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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빚 많아 상속 포기했는데...그래도 사망보험금 받을 수 있다

중앙일보 2017.11.08 12:00
#A씨의 아버지는 사업 실패로 큰 빚을 지고 최근 돌아가셨다. 아버지 빚이 워낙 많아 A씨는 상속을 포기했다. 그런데 유품을 정리하다가 보험증서를 하나 발견했다. 아버지가 사망하면 3억원이 나오는 보험이었다. A씨는 상속을 포기한마당에 3억원은 당연히 못 받을 거라 지레 짐작, 보험금을 청구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알면 돈 되는 금융꿀팁]
금감원, 보험금 청구 관련 필수정보 안내
100만원 이하 보험금, 진단서 사본도 가능
보험금 지급 늦어지면 가지급제도 활용을
치매ㆍ혼수상태 등 대비, 대리인 미리 지정

#B씨는 암수술을 받고 입원했다. 입원 기간이 길어지면서 수술비ㆍ입원비가 상당한 규모로 불어났다. 암보험금을 청구했지만, 보험회사는 추가적인 의료자문 등이 필요하다며 보험금 지급을 미뤘다. 당장 현금이 없던 B씨는 결국 대출을 받아 수술비ㆍ입원비를 내야 했다.
 
#C씨는 등산을 하다 바위에서 미끄러져 크게 다쳐 혼수상태에 빠졌다. 아내는 남편이 상해보험에 가입했던 것을 기억하고 보험금을 청구했다. 그런데 보험회사는 보험금 청구권자(수익자)인 C씨만이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는 답을 내놨다.
 
보험금 청구와 관련한 정보를 알았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다. A씨는 상속포기를 했어도 아버지의 사망보험금을 받을 수 있었고, B씨의 경우엔 보험금 가지급제도를 활용하면 대출을 안 받아도 됐으며, C씨는 사고 전 미리 지정대리청구인서비스를 신청했다면 아내가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었다.
 
금융감독원은 7일 보험금 청구에 관한 6가지 필수정보를 안내했다. 금융꿀팁의 71번째 주제다. 
이미지: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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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100만원 이하 보험금은 진단서 사본도 가능
직장인 등은 의료기관에서 발급하는 입ㆍ퇴원확인서 등 증빙서류를 준비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 게다가 서류를 발급할 때마다 돈이 든다. 입ㆍ퇴원확인서는 1000~2000원, 일반진단서는 1만~2만원, 상해진단서는 5만~20만원에 이른다.
 
이런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보험회사들은 100만원 이하의 소액 보험금에 대해서는 온라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팩스 등을 통해 사본으로 증빙서류를 제출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100만원을 초과하는 고액보험금에 대해서는 일반진단서 등의 증빙서류의 진위 여부 확인을 위해 보험회사에 방문하거나 우편으로 원본서류를 받고 있다.
 
②돌아가신 부모 빚 많아도 상속보험금 받을 수 있어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남은 재산과 부채(빚)는 법정상속인(자식)에게 상속된다. 이 경우 상속인들은 상속재산의 규모를 고려해 상속ㆍ한정승인ㆍ상속포기 등을 선택한다. 상속포기는 상속인의 지위를 모두 포기하는 것으로 고인의 재산과 빚을 모두 물려받지 않는 것이다. 한정승인은 상속받는 재산으로 고인의 빚을 갚고 잔여재산을 상속받는 것으로, 상속재산보다 빚이 많아 빚이 남더라도 갚을 의무가 없다.
 
이때, 상속재산과 사망보험금의 관계에 대해 알아둬야 한다. 피상속인(고인)의 채무가 많아 상속을 포기하거나 한정승인을 신청한 경우, 대부분의 상속인은 ‘사망보험금’도 상속재산으로 생각해서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는다. 또는 피상속인의 채권자들이 사망보험금을 압류하겠다고 주장해도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와 관련 대법원은 2004년 7월 “보험수익자의 상속인의 보험금청구권은 상속재산이 아니라 상속인의 고유재산으로 보아야 한다(2004.7.9.선고 2003다29463 판결)”고 판시했다.
 
즉, ‘사망보험금에 대한 청구권’은 보험수익자의 고유권리이기 때문에 상속인이 보험수익자로 지정돼 있다면 사망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는 의미다. 또, 보험수익자가 ‘법정상속인’으로 포괄 지정된 경우라도 보험금 청구가 가능하다.
 
다만, 교통사고로 사망해 가해자(상대방) 보험회사가 지급하는 고인에 대한 위자료나, 사고가 없었다면 고인이 장래에 얻었을 것으로 예측되는 수입(일실수입)에 대한 손해액 등 피상속인(고인)에게 지급되는 금액은 상속재산에 해당한다. 상속을 포기했다면 이 보험금은 받을 수 없다.
 
③보험금 지급 늦어지면 가지급제도 활용
보험회사는 보험금 청구를 받으면 보험금 지급심사를 위해 보험사고에 대한 조사나 확인을 한다. 보험금 지급심사가 하루 만에 끝나는 경우도 있지만, 사고내용이 복잡하거나 의학적인 판단이 필요한 경우 등에는 심사가 길어질 수 있다.
 
이처럼 보험금 지급심사가 길어질 경우, 집에 불이 나서 손해를 입거나 사고로 크게 다쳐 거액의 치료비가 예상되는 소비자들은 화재복구비용이나 치료비를 본인이 우선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소비자 부담을 덜기 위해 보험회사들은 ‘보험금 가지급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보험금 가지급제도란, 보험회사가 지급사유에 대한 조사나 확인이 완료되기 전이라도 추정하고 있는 보험금의 50% 범위에서 먼저 지급하는 제도다.
 
보험금 가지급은 생명보험이나 실손의료보험ㆍ화재보험ㆍ자동차보험 등 대부분의 보험상품 약관에서 규정하고 있다. 약관에 따라 가지급금 지급기준 등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사항은 가입한 보험상품의 약관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④치매ㆍ혼수상태인 경우 대리청구인 통해 보험금 청구 가능
최근 기대수명의 증가 등으로 고령자의 보험가입 수요가 늘어나면서 치매보장보험ㆍ고령자전용보험 등 다양한 상품이 출시되고 있다. 보장성보험은 미래의 위험을 대비하기 위해 가입하는 장기계약상품인데, 계약자가 치매나 혼수상태 등으로 의사표현이 어려운 경우 정작 필요할 때 보장을 받지 못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보험사들은 ‘지정대리청구인서비스특약’을 운영하고 있다. 치매나 혼수상태 등으로 보험금을 직접 청구할 수 없는 사정이 발생한 경우, 가족 등이 보험금을 대신 청구할 수 있도록 보험계약자가 미리 ‘대리청구인’을 지정할 수 있는 특약이다. 보험에 가입한 후에도 추가로 특약 가입이 가능하다.
 
특약에 가입돼 있다면 보험계약자가 대리청구인을 지정할 수 있다. 사고로 보험금청구권자가 보험금을 청구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면 대리청구인이 보험회사가 정하는 방법에 따라 청구서ㆍ사고증명서 등을 제출해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단, 일부 상품은 대리청구인 제도를 운영하지 않으므로 구체적인 사항은 가입한 보험의 약관 등을 확인해야 한다.
 
⑤지급계좌를 미리 등록하면 만기보험금 등 자동 수령 가능
보험회사는 보험금을 제때 청구할 수 있도록 만기보험금 등을 안내하고 있다. 그런데 주소 등이 바뀐 사실을 보험회사에 알리지 않아 만기보험금에 대해 안내받지 못하거나, 보험이 만기가 돼 받아야 할 보험금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해 보험금이 오랜 기간 방치되는 경우가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보험회사들은 ‘보험금 지급계좌 사전등록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보험계약자가 보험회사에 보험금을 받을 계좌를 미리 지정해 놓으면 만기보험금 등이 발생하는 즉시 지정계좌로 자동이체되기 때문에 편리하게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보험금 지급계좌는 보험가입 시점뿐만 아니라 보험가입 후에도 콜센터 등을 통해 등록할 수 있다. 다만, 보험회사마다 제출서류ㆍ방법 등이 다르기 때문에 세부 준비서류 등은 보험을 가입한 보험회사의 콜센터 또는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⑥한꺼번에 받거나 나눠 받거나…보험금 수령법 변경 가능
사망보험금이나 후유장애보험금은 일반적으로 금액이 커서, 상품에 따라서 한꺼번에 지급(일시지급)하거나 나누어서 지급(분할지급)하기도 한다. 이 경우 보험상품의 약관에 따라 보험금을 받는 사람이 일시지급되는 보험금의 수령방법을 분할지급으로 변경하거나, 분할지급되는 보험금을 일시지급으로 변경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가장이 사망한 경우 유족이 가정형편 등을 고려해서 분할지급되는 사망보험금을 한꺼번에 받을 수도 있다. 후유장애로 인해 직장을 잃은 경우 일시지급되는 후유장애 보험금을 나누어서 받는 것으로 바꿀 수 있다. 다만, 구체적인 사항은 가입한 보험상품의 약관을 확인해야 한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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