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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기업 자발적 개혁의지에 여전히 의구심..공익재단, 지주회사 수익구조 실태 조사할 것"

중앙일보 2017.11.02 10:00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2일 “기업들의 자발적인 개혁 의지에 대해 여전히 의구심이 있다”라고 말했다. 또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재단의 운영 실태 및 지주회사의 수익구조 조사 계획을 밝혔다. 
 

김상조 공정위원장, 삼성 현대차 등 5개 기업 CEO와 회동
지난 6월 이후 2번째 만남...재벌 자발적 개혁 '중간점검' 성격
"개혁 의지 미흡"지적.."세밀한 전략 속도감 있게 해야"
"기업집단국 역할은 기업정책 제도 개선 마련 위한 것"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프랜차이즈산업협회 자정실천안 발표회에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프랜차이즈산업협회 자정실천안 발표회에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삼성ㆍ현대자동차ㆍSKㆍLGㆍㆍ롯데 등 5대 그룹 전문 경영인들과 정책 간담회를 가졌다. 주요 대기업 집단 전문경영인과 만난 건 지난 6월 이후 2번째다. 이상훈 삼성전자 사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하현회 ㈜LG 사장, 황각규 롯데 지주 사장이 참석했다. 이동근 대한상의 부회장도 배석했다.
 
김 위원장은 “경영 환경이 어려운 상황에서 기업인들이 노력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기록한 점에 감사드린다”고 운을 뗐다. 하지만 곧이어 쓴소리를 시작했다. 그는 “일각에서는 기업들의 소극적인 자세로 새 정부의 개혁 작업이 지지부진함을 면치 못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의심과 비판은 변화의 과도기 동안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라면서도 “기업의 전략이 시장과 사회의 반응으로부터 지나치게 괴리돼서는 안된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국민이 기업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도록 좀 더 세밀한 전략을 좀 더 속도감 있게 진행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향후 공정위의 기업 관련 정책에 대한 ‘로드맵’을 내비쳤다. 신설된 기업집단국의 역할에 대해 김 위원장은 “기업집단국은 대기업을 조사ㆍ제재하는 것만을 목적으로 하는 조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집단국은 공시정보나 서면 실태조사, 사건 처리 등을 통해 수집한 자료를 유의미한 정보로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작업을 기본으로 한다”라며 “이런 정보 축적과 조사ㆍ제재 등의 결과로 한국의 기업정책에 대한 법제도 개선 방안을 제안ㆍ집행하는 게 최종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또는 정서적 요구에 흔들리지 않는 공정한 시장질서와 효율적인 기업 구조를 만드는 게 저의 생각”이라며 “준법경영과 상생협력을 실천하면 걱정할 일이 없다”라고 말했다.
 
당장의 기업집단국의 역할에 대해 김 위원장은 “우선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재단의 운영실태를 전수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익재단의 설립 취지에 부합하는 활동을 하는지 여부를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또 지주회사의 수익구조도 조사한다. 김 위원장은 ”지주회사는 자회사로부터의 배당금이 주된 수입이 돼야 하는데 현실에서는 브랜드 로열티와 컨설팅 수수료, 건물 임대료 등의 수입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거로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수익 구조의 문제점을 살피고 이 과정에서 일감 몰아주기 등의 문제는 없는지 살필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또 최근 외부인과 공정위 직원 간 접촉을 관리하기 위해 만든 윤리준칙과 관련해 “공정위 규정을 준수해 공정위와 기업이 모두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선순환의 길로 들어설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말했다. 또 “기업지배구조 모범규준을 스스로 실행하고 특히 사외이사 선임 등의 주요 현안에 대해 평상시에 기관투자자들과 대화하는 적극적인 자세를 갖춰줄 것”을 당부했다. 또 “노사관계에서 사용자단체가 합리적 의견을 제시하는 건전한 대화의 파트너로 제자리를 잡는데 5대 그룹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말했다.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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