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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KBS 상위직급 60% 초과…이중 73.9% 무보직”

중앙일보 2017.11.01 14:00
감사원은 한국방송공사(KBS)의 상위직급(2직급 이상)이 전체 직원의 60%를 초과하는 등 ‘가분수형 인력구조’라고 지적했다.  
2013년 5793억원이었던 KBS의 방송광고 수입이 2016년에는 4207억원으로 축소되는 등 경영환경이 악화하고 있고 두 차례 감사원으로부터 2직급의 정원을 별도로 정하라는 필요성이 지적됐음에도 여전이 2~5직급의 정원을 통합 관리하면서 승진시키고 있어 2직급 과다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고대영 사장에게 주의를 요구했다.

기관운영 감사결과, “고대영 사장에 주의 조치 통보"

 
감사원 전경

감사원 전경

 
감사원은 1일 “KBS가 광고수입 감소 등 경영수지가 악화하는 상황에서도 효율적 경영을 위한 노력을 소홀히 하고, 일부 직원의 도덕적 해이를 개선하지 않고 있다”며 이 같은 내용의 KBS 기관운영 감사보고서를 발표했다. 감사원은 지난 6월 26일부터7월 21일까지 23명을 투입해 실지감사를 벌인 결과 38건의 위법·부당사항을 적발해 8명에 대해 징계를 요구하는 등 조치했다.
 
감사원은 우선 KBS가 방만하게 인력운영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고위급인 2직급이 1988년 13.7%에서 2007년 45.1%→2013년 57.6%→2017년 60.1%로 늘어난 점을 문제 삼았다.  
 
감사원에 따르면 2016년 기준 2직급 갑(甲)과 을(乙)의 평균 연봉은 각각 1억2200억원, 1억700만원이었다. 문제는 상위직급자 가운데 상당수가 무보직 상태라는 점이다. 감사원은 지난 7월 1일 기준 2급 이상 상위직급자 가운데 73.9%가 무보직 상태라고 했다. 관리직급과 1직급자 386명 가운데 264명(68.4%), 2직급 갑과 을 직급자 2379명 가운데 1778명(74.7%)이 무보직자였다.
 
감사원이 든 실례에 따르면 A센터 B팀의 경우 1직급 4명이 2직급 갑 팀장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체육관 관리·복리후생 상담·체육대회 업무·전세금 대출 및 사후 관리 업무를 맡고 있었다.
 
또 C팀은 관리직급 1명이 2직급 갑 팀장 밑에서 지로대금 납부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고 D팀에선 1직급 2명이 2직급 갑의 지휘 아래 채권 압류 관리, 급여공제 관리 업무 등 평직원이 하는 업무를 맡고 있었다.
 
2직급 무보직자들 가운데 일부는 도서관의 단행본 수집, 지사 행정 서무, 화상회의 관리 등 업무 난이도와 책임 수준이 낮은 평직원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하위직급보다 높은 보수를 받는 실정이라고 감사원은 전했다.  
 
감사원은 “과다한 상위직급 인력운영으로 경영 상황이 악화되고 있어 직급 구조의 개선이 시급함에도 노동조합의 동의 등을 이유로 개선하려는 노력 없이 장기간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고대영 사장에게 상위직급이 과다한 인력구조를 개선하지 않는 등 KBS 경영에 부담을 주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 통보했다. 또 2직급 갑·을의 정원을 통합관리 대상에서 빼내 별도로 관리하고 과다한 상위직급 비율을 줄이는 등 합리적으로 시정하라고 요구했다.      
 
또 감사원은 KBS 아나운서 43명이 2014~2016년 회사 승인 없이 384회에 걸쳐 영리 목적의 외부행사 등에 사회자로 나서 사례금 8억7000만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KBS의 사내 지침(외부행사 사회·출연 등에 관한 지침)에 따르면 소속 아나운서는 공익적 외부행사에 한해 승인을 받아 사회를 볼 수 있으며 실비를 제외한 사례금은 KBS 수입으로 처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KBS는 2012~2017년 직원 208명의 자녀의 고교 학비(3억6000만원, 무상지급)와 대학 학자금(10억6000만원,무상대출)에 대해 배우자의 직장에서 받은 학자금 지원과 중복해 지급한 것으로 감사결과 드러났다.  
 
이에 감사원은 승인 없이 외부행사 등에 참여한 관련자 4명에 대해 정직 등 징계 요구하거나 인사자료로 활용하도록 비위 내용을 통보했다.  
 
또 이중지급된 학자금을 환수하는 등 학자금 중복지원 문제를 해소하고 관련자에 대해 징계 등 적정한 조치와 함께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도록 주문했다.  
 
정용환 기자 narrativ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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