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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어금니 아빠' 이영학, 지능 下 수준···변태성욕자"

중앙일보 2017.11.01 11:02
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어금니 아빠' 이영학이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달 15일 오후 서울 북부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스1]

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어금니 아빠' 이영학이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달 15일 오후 서울 북부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스1]

여중생을 살해해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어금니 아빠' 이영학(35)은 자신이 희귀질환을 앓는 것에 대해 과도한 피해의식을 갖고 있고, 이에 대한 보상으로 변태적인 성적 집착을 보여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희귀질환 피해의식에 과도한 남성성 집착
누가 봐도 비정상적인 변태적 성욕 가져"
'아청법' 상 강간 등 살인은 최소 무기징역

서울북부지검은 1일 이영학을 살인과 추행유인,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하며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영학에게 적용된 살인 혐의는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상 강간 등 살인이다. 이 법에 따르면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강간·강제추행 등의 죄를 범하고 살해까지 저지른 사람은 사형 또는 무기징역으로 처벌한다. 
 
검찰에 따르면 이영학의 지능지수는 평균 '하(下)' 수준이나, 일상생활에는 지장이 없는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정서와 성격 등을 분석한 결과 거대 백악종이라는 희귀질환을 앓는 것에 대한 피해의식이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자신에 대한 비난에 대해 강한 분노감 갖고, 남성성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문신과 차량 튜닝, 가학적 성행위 등이 남성성 집착에 해당하는 행동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어금니 아빠' 이영학이 문신한 상체를 과시하며 자신의 SNS에 올린 사진. [연합뉴스]

'어금니 아빠' 이영학이 문신한 상체를 과시하며 자신의 SNS에 올린 사진. [연합뉴스]

검찰이 실시한 '성 일탈검사(KISD)'에서는 성적 가학, 관음 장애, 음란물 중독 등 거의 모든 지표가 '높음'으로 측정돼 변태성욕 장애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 관계자는 "압수한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휴대전화기 등을 분석한 결과 이영학에게 왜곡된 성적 취향이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앞서 이영학의 성매매 의혹 등을 조사하고 있는 서울 중랑경찰서는 이의 자택에서 압수한 전자기기 등에서 아내 최모(32)씨가 남성과 유사성행위를 하는 모습의 영상이 담긴 파일을 찾아냈다.
 
이영학은 아내 최씨가 자신의 성적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대상이라고 인식하고 성욕을 해소하다, 아내 사망 이후 그를 대신할 존재를 적극적으로 찾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딸(14)의 친구인 김양을 성추행 목적으로 유인한 것 역시 이런 이유 때문이라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아내와 인상이 비슷하다고 여긴 피해자를 특정해 유인했고, 각종 성인용품을 이용해 가학적으로 성추행했다. 그러다 피해자가 깨어나자 신고당할 것을 두려워해 젖은 수건으로 다시 의식을 잃게 한 뒤, 목을 졸라 살해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박성진 서울 북부지검 차장검사가 1일 오전 서울북부지검에서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성진 서울 북부지검 차장검사가 1일 오전 서울북부지검에서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은 이날 이영학을 재판에 넘기면서 기존 혐의에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추가했다. 이영학은 범행 당시 수면제를 탄 음료를 미리 준비해 딸 이양이 김양에게 건네도록 했는데, 검찰은 이를 향정신성의약품 남용으로 봤다. 김양이 잠든 뒤에도 이영학이 주사기를 이용해 수면제를 녹인 물을 김양의 입으로 흘려 넣어 추가로 투약한 사실도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이영학과 그의 딸이 일회성 범행에 그치지 않고 피해자를 일정기간 지배 하에 두려고 했던 정황도 조사 과정에서 드러났다"고 부연했다.
 
검찰은 이날 이영학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구속된 박모(36)씨도 재판에 넘겼다. 박씨는 지난달 3일 자신의 차량을 이용해 이영학의 짐을 옮기고 이와 그의 딸을 도피시키고, 서울 도봉구에 은신처를 마련해 준 혐의를 받고 있다.
 
이영학을 도와 미성년자를 유인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로 지난달 30일 구속된 이영학의 딸은 경찰에서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영학의 부인 사망 경위 등 추가로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박성진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는 "현재 경찰에서 진행 중인 성매매 영업 관련 수사, 후원금 관련 수사, 이영학의 아내 변사사건에 대해서도 경찰과 긴밀히 협조해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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