은 양념을 넣어 삭혀 동치미처럼 톡 쏘는 맛의 굴젓을 먹는다. 단골들에게 "맛보라"며 조금씩 내줬는데 찾는 사람이 많아 올 겨울엔 판매할 계획이다. 일요일 휴무.  
국밥과 비빔밥…모려
몸 속까지 따뜻해지는 '모려'의 굴뚜배기. 뚝배기에 굴, 밥과 국물이 담겨 나온다. 송정 기자

몸 속까지 따뜻해지는 '모려'의 굴뚜배기. 뚝배기에 굴, 밥과 국물이 담겨 나온다. 송정 기자

매서운 추위를 녹여줄 따뜻한 굴국밥이 생각난다면 종로구 내수동 대우프라자 지하 1층 '굴뚝배기전문점 모려'를 추천한다. 2004년 정경자씨가 남편 서성환씨와 함께 연 굴요리 전문점인데 광화문 직장인들 사이에선 굴뚝배기(국밥) 맛집으로 유명하다. 뚝배기에 밥과 굴, 국물을 담아내는데 굴뚝배기 맛의 비결은 단연 국물이다. 가게를 열기 전 제대로 된 국물 맛을 내기 위해 6개월 간의 연구 끝에 꼭 필요한 재료와 적정한 끓이는 시간을 찾아냈다. 새우·홍합·멸치·양파 등 15가지 재료를 넣고 3시간 이상 푹 끓여낸다. 조미료는 일절 넣지 않아 시원하면서 담백하다. 
뚝배기에 잡곡밥과 굴, 채소를 올려내는 비빔밥. 간장 양념에 비벼 먹는다. 송정 기자

뚝배기에 잡곡밥과 굴, 채소를 올려내는 비빔밥. 간장 양념에 비벼 먹는다. 송정 기자

굴밥도 인기다. 돌솥에 굴과 잡곡밥·당근·부추·무우를 듬뿍 올려낸다. 간장 양념장을 넣어 슥슥 비벼 먹거나 함께 내준 짭쪼름한 굴젓을 올려 먹는다. 정 사장은 "처음엔 고추장을 냈는데 텁텁해서 굴 맛을 제대로 느끼기 어려워 간장으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굴뚝배기·굴밥 모두 7000원. 
정식을 시키면 굴회와 굴전이 조금씩 나온다. 사진은 정식에 함께 나온 생굴회(2인분). 송정 기자

정식을 시키면 굴회와 굴전이 조금씩 나온다. 사진은 정식에 함께 나온 생굴회(2인분). 송정 기자

굴요리 전문점 답게 굴전·굴파전·생굴회·굴무침 등 다양한 굴 메뉴를 판다. 다른 굴요리도 다양하게 맛보고 싶다면 모려 정식을 시키면 된다. 가격은 1만원인데 생굴회와 굴전 등을 함께 줘 합리적이다. 싱싱한 굴을 사용하기 위해 매일 새벽 통영 굴수협에서 굴을 받는다. 토·일요일, 그리고 공휴일 휴무. 
보쌈과 찜…생굴사랑
굴 요리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보쌈이다. 담백한 돼지고기 수육과 매콤달콤한 무김치를 쌈채소와 함께 먹는 굴보쌈은 든든한 한 끼로도, 술 안주로도 제격이다. 특히 굴이 제철이면 찾는 사람도 크게 늘어나는데 강서구 등촌동 주택가에 자리한 '생굴사랑'에도 11월부터 굴보쌈 맛보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이집 맛의 비결은 싱싱한 생굴과 삼겹살을 삶아 고소한 맛의 보쌈 고기다. 가격은 양에 따라 2만9000원(소), 3만9000원(중), 4만9000원(대)이다. 
싱싱한 생굴과 삼겹살로 만든 보쌈 고기를 쌈채소에 싸먹는 '생굴사랑'의 굴보쌈. [사진 생굴사랑]

싱싱한 생굴과 삼겹살로 만든 보쌈 고기를 쌈채소에 싸먹는 '생굴사랑'의 굴보쌈. [사진 생굴사랑]

마치 통영이나 바닷가에 와서 굴을 먹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메뉴도 있다. 굴찜이다. 커다란 찜기 가득 각굴(껍질째 있는 굴)을 넣어 쪄내는데 4명이 먹어도 될 만큼 푸짐하다. 가격은 3만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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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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