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외국인 성형·한방·눈교정 한번에 … 압구정 뺨치는 부산 서면

중앙일보 2017.11.01 02:18 종합 20면 지면보기
지난 27일 부산 서면에 위치한 피부과를 찾은 베트남 의료관광객이 상담을 받고 있다. 2016년 부산을 찾은 베트남 환자는 1513명으로 전년대비 271% 늘었다. [이은지 기자]

지난 27일 부산 서면에 위치한 피부과를 찾은 베트남 의료관광객이 상담을 받고 있다. 2016년 부산을 찾은 베트남 환자는 1513명으로 전년대비 271% 늘었다. [이은지 기자]

지난 27일 부산 부산진구 서면의 A안과에서 베트남인 노티우항(27)은 30분간 6개 장비로 20가지 안과검진을 받았다. 의사 지시를 통역사가 통역해줬다. 양쪽 시력 차이가 커 교정술인 ‘릴렉스 스마일’이 필요했다. 노티우항이 결정을 내리지 못하자 의사는 “오후에 시력교정술을 받으면 다음날 관광에 지장이 없다”고 설명했다. 노티우항은 곧바로 수술을 받았다.
 

병원·호텔 등 손잡고 9년간 공들여
의료관광 상품 만들고 통역 서비스
작년 환자유치 34% 늘어 1만7500명
피부과 등 각종 진료 원스톱 해결
중국인 위해 보험 연계 상품도 개발

부산이 외국인 의료관광객에게 인기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2016년 부산을 찾은 외국인 의료관광객은 1만7505명으로 전년(1만3028명) 보다 34.4% 늘었다. 같은 기간 국내 전체의 외국인 의료관광객 증가 폭(22.7%, 29만6889명→36만4189명)보다 높은 것이다. 부산에서 외국인 의료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은 최대 중심지인 서면. 부산의 ‘외국인 의료관광객 유치 의료기관’ 167곳 중 90곳이 몰려있는 ‘메디칼 스트리트’다. 염동섭 부산시 의료산업과장은 “서울 압구정은 성형외과가 밀집돼 있지만, 서면에는 성형외과부터 피부과·안과·한방은 물론 갑상선 치료까지 한 번에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병원 밀집도는 서면이 전국 최고라는 얘기다.
 
이곳 의료기관 28곳은 의료서비스만으로는 외국인 의료관광객을 만족시킬 수 없다고 판단해 2009년 호텔·면세점·여행사 등 8곳과 ‘서면 메디컬스트리트 의료관광협의회’를 결성했다. 의료·숙박·관광·보험 서비스를 한꺼번에 해결해주기 위해서다. 필요한 의료기관에는 통역을 보내준다. 2011년부터는 국내 최초이자 유일하게 의료관광 축제를 열고 있다. 지난 27일부터 이틀간 열린 제7회 서면메디컬스트리트 축제에는 1만여명의 의료관광객과 관람객 등이 몰렸다.
 
부산롯데호텔 김성한 대표는 “외국인 의료관광객을 공항에서 픽업하고 호텔에 4시간 먼저 체크인 해준다. 피부과 진료로 얼굴에 열이 날 것에 대비해 호텔에는 얼음팩도 준비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의료관광에 공을 들여 중국 상무부 인증(CKA)을 받은 호텔이 부산에 10곳이 있다”고 덧붙였다. 협의회는 중국 의료관광객을 겨냥해 국내 최초로 의료사고 때 보험금을 지급하는 패키지 상품을 올해 초 개발해 적용 중이다.
 
외국인 의료관광객이 늘면서 서면의 의료 수준은 높아지고 있다. 수술 후 곧바로 생활에 복귀할 수 있는 수술법이나 의료장비가 도입된 때문이다. 수술 다음날 수영을 해도 괜찮은 ‘릴렉스 스마일’ 시력교정술은 독일 장비로 가능하다. 국내 보급된 40대 가운데 5대가 부산에 있다. 얼굴 점 제거술은 곧바로 야외활동이 가능한 최신 시술법이 일반화됐다.
 
지난 27일 베트남인 팜티김완(50)은 서면의 한 피부과에서 얼굴 점을 빼고 기미 제거술을 받았다. 얼굴에 마취연고를 바른 지 25분만에 시술이 끝났다. 팜티김완은 “얼굴에 밴드를 붙이지 않는 이 시술은 바로 햇빛에 노출돼도 상관없다고 한다”며 “한국 의료진은 자세히 설명해 주고 친절해 신뢰가 간다”며 만족해했다.
 
2016년 부산을 찾은 외국인 의료관광객의 국적은 러시아(5162명), 중국(3073명), 베트남(1513명), 일본(1311명) 순이다. 전년 대비 증가 폭은 베트남이 271.7%로 가장 높다. 부산시가 베트남 의료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선 이유다. 
 
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