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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피신 카탈루냐 수반, 바스크인 망명 전문 변호사 선임

중앙일보 2017.10.31 17:28
카를레스 푸지데몬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은 스페인 검찰의 반역죄 기소를 피해 벨기에로 피신했다. [EPA]

카를레스 푸지데몬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은 스페인 검찰의 반역죄 기소를 피해 벨기에로 피신했다. [EPA]

 스페인 검찰이 최대 30년형이 가능한 반역죄로 기소한 카를레스 푸지데몬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이 벨기에로 피신했다. 정치적 망명을 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카탈루냐 분리ㆍ독립을 추진했던 정당들이 12월 선거에 참여를 선언해 민심의 향배가 주목된다.
스페인 정부가 해임한 푸지데몬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은 30일(현지시간) 바르셀로나에서 차량으로 프랑스 마르세유로 이동한 뒤 브뤼셀 행 비행기를 탔다. 스페인 검찰이 반역죄와 선동, 공금 유용 등 혐의로 기소해 법원이 유죄로 판단하면 최고 30년 형이 가능하다. 푸지데몬 수반은 안토니 코민 보건장관 등 내각 장관 5명과 함께 이동했다.

최대 30년형 반역죄로 기소되자 장관 5명과 도피
독립 시도했던 바스크인 망명 도왔던 변호사 선임
벨기에 이민장관 망명 허용 시사하자
스페인 정부 "같은 EU 국가로서 묵과할 수 없는 처사"

카탈루냐 독립추진했던 정당들 12월 선거 참여 선언
자치경찰도 중앙정부 지시 잘 따라 무력 충돌 없을 듯
독립파와 잔류파 중 누가 선거에서 승리할 지가 관건

벨기에에 도착한 그는 변호사로 폴 베카트를 선임했다. 베카트는 스페인에서 분리ㆍ독립을 추구했던 바스크지역 인사들을 위해 지난 30여 년 동안 추방과 정치적 망명 관련 경험을 쌓은 망명 전문 변호사다. 베카트는 현지 공영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푸지데몬 수반은 벨기에에 머물 충분한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푸지데몬 수반이 벨기에로 정치적 망명을 할 것인지에 대해 그는 “모든 선택지를 열어놓고 있으며,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여지를 뒀다.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뇌부가 망명을 신청하는 게 가능하다고 말해 스페인 정부의 반발을 산 테오 프란켄 벨기에 이민부 장관 [AFP]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뇌부가 망명을 신청하는 게 가능하다고 말해 스페인 정부의 반발을 산 테오 프란켄 벨기에 이민부 장관 [AFP]

분리주의 정당 소속인 테오프란켄 벨기에 이민부 장관은 이에 앞서 “카탈루냐 자치정부 지도부가 스페인에서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며 “그들이 벨기에로 정치적 망명을 신청하는 것이 전혀 비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푸지데몬 수반은 브뤼셀에서 이 분리주의 정당 소속 정치인들과 접촉하기도 했다고 BBC는 전했다. 스페인 정부는 "같은 유럽연합(EU) 회원국으로서 받아들 일 수 없는 처사"라며 비판했다.
하지만 사를 미셀 벨기에 총리가 프란켄 장관에게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고 있다"고 비판하며 “푸지데몬을 벨기에로 초청한 적이 없다"고 말해 실제 망명이 성사될 지는 두고봐야 한다.
카탈루냐 자치의회가 이날 공식 해산한 데 이어 푸지데몬이 속한 정당인 카탈루냐유럽민주당(PDeCAT)이 스페인 정부가 결정한 12월 21일 선거에 참여하겠다고 발표했다. 마르타 파스칼 대변인은 당내 논의를 거쳐 “선거에서 스페인 중앙정부와 통합을 지지하는 정치세력을 물리치겠다"고 말했다.
카탈루냐 독립 시위 참자가가 팔에 카탈루냐 지도를 그려놨다. [AFP=연합뉴스]

카탈루냐 독립 시위 참자가가 팔에 카탈루냐 지도를 그려놨다. [AFP=연합뉴스]

이 정당과 독립을 추진한 중도좌파 공화좌파당(ERC)도 선거 참여를 확인했다. ERC이 대변인은 “12월 선거는 카탈루냐 공화국의 기반을 공고히 다지는 또 한 번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푸지데몬 수반 등이 국외로 피신해 카탈루냐에서 이들의 체포를 둘러싸고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은 줄었다. 또 스페인 정부의 직접 통치가 시작된 첫날 카탈루냐 공무원 대다수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업무에 임했고, 주요 정당들이 선거 준비에 나서겠다고 밝힘에 따라 스페인 정부의 대응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가 선거를 최대한 앞당겨 발표했는데, 중앙정부의 직접 통치 기간을 최소화하면서 독립추진 정당들이 선거운동을 하기에도 빠듯하게 만들어 추가적인 대규모 혼란을 피했다는 것이다.
카탈루냐 자치경찰도 해임된 자치정부 관료들이 출근을 강행하자 청사에서 나가지 않으면 체포될 수 있다고 압박하는 등 중앙정부의 지휘에 순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카탈루냐 독립에 반대하는 집회 [AFP=연합뉴스]

카탈루냐 독립에 반대하는 집회 [AFP=연합뉴스]

카탈루냐 독립을 둘러싼 갈등은 선거 결과 독립 찬성파와 잔류파 중 누가 승리하느냐에 따라 향배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독립 추진파가 또다시 집권 연합을 구성하게 되면 카탈루냐는 스페인 정부를 상대로 더 강한 세제 자치권 요구 등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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