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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외교부 홈피에 합의 결과 공개 … 공동성명·구두합의 중간 형식 택해

중앙일보 2017.11.01 01:36 종합 4면 지면보기
중국 매체들도 일제히 한·중 갈등 해빙에 대해 보도했다. 사진은 중국 환구시보. [베이징=연합뉴스]

중국 매체들도 일제히 한·중 갈등 해빙에 대해 보도했다. 사진은 중국 환구시보. [베이징=연합뉴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로 인한 한·중 간 갈등을 푸는 물꼬는 양국 외교부가 31일 오전 각각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관련 보도자료를 동시에 게시하면서 공개됐다. ‘한·중 관계 개선 관련 양국 간 협의 결과’라는 제목이었다.
 

“문서로 남기는 건 양측 모두에 부담”

양국은 국제법적 효력을 갖는 공식 문서나 공동성명 형태보다는 구두로 협의한 결과를 발표문 형식으로 함께 공개했다.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과 쿵쉬안유(孔鉉佑)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가 소통한 내용을 소개하는 형식이었다.
 
과거에도 중국이 고구려 역사를 자국 역사로 편입하려고 시도한, 이른바 ‘동북공정’으로 갈등이 심해졌을 때 구두합의를 한 선례가 있다. 노무현 정부 때였던 2004년 한·중 외교 당국은 “고구려사 문제가 양국 간 중대 현안으로 대두된 데 유념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5개 항으로 구성한 ‘구두양해 사항’에 합의하면서 갈등을 봉합했다. 다만 이번엔 합의 내용을 공동발표문으로 남겼다는 점에서 그때보다는 격을 더 갖췄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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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 12·28 위안부 합의 때도 한·일 외교장관이 대언론 발표를 한 뒤 합의문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기본적으로 첨예한 핵심 이익이 부딪치기 때문에 완전한 합의는 어렵다”며 “한·중 관계가 수교 25년 만에 가장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만큼 양국이 가장 빠른 시간 내에 받아들일 수 있는 최선의 결과물을 내기 위한 형식을 취했다”고 설명했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사드 문제의 시작점인 북핵 문제는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에 협의 결과를 공식 문서로 남겼다면 우리 정부 역시 족쇄가 될 수 있다”며 “문서로 남기지 않는 것이 중국뿐 아니라 우리에도 부담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2014년에도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와 역사 문제로 갈등을 빚던 일본과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기간 중 양국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센카쿠열도와 관련해 ‘서로 다른 주장’이 존재한다고 규정하는 등 4개 항의 합의문을 내놨다. 하지만 서명 등이 빠진 ‘느슨한 합의’ 이후 양측의 신경전은 계속됐다.
 
박유미 기자 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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