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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출당 진통, 전대 갈등 … 결론 못내는 보수 야당 재편

중앙일보 2017.11.02 01:23 종합 10면 지면보기
바른정당이 1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당의 진로를 논의했다. 통합파인 황영철·김무성·이종구·김용태 의원(왼쪽부터)이 나란히 서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자강파 유승민 의원. [임현동 기자]

바른정당이 1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당의 진로를 논의했다. 통합파인 황영철·김무성·이종구·김용태 의원(왼쪽부터)이 나란히 서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자강파 유승민 의원. [임현동 기자]

자유한국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 결정을 앞두고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1일 초·재선 의원들이 각각 회동했고 홍준표 대표는 최고위원, 초선 의원들과 잇따라 모임을 가졌다.
 

홍준표 “3일 최고위 연기 없다”
초·재선 그룹선 홍대표 책임론도
내일 출당 확정될지는 미지수

남경필, 한국당과 통합전대 주장
유승민 거부 … 5일 다시 의총 열기로

이날 한국당의 첫 모임은 재선 의원 19명의 점심 자리였다. 오전 11시30분 시작된 모임에서 김진태·박대출·이완영·이장우 의원 등 친박 성향 의원들이 분위기를 주도했다. 이들은 “당 혁신위가 홍 대표의 홍위병 노릇을 하고 있다” “홍 대표가 서청원 의원과 진흙탕 싸움을 벌인 것은 부적절하다” 등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이장우 의원은 “분열의 정치가 아닌 대통합을 하자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며 “박 전 대통령의 출당에는 반대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고 말했다. 대통합에는 서청원·최경환 의원의 출당 역시 반대한다는 의미도 포함돼 있다.
 
재선 의원 모임 30분 후인 낮 12시부터는 홍 대표와 최고위원 간 오찬도 시작됐다. 홍 대표 측은 “방미 성과를 설명하는 자리”라고 했지만 박 전 대통령 출당을 위한 설득전의 성격이 컸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박 전 대통령의 출당 문제 등 인적 청산은 거의 언급되지 않았다고 한다. 정우택 원내대표만 식사 초반에 “당이 화합해야 하는 만큼 표결까지는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한 게 전부였다. 친박계 김태흠 최고위원은 “홍 대표가 앞으로 당내 문제는 최고위원들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반면에 모임에 참석한 한 최고위원은 “홍 대표가 최고위에서 전향적 자세를 보일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오후 2시에는 초선 의원 37명이 국회에서 회동을 했다. 모임을 주도한 김성원 의원은 “박 전 대통령 출당 문제나 홍 대표의 책임론에 대한 문제가 상당히 많이 나왔고, 찬반 논리가 많이 있었다”며 “8일 다시 모임을 갖고 의견을 모아 발표할 수도 있다”고만 말했다.
 
이에 따라 3일 최고위에서 박 전 대통령의 출당 문제가 결론 날지도 안갯속이다. 홍 대표 측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은 2일 자정이면 자동 출당된다”며 “3일 최고위는 의결이 아니라 보고받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대표도 "최고위의 연기는 없다”고 단언했다. 하지만 당내 반발이 계속될 경우 홍 대표가 한 차례 더 숨고르기에 들어갈 수도 있다. 홍 대표는 2일에도 재선 의원과 3선 의원을 잇따라 만난다.
 
바른정당은 전당대회 실시 여부를 놓고 내홍이 벌어졌다. 한때 자강파로 간주됐던 남경필 경기지사는 1일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전당대회 개최가 분열로 이끈다면 이를 연기하고 한국당과의 (통합) 전당대회를 실시하자”고 제안했다. 김세연 정책위의장도 “자강론이라고 해도 바른정당이 무한히 단독으로 집권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분은 없다”며 “바른정당이 주도하는 한국당과의 통합 전대로 보수 대통합을 추진할 용의가 있다”고 거들었다.
 
하지만 이날 회의는 유승민·김세연·하태경·박인숙·정운천 의원 등 대체로 자강파 의원들이 자리한 ‘반쪽 회의’였다. 자강파의 리더 격인 유승민 의원은 연석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전대는) 그대로 해야 한다”며 사실상 통합 전당대회를 거부했다.
 
바른정당은 이날 오후 4시 의총을 열어 당의 진로를 두고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통합파 측은 전당대회 연기를 주장한 반면, 자강파 측은 예정대로 실시해야 한다고 맞섰다. 결국 “5일 다시 의총을 연다”는 것만 결정됐다. 바른정당 통합파가 탈당 시점으로 염두에 둔 6일을 하루 앞둔 날이다. 통합파인 김무성 의원은 "5일 만나기로 했으니 (마지노선은) 그때” 라며 "합의가 안 되면 어쩔수 없다”고 탈당 강행을 시사했다.
 
안효성·백민경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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