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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받으려고…성심병원 장기자랑 영상 ‘2차 가해’ 논란

중앙일보 2017.11.14 09:05
성심병원 간호사들이 노출 의상을 입고 걸그룹 춤을 추고 있는 모습. [사진 ‘간호학과, 간호사 대나무숲’·‘직장갑질119’ 페이스북 캡처]

성심병원 간호사들이 노출 의상을 입고 걸그룹 춤을 추고 있는 모습. [사진 ‘간호학과, 간호사 대나무숲’·‘직장갑질119’ 페이스북 캡처]

한림대학교 성심병원이 간호사들을 강압적으로 동원해 선정적인 춤을 추게 했다는 주장이 잇따라 나와 파문을 일으킨 가운데 ‘좋아요’와 ‘조회 수’를 위해 해당 동영상을 모자이크도 없이 유포하고 있어 2차 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 간호학과, 간호사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

[사진 간호학과, 간호사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

12일 간호학과 학생들과 간호사들을 위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지에는 “한 페이지에서 ‘좋아요’ 받을 목적으로 모자이크도 없이 성심병원 장기자랑 동영상을 마음대로 올리고, 해당 간호사들에게 2차 가해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이 게재됐다.  
 
이에 한 누리꾼은 “욕하는 척하지만, 야동처럼 다시 소비되고 있다는 수치감이 든다”고 호소했다.  
 
유튜브 사이트에서 '성심병원'을 검색하면 나오는 영상 목록. [사진 유튜브 화면 캡처]

유튜브 사이트에서 '성심병원'을 검색하면 나오는 영상 목록. [사진 유튜브 화면 캡처]

동영상 사이트에서도 ‘성심병원’을 검색하면 약 1만8000개의 동영상이 나온다. 이 중에는 모자이크도 하지 않은 채 조회 수를 늘리기 위해 자극적인 말과 사진을 첫 화면으로 내건 것도 많다. ‘7분 풀 영상’ ‘7분 38초 영상’ 등 서로 동영상 길이를 자랑하는 듯한 제목도 있었다.  
 
한 유튜브 채널에서는 과거 성심병원 장기자랑 동영상을 모아 게재하기도 했다. [사진 유튜브 화면 캡처]

한 유튜브 채널에서는 과거 성심병원 장기자랑 동영상을 모아 게재하기도 했다. [사진 유튜브 화면 캡처]

심지어 한 유튜브 채널에서는 과거 성심병원 장기자랑 동영상을 모아 올려놓은 곳도 있었다. 동영상이 게재된 지 하루 만에 조회 수가 많은 것은 8만 건이 넘었다.  
 
2차 가해 우려가 있음에도 ‘좋아요’와 ‘조회 수’를 늘리려는 데는 이것들이 돈이 되기 때문이다. 페이스북 페이지는 ‘좋아요’ 수가 많을수록 비싼 가격에 팔 수 있다. 포털사이트에서 “좋아요 5000개인 페이스북 페이지 5만원에 판다”는 식의 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유튜브 역시 동영상 조회 수에 따라 수익이 달라진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성심병원 장기자랑 영상을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지난 10일 성심병원 일부 간호사들은 매년 10월 재단 행사인 ‘일송가족의 날’에 간호사들을 강압적으로 동원해 장기자랑 시간에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선정적인 춤을 추도록 강요받았다며 인권침해를 주장했다.  
 
이후 강동성심병원과 시민단체 ‘직장갑질 119’에 따르면 병원 측이 임금 체벌에 대한 경영진의 처벌 수위를 낮추기 위해 임직원들에게 탄원서를 돌렸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 춘천성심병원 수간호사는 동료 간호사에게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의 후원금을 요구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성심병원 재단은 지난 주말부터 ‘간호사 장기자랑 논란’이 언론에 불거진 이후 별다른 공식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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