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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기 비서실장, 리퍼트 대사 피습 후 종북좌파 지원 전수 점검 지시"

중앙일보 2017.11.07 15:40
박근혜 정부에서 국가정보원장과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이병기 전 비서실장이 2015년 3월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피습사건 뒤 종북좌파 단체의 국가보조금 지원 실태를 전수 조사하라고 지시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이 전 실장은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후임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왼쪽)과 이병기 비서살장. [중앙포토]

박근혜 전 대통령(왼쪽)과 이병기 비서살장. [중앙포토]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 조용철) 심리로 7일 열린 김 전 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에 대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 재판에서 증인으로 나온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이 이같이 증언했다. 김 전 수석 역시 같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김상률 전 교문수석, 법정에서 증언
"국정원 보고 뒤 민정·교문수석에 지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김 전 수석에게 2015년 3월25일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회의 결과 자료를 제시했다. 해당 자료에는 ‘민간단체에 대한 정부 보조금 상당 부분이 종북좌파 세력에 의해 점령당했다‘ ’민정·교문·정무 수석비서관이 현 상황을 면밀히 스크린하라‘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 [중앙포토]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 [중앙포토]

특검팀이 “어떤 이슈가 있었길래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같은 지시를 하냐”고 묻자 김 전 수석은 “당시 김기종이라는 사람이 세종문화회관에서 미국대사를 테러한 사건이 터졌다”고 답했다. 이 전 실장이 국정원으로부터 ’김기종은 종북좌파 성향이고 테러 전에 국가 보조금 수천만원을 받아 작업했다‘는 정보보고를 받았고, 이후 “국제적 물의를 빚은 종북좌파를 지원할 필요가 있냐”며 민정·교문·정무수석실에 보조금 관련 전수 검토를 지시했다는 게 김 전 수석의 설명이다. 당시 민정수석은 우병우 전 수석, 정무수석은 조윤선 전 장관이었다.

마크 리퍼트 미국 대사를 공격한 혐의로 징역 12년을 확정받은 김기종 우리마당 대표. [중앙포토]

마크 리퍼트 미국 대사를 공격한 혐의로 징역 12년을 확정받은 김기종 우리마당 대표. [중앙포토]

김 전 수석은 “리퍼트 대사 피습사건과 관련해선 지속적으로 (국정원) 정보보고가 올라왔다. 이 전 실장은 김기춘 전 실장과 달리 그 정보보고를 인용해 주의를 환기시켰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전 실장의 이같은 지시에 대해 “종북좌파에 대해선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는 개인적인 소신이 있다“고 말했다.

 
특검팀이 2014년 12월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 자료를 제시하며 “여기에도 문제단체·작품이라는 말이 등장하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이 문제단체나 작품이 뭐냐고 물으면 뭐라고 답했냐”고 질문하자 김 전 수석은 “문체부 심사 기준에 어긋나는 작품을 배제시킨다고 했다. 국가 원수 모독 영화 등을 말했다”고 답했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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