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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 ‘한국은 기업하기 좋은 나라 4위’…현실 반영 못한 평가 비판도

중앙일보 2017.10.31 23:00
세계은행(WB)이 세계에서 4번째로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한국을 꼽았다. 3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은행의 기업환경평가(Doing Business 2018)에서 평가대상 190개국 중 4위를 기록했다. ‘Doing Business’는 세계은행이 주요국의 기업환경을 창업부터 퇴출까지 단계별로 평가해 매년 발표한다.  
 

세계은행, Doing Business 2018 발표
한국, 지난해보다 순위 한 단계 상승
뉴질랜드·싱가폴·덴마크가 1~3위

분쟁 해결, 전기 공급, 창업·퇴출 등 고득점
금융·노동·교육 분야 평가는 빠져
실제 기업환경과 거리 멀다 지적도

중앙포토.

중앙포토.

 
한국은 지난해(5위)보다 순위가 한 단계 상승했고, 2015년(4위)에 이어 두 번째로 역대 최고순위를 기록했다. 또한 뉴질랜드(1위)·싱가포르(2위)·덴마크(3위)·홍콩(5위)과 함께 4년 연속 ‘Top 5’를 유지했다. 이병원 기재부 기업환경과장은 “미국(6위)·독일(20위)·일본(34위)·중국(78위) 등을 제치고 G20 국가 중 순위가 가장 높았다”며 “지속적인 규제·제도 개선 노력으로 기업 환경이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10개 평가분야 중 법적 분쟁 해결(1위), 전기 공급(2위), 퇴출(5위), 창업(9위) 등에서 상위권을 유지했다. 법적 분쟁 해결 부문에선 경쟁국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소송 비용과 효율적인 소송절차 등이 장점으로 꼽혔다. 온라인을 통한 소송절차 진행이나 화해·조정 등 대체적 분쟁해결제도를 도입한 것도 효과를 봤다는 평가다. 전기 공급에 필요한 시간과 절차도 지속해서 단축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자료:기획재정부

자료:기획재정부

 
기업이 도산한 경우 행정·소송비용이 적게 들고, 채권회수율이 높다는 점에서 퇴출 부문의 평가도 좋았다. 창업 부문 순위 역시 2013년 34위에서 올해 9위로 크게 상승했다. 온라인 법인설립시스템으로 창업 절차를 간소화하고, 설립 수수료 납부와 4대 보험 가입 업무를 통합한 효과로 풀이된다.
 
반면 건축 인허가(28위), 통관 행정(33위), 자금 조달(55위) 등에선 낮은 평가를 받았다. 건축 인허가 부문에선 온라인 등본 발급 등 절차를 단축한 게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건축물의 품질안전관리지수 항목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다양한 담보제도를 포괄하는 단일 법령이 없는 탓에 자금 조달 부문 순위도 낮았다. 한국은 동산 담보, 양도 담보, 금융리스 등을 개별 법령을 통해 규제한다.
 
기재부는 세계은행의 기업환경평가 평가 방식이 세계경제포럼(WEF),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등 100% 설문에 의존하는 방식보다 객관적이라고 보고 있다. 국가의 기업환경을 생애주기(Life Cycle)에 따라 10개 부문으로 구분해 항목별로 평가한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은 WEF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4년 연속 26위에 머물렀고, IMD 평가에선 29위에 그쳤다.
 
자료:기획재정부

자료:기획재정부

  
정부 입장에선 더 높은 순위를 부각하고 싶겠지만 세계은행의 평가는 개별 법령 분석 중심인 데다 노동과 교육 분야는 아예 평가 영역에 포함되지 않는다. 기업환경을 평가하는 중심축 중 하나인 금융시장 경쟁력과 신산업 부문 진입, 경쟁 제한 규제 등도 평가 대상에서 빠진다. 한 나라의 기업환경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병원 과장은 “혁신성장 생태계를 조성하고, 대·중소기업 간 공정 경쟁과 상생 협력을 강화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기업환경 개선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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