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15% 안팎 카드사 대출금리, 10% 수준으로 하향 예상

중앙일보 2017.11.01 01:00 경제 2면 지면보기
금융당국이 카드사의 금리 체계를 손보기 위한 작업에 나섰다. 법정 최고금리 수준으로 적용되는 연체금리는 물론 기본금리까지 대폭 하향 조정될 전망이다.
 

당국 “조달금리에 비해 이자 많아”
카드론 고객 대부분 중·저신용자
20% 넘는 연체금리도 인하 추진

카드사들의 모임인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31일 “지난 26일 카드사 금리체계 담당 실무진들과 회의를 갖고 기본금리와 연체금리 산정체계 개선의 필요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카드사 연체금리표

카드사 연체금리표

현재 카드사 대출상품(카드론·현금서비스 등)엔 15% 안팎의 이자가 붙는다. 대출 상환이 늦어질 경우엔 대출 금리를 기준으로 2~3그룹으로 분류한 뒤 23~27.9%(법정 최고금리) 수준의 연체금리를 일괄적으로 부과한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경우 대출금(현금서비스·카드론) 상환이 1개월 늦어질 경우 대출금리에 따라 이용자를 ▶17.9% 미만 ▶20.1% 미만 ▶20.1% 이상 세 그룹으로 분류한 뒤 각각 23%·26%·27.3%의 연체금리를 적용하는 식이다. 연체 기간이 길어질 경우 금리는 순차적으로 27.9%까지 높아진다. 이런 체계에선 대출금리 차이에도 불구하고 연체를 하면 같은 그룹으로 묶여 동일한 연체금리가 적용된다. 10%의 금리로 카드론을 받은 고객과 17%의 금리로 카드론을 받은 고객이 대출금 상환이 늦어질 경우엔 동일하게 23%의 연체금리를 부담해야 하는 식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대출이용자를 소수의 그룹으로 나눈 뒤 일괄적으로 연체에 따른 추가 금리를 적용하는 등 비합리적인 연체금리 구조가 고착화했다”며 “시중은행 등 다른 금융업계와 비교해도 연체금리 부과체계가 지나치게 허술하고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카드사 대출상품을 이용하는 대부분의 고객이 다중채무자·저신용자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같은 연체금리 체계는 이들의 이자 부담을 가중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7개 전업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24조4069억원 중 3건 이상의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의 잔액이 14조8615억원으로 전체의 60.9%에 달했다. 특히 카드론 연체 잔액이 1조원에 육박한다.
 
신용등급을 기준으로 살펴봐도 카드론 고객 중 상당수는 5~6등급의 중·저신용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등급이 5등급인 사람들의 카드론 잔액이 7조4407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6등급(6조7324억원), 7등급(4조2688억원) 순이었다.
 
금융당국은 연체금리뿐 아니라 기본금리에도 손을 대야 한다는 입장이다. 카드사가 불합리한 원가계상 등을 통해 대출금리 자체를 과도하게 부풀려 책정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금감원은 장기간 이어진 저금리 기조로 카드사의 조달 금리가 충분히 낮아진 만큼 기본금리를 낮출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카드사들은 대부분 연 1~2% 수준의 저리 회사채로 대출에 쓰는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카드업계에선 현재 15% 안팎의 기본금리가 10% 수준으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금감원에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은 아니지만 금리 산정체계를 점검하겠다는 것 자체가 사실상 금리를 내리라는 요구로 해석된다”며 “각 카드사에서 기본금리와 연체금리를 내렸을 경우 수익성은 얼마나 악화할지, 얼마나 많은 대출심사 탈락자가 생길지 등을 분석하고 있는 만큼 12월 중으로 금리 인하 규모가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