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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 축전외교로 관계복원 하나…시진핑의 축전, 언중유골?

중앙일보 2017.11.02 12:06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게 전문을 보내 “새로운 정세에서 북·중 관계 발전과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자”고 말했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2일 보도했다. 지난달 25일 김정은이 시 주석의 당 총서기 선출에 대한 축전(祝電)을 보낸데 대한 시 주석의 답전(答電)이다.
 

김정은 축전에 시진핑 "사의를 표한다" 답전
냉랭해진 양국 관계 축전 외교로 개선 가능성
과거 전통 우호 관계 강조 대신
"새로운 정세 하 지역의 평화와 안정, 공동 번영 수호하자"

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얼마 전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와 위원장 동지가 중국 공산당 제19차 대회가 진행되고 내가 다시금 중국 공산당 총서기로 선거(선출)되고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 취임한 것과 관련하여 각각 축전을 보내준 데 대하여 나는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를 대표하여, 그리고 나 자신의 이름으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와 위원장 동지에게 진심으로 되는 사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은 “새로운 정세 하에서 중국 측은 조선 측과 함께 노력하여 두 당, 두 나라 관계가 지속적으로 건전하고 안정적으로 발전하도록 추동함으로써 두 나라 인민들에게 더 훌륭한 행복을 마련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 공동의 번영을 수호하는데 적극적인 기여를 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위원장. [중앙포토]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위원장. [중앙포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연합뉴스=AP]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연합뉴스=AP]

 
 
시 주석의 전문은 지난해 7월 11일 ‘북·중 우호 협조 및 상호원조 조약’ 체결 55주년을 맞아 보낸 축전 이후 1년 4개월여 만이다. 이 때문에 양국 지도자들이 전문외교를 통해 냉랭해진 관계의 회복 수순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 당국자는 “중국은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으로 미국의 압박이 강해지자 곤란한 상황에 놓였다”며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중국이 동참하면서 양국 관계가 소원해졌는데 최근 중국 당 대회를 계기로 양측이 주고받는 전문이 관계회복의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중국과의 관계가 나빠지자 최근 러시아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그래서 북한과 중국의 축전외교가 고위 관계자의 인적 교류로 이어지면서 관계 회복이 이뤄질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김정은이나 시 주석의 축전 내용을 보면 조금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진희관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북한과 중국은 치아와 입술에 비유해 입술이 없으면 치아가 시리다는 표현을 할 정도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며 “하지만 최근 축전과 답전을 통해 관계 회복의 기미를 보이기는 했지만, 내용에 전통적 우호 관계를 강조하는 부분이 빠져 있어 북한의 추가도발이나 중국의 대응 등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김정은은 지난달 25일 보낸 축전에서 축하 메시지를 전하기는 했지만 ‘선대(先代)에서부터 맺어온’ 등 과거 전통적 우호 관계를 언급하지 않았다. 시 주석 역시 ‘새로운 정세에서’‘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 등 북한의 도발에 대한 불만을 암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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