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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자살’ 글 올린 사람들 유인 … 일본서 두 달 새 9명 엽기 살인사건

중앙일보 2017.11.02 01:05 종합 16면 지면보기
“나의 인생은 끝… 같이 죽지 않을래요?”
 

집으로 데려가 살해한 뒤 시신 훼손
희생자 8명이 여자, 4명은 10대

일본에서 한꺼번에 9구의 훼손된 시신이 발견된 사건과 관련, 용의자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자살하고 싶다”며 이런 글을 올린 사람을 범행 타깃으로 물색해온 사실이 드러나 일본 사회가 큰 충격에 빠졌다.
 
SNS가 ‘죽음의 접점’으로 악용된 사례다. 1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가나가와(神奈川)현 자마(座間)시에 있는 용의자(27)의 집에선 시신의 일부가 담긴 아이스박스 8개가 발견됐다. 그는 두 달 전까지 도쿄의 환락가인 가부키초에서 여성을 유흥업소에 파견하는 일을 했다.
 
매춘을 알선했다가 유죄판결을 받기도 했고, 최근 정신적으로 불안정했다는 주변 진술도 있다. “살아 있어도 의미가 없다”는 말을 자주 했고, 자살도 시도했다. 학창시절엔 ‘눈에 잘 띄지 않는 얌전한 학생’이었다는 그는 경찰에서 “돈을 뺏을 목적으로 범행을 저질렀고, 성폭행을 하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범행 뒤엔 욕실에서 시신을 절단, 해체한 뒤 대부분은 쓰레기로 버렸다고도 했다. 지난 8월 말 자마시의 집으로 이사한 지 불과 두 달여 만에 9명을 살해한 엽기적 범죄였다.
 
용의자는 트위터에서 범행 대상을 물색했다. ‘죽고 싶다’ ‘같이 자살할 사람을 찾는다’는 글을 쓴 이용자에게 DM(다이렉트 메시지)을 보내 접근했다. 실제로 누구나 해시태그(#)로 ‘자살모집’을 검색하면 “같이 죽지 않겠냐”는 글이 수십개 검색이 된다.
 
용의자는 시간과 장소를 정해 피해자들을 만난 뒤 집으로 데려와 살해했다. 자살충동이 강했던 피해자들은 순하고 상냥한 모습의 용의자에게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일본언론들은 “SNS로 여러 번 연락을 주고받았기 때문에 의심하지 않았고, 오히려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으로 생각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피해자 9명 가운데 8명이 여성이었고, 4명은 10대였다. 23세 여성 피해자의 경우 행방불명 직전 트위터에 “같이 자살해줄 사람을 찾고있다. 죽고 싶은데 혼자는 두렵다”는 글을 올렸다. 한달쯤 뒤 용의자의 집 근처 전철역에서 두 사람이 만나는 모습이 CCTV에 찍혔다. 용의자는 “처음 만나던 날 범행을 했다”고 진술했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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