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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들이 ‘돈 벼락’ 맞기 위해 달려가는 곳!

중앙일보 2017.11.09 10:31
차스닥 시장에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바람이 만만찮다. 중국의 하이테크 기업들이 일대일로를 발판으로 해외 판로 시장을 개척하고 있어서다. 일대일로 모르면 창업은 물론 해외 진출은 꿈도 꾸지 말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일대일로 건설 동참한 中 기업 60여 개, 투자액은 8000억원 넘어
65개 관련국에 창출한 일자리만 2만여 개, 업종도 인터넷, 기계 등 10여 개
中 당국, 향후 15년 일대일로 건설에 매년 1조7000억 달러 투입 예상

중국 증권보에 따르면 올 10월 현재 일대일로 건설 동참을 선언하고 해외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차스닥 등록 기업은 60여 개. 이들 기업이 일대일로 건설을 기치로 내걸고 투자했거나 무역액은 50억 위안(약 8440억원). 49개 일대일로 연선 국가(총 65개국)에서 창출한 일자리만 2만여 개. 업종은 투자와 무역, 기계, 인터넷, 의료 등 10여 개. 아직은 초보 단계지만 일대일로 4년 역사를 고려하면 적지 않은 성과다.
차스닥 홍보물 [사진 바이두 백과]

차스닥 홍보물 [사진 바이두 백과]

미래는 더 장밋빛이다. 중국 당국은 향후 15년 동안 일대일로 건설에 매년 1조 7000억 달러씩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 천문학적인 액수다. 물론 중국이 그리고 있는 모든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전제로 산출된 숫자니 그리 신경 쓸 필요 없다. 그래서 그림의 떡이라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찮다. 중국 정부가 워낙 강하게 일대일로를 밀어붙이고 있어서다. 지금까지 수백억 달러를 투자했거나 투자가 진행 중인데 속도가 붙으면 중국만이 아닌 세계 각국의 투자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상황이 이러니 첨단 기술 회사들이 가만히 있을 리 없다. 정부 정책에 호응하지 않고 생존이 가능한 중국 기업은 거의 없다는 건 상식.  
 
물론 일대일로 연선 국가 대부분이 인프라가 열악한 저개발국가인 점을 고려하면 위험도 크다. 그래도 중국 기업들은 ‘못 먹어도 고’를 외친다. 그럼 어떤 차스닥 기업들이 미래 돈방석(?)을 노리며 일대일로 현장을 누비고 있나.
유전 개발 업체인 지아이커지는 중앙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사진 지아이커지 홈페이지]

유전 개발 업체인 지아이커지는 중앙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사진 지아이커지 홈페이지]

#자산 관리 및 유전 개발 업체인 지아이커지(吉艾科技)는 2014년 육상 실크로드의 연선 국가인 중앙아시아 타지키스탄을 방문, 현지 시작 개척에 나섰다. 한데 현지 석유 값이 너무 비싼 것을 보고 그 원인 찾기에 나섰다. 이유가 있었다. 현지는 물론 주변 국가에도 정유 공장이 한 곳도 없었다. 이거다 싶었다. 회사는 당연히 현지 정유 공장 건설에 관심을 가졌다. 곧바로 현지 정유 공장 건설을 제의하자 타지키스탄 정부는 소비세와 등 모든 세금에 대해 면세 조치를 해주는 것 아닌가. 이 밖에도 전기료와 현지 도로 건설 등 수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지아이커지는 2015년 1월부터 현지에 연 생산 규모 120만 t 규모의 정유공장을 짓고 있다. 일대일로 연선 국가에 대한 관심이 한 회사의 미래 먹거리를 제공했다고 할 수 있겠다.
저우밍커지 제품 [사진 저우밍커지 홈페이지]

저우밍커지 제품 [사진 저우밍커지 홈페이지]

#LED 조명 제조 업체인 저우밍커지(洲明科技)는 해외 시장 대상을 일대일로 연선 국가로 정해 집중 공략하고 있다. 두 가지 이점이 있어서다. 하나는 국가 정책에 호응한다는 애국적 측면, 다른 하나는 실제로 이들 국가에 대한 투자가 돈이 된다는 점. 이 회사는 해외 마케팅을 일대일로에서 시작했다. 2016년부터다. 일대일로와 관련된 국제 포럼부터 공략했다. 회의장 현장 전광판은 자사 LED 제품이 사용되도록 마케팅을 했다. 포럼 참석자들은 대부분 학자 혹은 정부, 기업 고위 관리였다. 포럼 전광판을 통해 이 회사는 자연스럽게 다국적 홍보를 하게 된 셈이다. 국제공항도 공략했다. 이스라엘 국제공항 내 대부분 LED 전광판을 자사 제품으로 바꿨다. 2018년 모스크바 월드컵 전광판도 저우밍커지 제품이 들어간다. 포럼이든 공항이든 노출 빈도가 높아지면서 각국에서 주문이 쏟아졌다. 지난 1년간 말레이시아, 태국, 싱가포르, 베트남 등 43개 국가 및 지역에 무려 2억 1600만 위안(약 363억 원) 어치를 팔았다. 앞으로 일대일로 연선 65개국가 전역에 제품을 수출해 일대일로 전도사가 되겠다는 게 이 회사 목표다.
천하를 바이더우로 연결해 중화부흥을 이루겠다는 화처다오항 [출처: 바이두백과]

천하를 바이더우로 연결해 중화부흥을 이루겠다는 화처다오항 [출처: 바이두백과]

#화처다오항(華測導航)은 중국의 위성항법 시스템인 베이더우(北斗) 설계 업체 중 하나다. 이 회사는 베이더우를 앞세워 네팔과 캄보디아 10개 국가 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이들 국가에서 대량의 현지 지리 정보를 받고 이를 베이더우에 입력시켜 GPS 서비스망을 구축한 것이다. 현지 자동차 GPS는 물론 무인기를 활용한 농약 분사 부문까지 서비스하고 있다. 물론 이 같은 서비스망 구축에는 중국 정부의 도움이 컸다. 정부가 직접 나서 일대일로 연선 국가 정부에 베이더우의 우수성을 알렸다. 물론 중국 정부의 속셈은 따로 있다. 현지 베이더우 시스템 구축을 계기로 해당 국가의 핵심 지리 정보를 장악하는 것이다. 위성항법 식민지(?)가 되면 향후 어떤 경우에도 중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있다. 베이더우를 앞세워 화처다오항은 일대일로 연선 10개 국가 시장에 절대적 영향력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샤먼에 있는 메이야바이커 연구원과 영업본부 [사진 바이두 백과]

샤먼에 있는 메이야바이커 연구원과 영업본부 [사진 바이두 백과]

#메이야바이커(美亞柏科)는 인터넷 보안 서비스 업체. 이 회사의 마케팅 방식은 독특하게도 ‘기술 교육’이다. 지난 4년간 일대일로 연선 20여 개 국가에서 온 600여 명에게 인터넷 보안 기술을 전수했다. 이들 국가에서 개최된 국제 행사 인터넷 보안 시장을 노리고 기술 전수를 했다. 아직 큰 소득은 없지만, 일대일로가 활성화할수록 관련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 [사진 CNBC}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 [사진 CNBC}

물론 이들 업체만 비단길 따라 뛰고 있는 건 아니다. 앞으로 수많은 중국 기업들, 그리고 외국 기업들이 비단길 마라톤에 동참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 기업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초반에 너무 달리지도 말고, 그렇다고 너무 뒤처지지도 않았으면 한다. 일대일로라고 덥석 올인했다 낭패 볼 수도 있어서다.  
 
차이나랩 최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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