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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묵부답 북한이 평창겨울올림픽 참가 가능성은

중앙일보 2017.11.02 14:49
‘지구촌의 겨울 축제’인 올림픽을 밝힐 성화가 1일 한국에 도착해 봉송길에 오르며 제 23회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이 카운트 다운에 들어갔다. 한국의 메달 밭으로 평가받고 있는 쇼트 트랙을 비롯해 15개 종목의 참가 출전권 주인이 대부분 가려졌고, 선수들은 마지막 커니션 조절에 나섰다. 강원도 평창과 강릉을 비롯해 개최지에선 경기장과 선수단 숙소 등의 막바지 점검에 들어갔다.
올림픽 준비가 막바지에 이르며 국제올림픽조직위원회(IOC)와 정부는 북한의 참가를 위해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북한 ‘초청’과 ‘출전’을 마지막 과제로 삼은 것이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최근 “북한이 출전할 경우 모든 경비와 훈련비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올림픽 출전을 위해선 예선전 성격의 각종 국제대회에 참가해 일정 이상의 성적을 내야 하고, 선수들은 몇 년을 준비해 예선전을 치러야 하지만 북한에는 이례적으로 ‘특혜’를 주겠다는 입장이다. 북한이 결정하면 대규모 선수단 파견이 가능한 셈이다.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IOC가 북한 설득에 나선 건 이번 올림픽의 성격 때문이다. 정부는 평창 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규정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본지 통화에서 “한반도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라며 “올림픽 정신을 살려 국제사회를 향한 평화의 울림을 전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최근 핵과 미사일 개발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어 올림픽 개최를 우려하는 시각들이 있다”며 “북한이 참가하게 된다면 이런 우려를 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반도의 평화분위기 조성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이 자국 선수들을 보내놓고 군사 도발을 할 가능성이 줄어드는 만큼 참가국들의 한반도 안보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면서 평화를 구축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는 뜻이다.
또 북한의 참여가 올림픽 흥행의 관건이 될 수 있다는 판단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올림픽에 주목을 끌만한 흥행요소가 많지 않다”며 “북한 선수단이나 응원단이 참가한다면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도 흥행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피겨 여제 김연아 선수가 은퇴하면서 다른 나라에서 올림픽 경기가 열릴 때보다 관심이 줄어 들 수 있다는 우려다. 남과 북이 공동으로 분위기 띄우기가 절실한 상황인 셈이다. 익명을 원한 당국자는 “지난 6월 장웅 북한 IOC 위원이 북한 태권도 시범단과 방한했을 때 정부가 생각하고 있는 그림을 비공식적으로 제안하고 설명했다”며 “북측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북한이 최근 완공한 강원도 원산 인근의 마식령 스키장에서 남과 북 선수단이 결단식을 하고, 원산에서 크루즈 선박을 타고 속초에 오는 방식이라고 한다. 또 공동입장을 하거나 단일팀을 꾸리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최 지사는 “이번 올림픽에 남ㆍ녀 싱글, 페어, 아이스댄싱 등 4개 종목이 참여해 메달을 겨루는 피겨스케이팅 단체전이 있다”며 “한국은 남ㆍ녀 싱글과 아이스댄싱 출전권이 있고, 북한은 페어 종목 출전권을 획득해 하나의 팀을 만들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럴 경우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남북 단일팀 출전이 가능해진다. 한국 정부를 비롯 IOC 등에서도 북한의 참여를 위해 단일팀 구성 뿐만 아니라 번외 경기 참석 등을 놓고 검토중이다.  
문제는 북한의 반응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이 출전을 염두에 두고 예선전을 치렀고, 페어 부분에서 출전권을 딴 이상 최소한 이들은 오지 않겠냐”고 전망했다. 북한 피겨스케이트 페어 부분의 김주식-염대옥 조는 지난 9월 28일 독일에서 열린 국제대회에서 북한의 유일한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북한도 지난달 30일 올림픽 출전권을 사용하겠다는 뜻을 ISU에 통보했다. 최소한 이 종목의 참가 뜻을 밝힌 셈이다. 그러나 선수단 규모 등에 대해선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정부와 IOC의 ‘특혜 러브콜’에 대해서도 묵묵부답이다. 당국자는 “정부가 북한의 참여를 위해 다각적으로 뛰고 있고, 필요할 경우 남북 체육회담을 제안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아직 90일 이상의 시간이 있고, 현재 남북간 채널이 전혀 없는 점을 고려해 IOC뿐만 아니라 중국을 통해서도 북한의 참여를 독려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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