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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랩 리포트]사드 끝! 중국 투자 받는 기업, 이것이 달랐다!

중앙일보 2017.11.01 15:47
한국과 중국 외교부가 지난달 31일 '사드 이전의 상태로 양국 관계를 복원키로 했다'라는 내용의 협의문을 각각 홈페이지에 올렸던 바로 그 시간, 분당 네이버 본사 대강당에서는 '중국의 한국인 2017'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중국에서 활동 중인 ICT 분야 한국 젊은이들이 연사로 참여하는 강연 프로그램이었다. 200여 명의 젊은 청중들이 강당을 가득 메웠다.
 

- 사드 해결은 희소식, 한국의 기술과 중국의 자금이 만나 시장이 열린다
- 중국자본 투자 받으려면 두 가지를 기억하라!
- 당대회 키워드 머릿속에 넣어라
- 외국서 먼저 인정받는 브랜드력 갖춰야

청중들은 강연 사이 쉬는 시간 삼삼오오 모여 "한중 양국 정부가 사드 문제 해결하기로 합의했데~"라고 소곤소곤 얘기를 나눴다. '와, 그러면 중국 시장이 다시 열리는 거네'라는 소리도 들렸다. '사드 끝'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강연장에는 활기가 더했다.  
 
ICT 분야 스타트업에게도 '사드 해결'은 희소식임에 틀림없다. 한국의 기술과 중국의 벤처캐피털(VC)이, 한국의 ICT 상품과 중국의 시장이 만날 수 있는 통로가 더 넓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국 기술+ 중국 VC의 조합은 어떨까? 이날 강연의 핵심 주제 중 하나도 바로 이것이었다.


중국 자본 투자 받은 기업들, 이런 점이 달랐다!
 
모더레이터를 맡은 유재석 원아시아 에디터, 이지인 레전드 캐피털 연구원, 한승희 PwC 전무, 권혁태 NP에퀴티 파트너스 디렉터(왼쪽부터) [출처: 차이나랩]

모더레이터를 맡은 유재석 원아시아 에디터, 이지인 레전드 캐피털 연구원, 한승희 PwC 전무, 권혁태 NP에퀴티 파트너스 디렉터(왼쪽부터) [출처: 차이나랩]

 

권혁태 NP에쿼티 파트너스 디렉터
 
중국 투자자 입장에선 2가지를 중요하게 본다.

첫째는 독자적인 콘텐츠 혹은 기술을 갖고 있느냐다. 유니크한 IP가 있어야 한다. 남들이 따라오기 어려운 격차가 있는 기술을 확보한 한국 회사라면 중국에서 경쟁력이 있다. 로컬 중국 업체들이 워낙 잘 해서 따라 잡힐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둘째 해외에서 인지도가 있어야 한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어느 정도의 브랜드 인지도가 있는 한국 기업이라면 중국에서도 확장성이 있다.

한국 기업의 경우 콘텐츠 면에서는 아직 강세가 있다. 협업을 원하는 중국 기업이 많다. 해외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한국 기업이라면 기회가 있다. 한국 기업이 중국에서 사업을 하게 된다면, 직접 운영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데 만일 그게 어려우면 좋은 중국 파트너를 잡아야 한다. 믿을 수 있는 파트너, 실력 있는 파트너를 찾아야 한다.
 
한국 기업이 선제적으로 상표권 등에 투자를 안 해서 나중에 판을 키웠는데도 상표권에 발목을 묶이는 경우를 많이 봤다. 초기에 1천만원을 먼저 투자했더라면 나중에 10배, 20배 리턴 수익을 받을 수 있을텐데...덧붙여서 팁을 드리자면 중국의 자금 투자를 받을 때는 나중에 대금 처리를 어떻게 할지도 미리 고려를 해두시는 게 좋다.    
 
한승희 전무 [출처: 차이나랩]

한승희 전무 [출처: 차이나랩]

한승희 PwC전무



트렌드를 잘 읽어야 한다. 중국서 투자자들이 AI와 핀테크 두 가지에 군침을 흘린다. 바이두는 무조건 AI만 산다고 공언했다.  
BAT로 불리는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이 세 기업도 M&A 고수들이다. 텐센트는 38개 기업을 인수합병했다. 주로 게임하고 소셜 커머스 기업 위주였다. 알리바바는 29개 기업을 인수했는데, 전자상거래 업체들을 주로 노린다. 동남아와 터키에도 진출하면서 현지 기업들도 사들인다. 바이두는 7개 기업을 인수했다. 바이두는 주로 핀테크와 AI에 관심이 많다. 바이두는 전자상거래 기업은 인수 안 하겠다고 공언했다. 올해도 중국의 M&A는 850조원 이상 될 거로 예상된다.  
차이나 머니를 받기 위해 기억해야 할 핵심 요소는 단연 정책이다. 19차 당대회 마무리가 됐는데 여기서 나온 키워드는 꼭 기억하라. 디지털 경제, 기업가 정신, 국영 기업의 민영화, 세제 개혁, 클린 환경 정책 등이다.  
차이나 머니는 다음의 기업들에 관심이 있다.  
 

1.  혁신적인 기업

2. '아름다운 생활'을 가능케 하는 기업-게임, 영화 기업  

3. 아름다운 중국-친환경 기술을 가진 기업

 
자주 변하는 외국계 기업 투자 지침은 리스크 요인이다. 5년에 한번 외상 투자 지침이 나오는데 지금은 장려 산업이더라도 5년 후에 제한 산업이 될 수도 있다.  
한국 기업인 메디힐 마스크팩 [출처: 메디힐]

한국 기업인 메디힐 마스크팩 [출처: 메디힐]

 
이지인 레전드 캐피탈 연구원


중국은 크고 성장하는 벤처 캐피탈 시장이다. 벤처 캐피탈 시장 규모가 세계 1위인 미국의 70%까지 올라왔다. 레전드 캐피탈은 다양한 한국 기업에 투자했다. 메디힐 같은 화장품 업체도 있고 영화 특수기술업체, 한국 유명 아이돌그룹인 '방탄소년단' 기획사에도 투자했다. 이 밖에 한국의 컴퓨터 클라우딩 기업에도 투자했고 심지어 '장내 유산균'에도 투자했다. 즉, 딱히 특정 섹터의 기업이어야 한다는 건 없다. 해당 상품이나 서비스가 얼마나 완성이 되어 있는지 중국에서 크게 변화를 안 거쳐도 되는지 사업 모델을 본다.  
 
중국보다 세계를 먼저 뚫어야 차이나 머니 받는다


이지인 연구원
중국엔 BAT라는 거대한 모바일 기업이 있다. 그렇다 보니 새로 생겨나는 중국 스타트업들은 이들을 피해 바로 외국으로 나간다.  
 
뮤지컬이라는 앱은 중국서 만들어진 앱인데 독일, 미국 등에서 먼저 인기를 얻었다.[출처: 위키백과]

뮤지컬이라는 앱은 중국서 만들어진 앱인데 독일, 미국 등에서 먼저 인기를 얻었다.[출처: 위키백과]

즉, 처음부터 외국시장을 정조준하는 중국 스타트업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뮤지컬이라는 중국 기업은 15초의 립싱크 동영상을 만들어서 퍼뜨리는 기업인데 독일 미국을 비롯한 서방 시장에서 인기다. 8개 국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레전드 캐피탈이 투자한 중국 기업 중에 중동에 진출한 기업이 있다. 중동이 아직까지 중국에 비해 모바일 보급률이 낮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한 것이다. 이 기업은 현재 15개 국가에서 1위를 한 넥스트 유니콘 회사다.  
 
소셜 광고를 하는 업체인 시취는 레전드 캐피털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시취(時趣)는 SNS에 특화된 광고 회사다. 2011년 베이징에서 시작한 중국 소셜 마케팅 전문업체로 레전드 캐피털이 ABCD 라운드 투자를 했다. 오픈 API 데이터를 분석해서 맞춤형 광고와 실시간 광고를 진행하는 기업이다. 어떤 콘텐츠를 보내야 먹히는지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출처: 메이르 터우탸오]

소셜 광고를 하는 업체인 시취는 레전드 캐피털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시취(時趣)는 SNS에 특화된 광고 회사다. 2011년 베이징에서 시작한 중국 소셜 마케팅 전문업체로 레전드 캐피털이 ABCD 라운드 투자를 했다. 오픈 API 데이터를 분석해서 맞춤형 광고와 실시간 광고를 진행하는 기업이다. 어떤 콘텐츠를 보내야 먹히는지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출처: 메이르 터우탸오]

권혁태 디렉터

글로벌로 가는 중국 모바일 서비스를 잘 봐야 한다. 드론 업체인 DJI는 처음부터 글로벌을 노렸다. 공유자전거인 모바이크 역시 전 세계에 서비스하고 있다. 싱가포르에 사는 제 친구 인스타그램에 모바이크가 올라오는 걸 보면서 "중국 기업이 동남아 사람들의 삶에도 빨리 녹아들어가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잘 되는 기업은 무엇이 달랐을까..."중국의 SNS를 잘 활용했다"
메디힐의 중국 진출기 역시 참고할만 하다. 한국의 1등 마스크팩인 메디힐은 2015년 레전드 캐피탈의 투자를 받았다. 메디힐은 중국서 SNS를 잘 활용한 기업이다. 인기 가수인 미쓰에이의 멤버가 메디힐의 행사에 나온다고 SNS로 적극 공지를 하고 동영상 앱으로 실시간 중계도 했다. 이렇게 액티브하게 중국 소셜 미디어를 활용한 결과 반년 후에 50배 이상 팔로워가 증가했다. 메디힐은 중국 광군제 기간에 티몰에서 인기 마스크팩 1위를 기록했다. 11월 11일 하루에만 올린 매출이 2014년 5100만 달러에서 2016년 3억5600만 달러로 껑충 뛰었다. 얼마나 중국의 SNS 사용자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갔는지를 보면 이 회사의 성공 포인트가 보인다.  
 
중국의 벤처투자 생태계


한승희 전무
 
중국 벤처 투자의 특징은 대기업-중소기업의 공생관계가 지속된다는 점이다. BAT 모두 1조원 이상 펀드 레이징을 한 상태인데 이 돈이 순전히 창업자들을 위해서만 쓰이고 있다. 1000개 이상의 회사들을 발탁해서 본인들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게 한다거나 괜찮은 기업에게 50억원, 100억원씩 투자한다. 자신들이 투자한 스타트업들이 대기업의 플랫폼을 쓰면서 공생관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가령 어떤 창업자가 잘 되어서 알리바바 서비스를 쓰게 되면 처음에는 무료로 사용하지만 나중에는 수수료를 내고 쓰게 된다. 한국의 문화는 이에 비해서 공생관계 형성이 덜 되어 있다는 느낌도 받았다.  
 
차이나랩 서유진, 조범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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