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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집 불려가 쪼인트 맞고”…‘폭탄 발언’ 김우룡 검찰 조사

중앙일보 2017.10.31 16:59
 “김재철 MBC사장이 ‘큰 집’에 불려가 쪼인트 맞고 깨진 뒤 청소부 역할을 맡아 MBC 좌빨(좌익 빨갱이)을 정리했다.”
 

방문진 이사장 시절 ‘공영방송 장악’ 의혹
”좌파 청소부“ ”큰집 조인트“ 등 발언 논란
MBC 프로그램 폐지, 해고 등 ‘압력’ 조사

이명박 정부 시절 이런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던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31일 검찰에 소환됐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국정원의 MBC 장악 의혹과 관련해 오늘 오전 김 전 이사장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한 데 이어 그를 소환해 조사했다”고 말했다.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연합뉴스]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연합뉴스]

검찰은 국정원이 MBC의 주요 경영진을 교체하고 정부에 비판적인 기자ㆍPD 등과 출연자들을 퇴출시키거나 업무에서 배제한 ‘공영방송 장악’ 공작 과정에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가 공모ㆍ관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가 조사한 결과 원세훈 전 원장 취임 이후인 2010년 2∼3월 국정원이 작성한 ‘MBC 정상화 전략 및 추진방안’ 문건에는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됐다. “방문진 차원에서 철저한 관리감독으로 방만경영 및 공정보도 견제활동을 강화, 스스로 민ㆍ공영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압박”한다는 것이었다.
 
MBC PD 출신으로 대학교수를 지낸 김우룡 전 이사장은 지난 2009∼2010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을 지냈다.
 
특히 김 전 이사장은 지난 2010년 ‘신동아’ 4월호 인터뷰에서 김재철 당시 MBC 사장을 ”좌파 청소부“에 빗대는가 하면,  MBC 임원 인사에 권력기관이 개입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당시 인터뷰에서 그는 “이번 MBC 인사는 김재철 사장 혼자 한 인사가 아니다. 큰 집(‘청와대’를 의미)도 김 사장을 불러다가 ‘쪼인트’ 까고 매도 때리고 해서 만들어진 인사다”고 말했다. 
 
또 “쉽게 말해 말귀 잘 알아듣고 말 잘 듣는 사람이냐가 첫 번째 (사장 선임) 기준이었다”, “(내가) 청소부 역할을 해라 (하니까). 김재철은 (8일 인사에서) 청소부 역할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인사로 MBC 좌파 대청소는 70~80% 정도 정리됐다. 그걸로 (김 사장은) 1차적인 소임을 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또 “지금은 (좌파의) 물을 빼는 게 중요하다”는 말도 했다. 실제로 당시 MBC에서는 간판 시사 프로그램 폐지, 기자ㆍPD 해고, 업무 무관 부서로 인사 등이 있었다.
 
김 전 이사장은 당시 인터뷰에서 엄기영 전 MBC 사장의 사퇴에 대해선 “럭비공이 하나 들어왔다”, “어차피 내보내려고 했는데 자기 발로 걸어나갔으니 120% 목표 달성했다”, “솔직히 2월 말까지는 버틸 줄 알았다. 그때까지도 안 나가면 해임하려고 했다”고 논란이 될 만한 여러 말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후 민주당을 비롯한 당시 야당은 “공영방송 MBC 장악을 위한 정치공작 의혹이 있다”며 ‘청와대ㆍ방문진 MBC 장악 진상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했고, 김 전 이사장은 곧 자리에서 물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김 전 이사장을 상대로 MBC의 인사에 관여한 일이 있는지, 이 과정에서 국정원과 공모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검찰은 방송문화진흥회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당시 MBC 경영진의 교체 경위 등과 연관된 각종 문서와 전산자료 등을 확보했다. 또 최근에는 해당 업무와 관련한 방문진 이사들도 조사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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