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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글로컬] 촛불·태극기 시위 1년, 일상으로 돌아가야

중앙일보 2017.11.01 02:18 종합 20면 지면보기
김정석 내셔널부 기자

김정석 내셔널부 기자

지난해 10월 29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 주최측 추산 3만 명의 인파가 촛불을 들고 모였다. 닷새 전인 24일 JTBC가 최순실씨의 것으로 보이는 태블릿 PC를 입수해 대통령 연설문을 주고 받은 정황이 있다고 보도한 이후 첫 촛불집회였다.
 
그로부터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11월 초에는 촛불집회에 대항해 ‘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박사모)’ 등이 주도하는 탄핵 반대 집회도 열리기 시작했다. 집회 참가자들이 태극기를 들고 모여 이른바 ‘태극기 집회’라고 불렸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되고 새 정부가 들어선 지금 두 집회는 일단락됐다. 하지만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로 대표되는 집단 행동은 국민들의 뇌리에 각인됐다. 실제 박 전 대통령 탄핵 정국 이후인 지난 9월까지 경북 성주군에서 벌어진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관련 집회에서도 반대 측은 촛불을, 찬성 측은 태극기를 들었다.
 
이른바 ‘보수 텃밭’이라고 불리는 대구·경북에서 촛불과 태극기의 충돌은 더욱 도드라졌다. 탄핵 정국 당시 대구에서도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대규모로 열렸다. 이와 함께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경북 구미시에서 지난 3월 6일 유례없는 대규모 태극기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당시 대구 촛불집회를 주도했던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서승엽 전 위원장은 “촛불집회를 처음 열었을 때 대구가 보수 도시이다 보니 많이 모여봤자 수백명 정도 모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3000명이 모였다. 대통령 탄핵 결정 직전엔 5만 명까지 모였다”고 했다.
 
반면 이상호 박사모 경북본부장은 “박 전 대통령이 불법 탄핵 당하면서 그 부당함을 외치기 위해 들고 나온 것이 바로 태극기”라면서 “이젠 태극기가 ‘나라가 이렇게 돼서는 안 된다’는 마음을 담는 그릇이 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대구·경북에선 촛불·태극기집회 1년을 즈음해 대규모 집회가 또 열린다.
 
이달 4일 오후 5시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선 ‘대구촛불항쟁 1주년 대회’가 열린다.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인 오는 14일엔 박 전 대통령 생가에 ‘태극기 부대’가 대거 집결할 전망이다.
 
두 상징이 끊임없이 대결하고 충돌했던 2017년도 이제 두 달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젠 모두가 꿈꾸는 사회를 위해서라도 촛불과 태극기를 내려놓고 일상으로 돌아가야 할 때가 아닐까.
 
김정석 내셔널부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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