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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 멈추고 트위터 없애라” 트럼프 1년 성적표는 D

중앙일보 2017.11.01 01:12 종합 14면 지면보기
트럼프 당선 1년의 성적표는 평균 D였다.
 

중앙일보, 미 전문가 7명 설문
A·B 평가는 한 명도 없어, 3명은 F
영향력 큰 인물로 장녀·사위 거론
잘한 일 “유엔대사에 헤일리 선택”
한반도 정책엔 “갈등만 키워” 지적

중앙일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1년을 맞아 미국의 학계, 전직 관료, 싱크탱크 연구원 등 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A, B 이상의 점수를 준 이는 없었다. 편향성을 줄이기 위해 보수 성향의 카네기재단 연구원, 지난 대선 당시 트럼프 당선을 맞혔던 교수, 중립 성향의 학자들을 골고루 설문 대상으로 삼았지만 답변에는 거의 예외가 없었다. 낙제점인 F를 준 전문가가 3명이나 됐다. ‘트럼프에게 가장 영향력이 큰 인사’를 묻는 질문에는 장녀 이방카와 사위 쿠슈너 이름이 여러 번 거론됐고, “(트럼프는) 아무 말도 안 듣고 누구한테도 영향을 안 받는다”(스티븐 슈밋 아이오와주립대 정치학 교수)는 응답도 있었다.
 
전문가 7인이 본 트럼프 당선 1년

전문가 7인이 본 트럼프 당선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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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대통령’은 처음=응답자들에게 “1년을 지나 보니 트럼프는 처음으로 ○○한 대통령”에 빈칸을 채워 달라고 했다. 로버트 슈멀 노터데임대(미국연구과) 학장은 “‘본인이 만든 규칙’에 따라 행동하는 대통령”이라고 답했다. 슈밋 교수는 “자신이 속한 정당(공화당)의 지도자들을 모욕하고 공격하는 대통령”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130년 동안 처음으로 개를 안 키우는 대통령”이란 의견도 덧붙였다. “국민에게 일일 단위로 거짓말을 반복하는”(앨런 릭트먼 아메리칸대 역사학 교수), “트위터로 통치하는”(데이비드 루블린 아메리칸대 공공정책학 교수)이란 응답도 있었다.
 
◆ 가장 잘한 일, 가장 잘못한 일=로버트 아인혼(전 국무부 군축담당 특보) 브루킹스연구소 수석연구원와 레이철 클라인펠드 카네기재단 선임연구원은 “신망 높은 닐 고서치 콜로라도주 연방항소법원 판사를 신임 대법관으로 임명한 것”을 꼽았다. 루블린 교수는 “유엔 주재 대사에 니키 헤일리를 잘 선택했다”고 말했다. 앨런 롬버그(전 국무부 부차관보) 스팀슨센터 연구원은 “그의 모든 접근법에 결함이 있고 그중 대다수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잘한 게 없다”고 답했다.
 
가장 잘못한 일을 묻는 질문에는 다양한 답이 돌아왔다. 슈밋 교수는 “트럼프는 기존 정치질서를 무너뜨리는 역할은 했지만 그걸 허물기만 했지 새로운 무언가로 대체하질 못했다”고 주장했다. “인종 갈등을 나서서 유도했다”(루블린 교수), “미국 사회와 국민을 분열시켰다”(클라인펠드 연구원)는 지적도 있었다.
 
◆ 1년을 돌이키며 내놓은 조언=“당신만의 방식을 주장하지 마라” “무솔리니 같은 독재를 그만두라” 등 강한 요구가 나왔다. 루블린 교수는 “트위터도, (즉흥적) 발언도 하지 마라”고 했다. 트위터 계정을 삭제할 것도 촉구했다. 슈멀 교수는 “시비를 걸거나 전투적 모드로 국민과 미국 사회를 대하면 제대로 된 대통령이 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북핵, 한·미 동맹 성과는=미국의 대북 특사로 거론되는 아인혼 연구원은 “방위비 분담을 (한국에) 요구하거나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유화정책’이라고 비난했다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를 주장하는 등 트럼프가 한국을 대하는 방식은 불규칙적이고 변덕스럽다”며 “이런 것들로 미뤄 볼 때 한·미 관계가 강하다고는 자신 있게 말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위터의 거친 레토릭(수사)은 북핵 문제 해결에 역효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루블린 교수는 “트럼프의 한반도 정책 방향은 지속적으로 변하고 전략 없이 갈등만 증가시켰다”며 “이 모든 것이 오랜 친구이자 경제 강국인 한국과의 동맹을 중시하는 주류 분석가들과 정치인들을 피곤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워싱턴=김현기·정효식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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