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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먹고 살 곳간 사라져"…경북 원전 4기 중단 5조원 증발

중앙일보 2017.11.01 09:19
경상북도가 분석해 만든 원전 예상 피해 관련 자료. [자료 경상북도]

경상북도가 분석해 만든 원전 예상 피해 관련 자료. [자료 경상북도]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새로 짓기로 한 원전 4기가 있는 경북의 경제적 손실이 5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전 건설 중단으로 지방세수와 지원금 등이 증발하면서다.  
 

경상북도 60여간 원전 가동 가정해 분석했더니
신한울 3.4호기와 천지 1.2호기 각각 2조5537억원
고용 유발효과 피해도 연간 1240만명 발생 예측

경상북도는 1일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에 따른 신규원전건설 백지화로 지역의 경제적 손실은 5조원 정도, 연간 고용 유발효과 피해는 1240만명이다"고 발표했다. 
 
경북에는 모두 4기의 신규 원전 건설 사업이 진행 중이다. 올해 착공 예정이던 울진군 신한울 3·4호기와 2019년 착공 계획을 가진 영덕군 천지 1·2호기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 발표 직후인 지난 6월부터 이들 신규 원전 건설 사업은 모두 멈췄다. 신한울 3·4호기는 실시설계 중에, 천지 1·2호기는 용지 매입 과정 중에 있었다.
 
천지원전 건설사업이 추진된 경북 영덕군에 들어선 펜션 건물. [중앙포토]

천지원전 건설사업이 추진된 경북 영덕군에 들어선 펜션 건물. [중앙포토]

경상북도 측은 경제적 손실 예측 수치를 원자력산업회의에서 발행한 『원자력산업실태조사』와 산업통상자원부 『2016년 원전백서』를 기초로 두고 뽑았다. 향후 60여년간 이들 원전이 실제 가동된다는 가정을 두고, 특별지원사업비, 취득세, 사업자지원사업비, 기본지원사업비, 지역자원시설세를 분석했다. 
 
신한울 3·4호기와 천지 1·2호기는 각각 2조5537억원, 연간 404억원의 예상 수익 피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일자리 창출 피해도 원전 관련 기관 근무인력 등을 고려해 각각 연간 620만명 정도가 사라진다고 경상북도 측은 분석했다. 경상북도 관계자는 "지역 간접 경제효과 즉, 고용인력 숙식비나 생활비 등 소비활동 피해 금액은 따로 예측하지 않은 금액과 인력 예상치다"며 "간접 경제효과 피해를 더하면 전체 예상 피해 규모는 더 커진다"고 설명했다. 
경북 경주시 양북면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전경. 프리랜서 공정식

경북 경주시 양북면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전경. 프리랜서 공정식

 
먹고 살 '곳간'을 잃은 원전 예정지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울진군은 탈원전 정부정책 반대 범대책위원회를 지난 8월 출범해 원전 유치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 5400명분의 신한울 3·4호기 건설 촉구 서명을 받아 지난달 산업부 등 정부 기관에 전달했다. 영덕군 역시 원전 예정지 부지 일괄매수를 추진을 하는 등 탈원전 반대 움직임이 끊이지 않는다.  
 
경상북도는 탈원전 '쇼크' 대비책 마련에 분주하다. 이에 따라 최근 원전 정책 방향을 '원자력 진흥사업'에서 '안전강화 중심 선도사업'으로 바꿨다. 신규 원전 유치에서 원전 연구 쪽으로 추구하는 사업 방향을 바꾼 것이다. 정부에 원자력해체기술연구센터 유치, 제2원자력연구원 유치, 방사선융합기술원 설립 등 원전 연구 기관 유치를 적극적으로 건의하고 있다. 원전 사업이 중단되면 원전 연구센터를 대신 유치해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하겠다는 복안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철우 의원은 국감 자료를 발표하면서 "원전 건설은 지방발전을 위해 경북 지역주민들이 어렵게 수락한 사업이다. 정부가 탈원전 정책으로 갑자기 원전건설 계획을 폐지함으로써 지역발전에 대한 기대감을 무너뜨렸다"고 지적했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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