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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세 신격호 회장에 징역 10년 구형 이유는

중앙일보 2017.11.01 17:10
“잘 모르겠고, 왜 재판을 하는 건가?”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 김상동)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 휠체어를 타고 출석한 95세의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지금 재판 중인 건 아십니까”라는 김 부장판사의 질문에 제대로 답을 하지 못했다. 간호사ㆍ간병인까지 대동한 채 법정에 나타난 신 회장은 김 부장판사의 질문 취지를 잘 이해하지 못한 듯 “날 누가 기소를 해”“내가 횡령했느냐”등의 답변을 했다.

검찰 "양형기준상 권고 형량이 징역 8년~21년"
전문가 "2015년 이후 재벌 사건 구형 높이는 추세"
효성그룹 조석래 회장도 같은 구형… 1심서 징역3년

 
검찰은 이날 신 총괄회장에게 징역 10년과 벌금 3000억원이라는 중형을 구형했다. 구형에 앞서 검찰 측은 “수사 및 공판 결과 확인된 이 사건 성격과 범행 전반에서의 지위와 역할, 직접 또는 가족들 통해 취득한 이득 규모, 범행 피해가 회복되지 않은 점 등으로 볼 때 연령과 건강상태 고려하더라도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박범계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제2롯데월드 사진[사진 박범계 의원 페이스북]오른쪽은 지난 9월 19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롯데가 오너 비리 공판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뉴스1]

박범계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제2롯데월드 사진[사진 박범계 의원 페이스북]오른쪽은 지난 9월 19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롯데가 오너 비리 공판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뉴스1]

 
이번 구형량은 법원이 재판의 기준으로 삼는 양형기준을 넘지는 않는다. 신 총괄회장의 주요 혐의를 이루는 업무상 횡령과 배임은 그 액수가 50억원이 넘어가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가법)에 따라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의 법정형이 적용된다. 증여세 포탈 혐의 역시 연간 10억원이 넘으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에 따라 같은 형량이 적용된다.
 
검찰은 신 총괄회장의 배임·횡령·조세포탈 액수가 각각 778억원, 509억원, 706억원이라는 혐의를 적용했다. 형벌의 가중 또는 감경 요인을 감안해 작성되는 법원의 양형기준에 따르더라도 권고 형량의 합이 징역 8년~21년 2개월 사이라는 게 검찰 측 설명이다. 특가법에 따르면 포탈 세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의 벌금을 의무적으로 함께 부과해야 한다. 구형한 벌금 3000억원도 이 범위 안에 있다. 
 
검찰 관계자는 “전체 범죄가 신 총괄회장이 최종 지시하고 신동빈 회장이 모두 집행하는 구조여서 두 사람은 공동정범”이라며 “건강상태를 고려했지만 그런 주관적 사정이 처벌의 본질적 요소가 될 수는 없다. 건강 상의 문제는 형 집행 단계에서 고려할 문제다”고 말했다.
 
대기업 배임ㆍ횡령 사건을 전문적으로 다뤄 온 대형로펌의 한 변호사는 “2015년 이후 검찰의 재벌 사건에 대한 검찰의 구형이 이전보다 20~30%가량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건강상의 이유를 양형에 참작하는 법원의 실제 선고 형량과의 갭도 커졌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지난 2015년 11월 검찰은 1500억원 대의 조세포탈과 600억원대 횡령 혐의 등으로 기소된 조석래(82) 효성그룹 회장에게 징역 10년과 벌금 3000억원을 구형했다. 항소심이 진행 중인 조 회장의 1심 선고 형량은 징역 3년과 벌금 1365억원이었다. 조 회장도 암 투병 등 건강상의 문제를 겪어 왔다.  
 
신 총괄회장의 변호인은 “피고인의 애국심과 경영철학을 욕되지 하지 말아주시고 경제계 거목이 조용히 물러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임장혁ㆍ박사라 기자 im.janghy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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