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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중국으로 가는 모든 길은 ‘일대일로’로 통한다!

중앙일보 2017.11.02 11:30
중국의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전략을 보면서 나오는 냉소적 반응 하나. “워낙 과장과 뻥이 심한 중국이 내놓은 전략이라... 시간 지나면 유야무야될 게 뻔할 거다.” 좀 더 현실적인 반응 하나. “시진핑 주석이 주창한 거니 그의 임기가 끝나는 2022년이면 없었던 일이 될걸. ”  
 
한데 앞으로는 이런 반응이 쑥 들어갈 것 같다. 대신 중국을 알려고 하면 “도대체 일대일로가 뭔가”라는 질문부터 먼저 하게 생겼다.
일대일로가 당장(黨章·당헌)에 삽입되기 때문이다. 헌법 위에 있는 당장은 공산당의 지도 지침이다. 중국의 모든 정책과 전략이 그 테두리 안에서 이뤄진다. 때문에 앞으로 중국의 모든 정책, 특히 대외 정책은 일대일로와 연계해 추진될 수밖에 없게 됐다. 시 주석은 자신이 물러나도 일대일로가 끝까지 추진되도록 대못을 박았다고 할 수 있겠다.
2016년에 열린 일대일로 공작회의에서 향후 일대일로 추진 방향을 역설하는 시진핑 주석 [사진 신화망]

2016년에 열린 일대일로 공작회의에서 향후 일대일로 추진 방향을 역설하는 시진핑 주석 [사진 신화망]

발표는 외교부가 했다. 겅솽 외교부 대변인은 10월 26일 “19차 당대회에서 당헌 개정안이 통과됐다. 여기엔 일대일로 당헌 삽입이 포함돼 있다. 이는 공산당의 지도하에 일대일로 건설을 고도로 중시한다는 뜻이다. 동시에 국제 협력을 통해 일대일로를 건설하겠다는 결의이고 믿음이다"고 논평했다.
 
겅 대변인은 이어 시 주석의 당대회 보고 중 일대일로 관련 내용을 소개했다.

... 적극적인 일대일로 건설을 통해 외자유치와 (기업의) 해외 진출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그리고 국제 사회와 같이 논의하고 공동으로 건설하며 서로 윈윈하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 혁신과 개방 능력을 제고하고 육지와 바다가 연동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며 동서가 서로 이익을 보는 개방형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근대 실크로드 상인 [사진 바이두 백과]

근대 실크로드 상인 [사진 바이두 백과]

결론은 겅 대변인이 이렇게 내린다.  

우리는 일대일로가 중국의 개방 발전과 혁신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각국은 물론 전 세계 경제에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확신한다. 또 세계 평화와 안전, 공동 번영, 포용,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데 새로운 공헌을 할 것으로 믿는다.

일대일로에 대못이 박힘에 따라 앞으로 중국과의 모든 교류는 일대일로의 추이를 면밀히 관찰하면서 이뤄질 수밖에 없게 됐다. 한국 기업이 특정 지역에 진출할 경우 해당 지역 정부의 일대일로 정책을 반드시 인지해야 한다는 얘기다. 외교도 마찬가지다. 중국 외교관이 일대일로로 무장하고 협력하자고 달려드는데 우리 외교관들이 ‘뻘소리’하면 될 일도 안 될 수 있다.  
 
심지어 북핵 문제도 일대일로를 활용할 필요가 있겠다. 경제와 문화 실크로드를 앞세워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보자는 거다. 중국도 일대일로를 통해 북한과 대화할 수 있다면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아니겠나. 그래서 국립외교원에 일대일로 코스를 개설할 필요가 있다. 어찌 이 뿐이겠나. 중국 시장을 공략할 기업이라면 산하 연구소든 관련 부서에 일대일로 전담팀 하나쯤 둘 만하다.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 [사진 바이두 백과]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 [사진 바이두 백과]

지방 정부 간 교류도 예외가 아니다. 경주와 시안(西安)이 인문 교류를 한다고 치자. 신라 시대 경주에서 출발해 시안을 거쳐 서역으로 가던 실크로드 사전 지식을 갖고 시안 측 파트너를 만나는 것과 그러지 않는 쪽, 어느 쪽이 풍성하고 의미 있는 인문 교류를 할 수 있을까. 꼭 중국을 ‘갑’으로 생각하고 이런 준비를 하자는 게 아니다. 어차피 중국이 일대일로로 무장하고 한국 파트너를 만날진대 우리도 준비를 하고 상대해야 하지 않느냐는 거다. 일대일로 규모와 시장성이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여서다.
 
중국 정부 분석에 따르면 일대일로 연선 국가는 65개 국가. 인구는 46억 명으로 세계 인구의 63%다. 경제 규모는 21조 달러로 세계의 29%에 달한다. 이같은 규모는 일대일로가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020년을 전후해 남미와 북미를 제외하고 전 세계가 일대일로 연선 국가에 포함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상이 이러니 그동안 중국의 모든 정책에 부정적이던 일본마저 일대일로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고대 실크로드 중심지였던 간쑤성 량저우의 1900년대 모습 [사진 바이두 백과]

고대 실크로드 중심지였던 간쑤성 량저우의 1900년대 모습 [사진 바이두 백과]

물론 중국의 목적은 경제와 소통 못지않게 자국 영향력 극대화도 노리고 있다. 이미 일대일로 연선 65개 국가를 상대로 기업 간 협력을 타진하고 있고 해상 실크로드 연선 국가에는 현지 군항 개발도 적극 추진하고 있는 중국이다. 파키스탄의 과다르 항, 스리랑카의 콜롬보 항, 인도네시아의 탄중프리오크 항구, 동아프리카의 지부티항 등 수십 개 항구가 중국 손에 들어간 상태다. 대양 해군을 위한 인프라 구축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중국 대양 해군의 군사력 팽창이 동북아로 향할 날도 멀지 않았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국가 안보를 위해서도 일대일로를 연구하지 않을 수 없는 지경이 됐다.
 
차이나랩 최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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