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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 교실 미세먼지 유지 기준 어린이집 수준으로 강화

중앙일보 2017.11.01 11:39
전국 초중고 10곳 중 7곳이 야외보다 실내의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상태의 학교 운동장 [중앙포토]

전국 초중고 10곳 중 7곳이 야외보다 실내의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상태의 학교 운동장 [중앙포토]

초등학교 4학년 자녀를 둔 직장맘 이모(42·서울 가락동)씨는 하늘이 뿌연 날이면 불안한 마음이 든다. 미세먼지가 아이 건강을 해칠까 우려돼서다. 학교에서는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야외활동을 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마음을 놓을 수는 없다. 이씨는 “바깥활동을 자제하는 것만이 방법은 아닌 것 같다. 아이들이 오랜 시간 머무는 실내 미세먼지가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학교 70% 실내 미세먼지 농도 야외보다 높아
교육부, 학교보건법 시행규칙 개정안 입법예고

교실 내 초미세먼지(PM2.5) 유지 기준 신설해
어린이집, 노인요양병원 수준으로 관리 강화

학교의 장은 연 1회 이상 정기점검 ‘의무’
유지기준 초과하면 시설 개선 등 사후관리

미세먼지 문제가 나날이 심각해지면서 이씨처럼 실내 공기의 질을 걱정하는 학부모가 많다. 실제 전국 초중고교 10곳 중 7곳의 실내 미세먼지 수준이 야외보다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병욱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2016년 교사 내 공기 질 점검’ 결과 지난해 교실 내 공기와 외부 공기의 질이 동시에 측정된 전국 3703개 학교 중 2562개 학교의 교실 미세먼지(PM10) 농도가 외부보다 높았다.
 
서울 송파구의 한 중학교의 실외 미세먼지 농도는 m³당 8.9μg이었지만 교실 안 미세먼지 농도는 92.5μg으로 10배가 넘었다. 서울 강동구의 한 초등학교도 외부 미세먼지 농도(10.0μg)보다 교실 미세먼지 농도(84.5μg)가 더 높았다. 이들 교실은 환경부 기준으로 최소 ‘나쁨’(81~150㎍/㎥) 등급에 해당한다.
 
지역별로 보면 실내공기가 실외보다 나쁜 학교의 비율은 경북이 73.5%, 서울 72.8%, 충북 72.2%, 부산 71.8% 등 순으로 나타났다. 가장 낮은 지역은 세종(25.4%)이었다. 김병욱 의원은 “WHO는 실내공기 오염에 의한 연간 사망자 수가 280만 명에 이르고 실내 오염 물질이 실외 오염 물질보다 폐에 전달될 확률이 약 1000배나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며 “실내 공기 질 관리를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해야”고 지적했다.
 
실내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자 교육부는 교실 내 공기의 질 관리 강화에 나섰다. 교실 내 초미세먼지(PM2.5) 유지기준을 신설해 어린이노인 등이 이용하는 보육시설과 노인 요양시설과 같은 기준(70㎍/㎥)으로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교육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학교보건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2일부터 12월 12일까지 입법 예고한다고 1일 밝혔다. 새로운 미세먼지 유지 기준은 내년도 신학기부터 적용한다.
 
현재 교육부는 학교보건법에 따라 매년 한 차례 외부 전문업체에 맡겨 교실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하고 있지만, 초미세먼지는 농도 측정 기준이 없었다. 이와 함께 학교의 장은 연 1회 이상 정기점검을 하고, 유지기준을 초과하는 시설은 사후조치를 의무화할 예정이다. 조명연 교육부 학교정책과장은 “실내에서는 오염물질이 빠져나가지 못해 일반적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더 높다”며 “실내 공기 질이 좋지 않을 경우 수시로 환기를 하는 등 공기 질을 관리하도록 안내하겠다”고 말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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