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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관계 훈풍에 유커 컴백 기대감 커졌는데...제주 현지는?

중앙일보 2017.10.31 16:54
31일 오후 1시 찾은 제주시 연동 바오젠거리가 텅 비어있다. 최충일 기자

31일 오후 1시 찾은 제주시 연동 바오젠거리가 텅 비어있다. 최충일 기자

31일 오후 1시 제주시 연동 바오젠(寶健) 거리. 사람들이 북적일 점심시간이었지만 이곳은 텅텅 빈 모습이었다. 바오젠거리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중국인 단체관광객(游客·유커)으로 가득 찼던 곳이다. 
 

중국 항공 노선 재개 유커 방한 기대감 높아져
중국 춘추항공, 31일부터 제주~닝보 노선 재개
바오젠거리 등 제주 관광지는 유커 여전히 감감
면세점은 보따리상, 개별관광객 방문 이어져 유지
중국 크루즈선 재개 여부는 아직 소식 없는 상황
중국 관광업계, 내년 봄께 정상화 될 것 기대감

31일 오후 1시 찾은 제주시 연동 바오젠거리으 한 쇼핑센터가 텅 비어있다. 최충일 기자

31일 오후 1시 찾은 제주시 연동 바오젠거리으 한 쇼핑센터가 텅 비어있다. 최충일 기자

하지만 이날 거리는 상인들과 제주도민, 내국인 관광객이 대부분이었다. 거리의 중심부근에 있는 한류(韓流) 스타를 내세웠던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 매장은 수개월째 가게가 비워진 상태다. 거리내의 한 사후면세점(TAX FREE)은 손님은 보이지 않고 직원만 업장을 지키고 있다. 
 
바오젠거리 신애복 상인회장은 “중국의 보복조치가 시작된 올해 3월부터 중국인 매상이 거의 없어 우리도 내국인들의 발길로 겨우 연명하는 수준”이라며 “제주도민들과 상인들의 의견을 모아 ‘바오젠거리’ 이름을 대체할 새로운 차 없는 거리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31일 오후 1시 찾은 제주시 연동 바오젠거리으 한 쇼핑센터가 텅 비어있다. 최충일 기자

31일 오후 1시 찾은 제주시 연동 바오젠거리으 한 쇼핑센터가 텅 비어있다. 최충일 기자

이렇게 불황을 이어가고 있는 제주 중국관광업계가 다시 유커 관광 러시를 기대하고 있다.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에 대한 부당한 보복을 가하는 바람에 끊겼던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제주관광이 재개될 움직임을 보여서다. 운항을 중단했던 중국 춘추항공이 31일부터 제주~닝보 노선을 재개한다. 
제주공항 국제선 면세품 정리구역에서 짐을 정리중인 중국관광객들. 최충일 기자

제주공항 국제선 면세품 정리구역에서 짐을 정리중인 중국관광객들. 최충일 기자

 
지난 7월 운항이 중단된 지 3개월 만이다. 이날 180여 석 규모의 춘추(春秋)항공 ‘9C8625편’은 오후 9시40분 제주공항에 착륙한다. 지샹(吉祥)항공도 제주~상하이 노선에 12월 28일부터 주 3회씩 전세기 운항을 재개할 예정이다. 지샹항공은 이 노선에 주 9차례 운항했지만 중국이 한한령(限韓令)을 내린 지난 3월부터 운항을 전격 중단했다.
 
제주공항 국제선 면세품 인도장에 줄을 선 중국 관광객들. 최충일 기자

제주공항 국제선 면세품 인도장에 줄을 선 중국 관광객들. 최충일 기자

지역 관광업계에서는 이런 중국 직항 노선 재개로 다음달부터 제주를 찾는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국내 최대 중국 인바운드 여행사인 뉴화청 관계자는 “유커가 없는 7개월간 너무 힘들었는데 점차적으로 유커가 제주를 방문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내다보고 있다”며 “다만 11월부터 2월까지는 중국 관광 비수기라 본격적인 관광이 시작되는 내년 봄쯤 정상화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오젠 거리 인근에서 귀금속 판매점을 운영하는 현모(45)씨는 “중국의 시진핑 집권 2기 출범 이후 한·중 관계가 개선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지난해보다 매출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지만 조만간 나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주시 연동의 한 면세점 화장품 코너에 중국관광객들이 북적이고 있다. 최충일 기자

제주시 연동의 한 면세점 화장품 코너에 중국관광객들이 북적이고 있다. 최충일 기자

이같은 기대감을 반영한 듯 같은 날 제주시 연동의 S면세점 인근 지역은 중국인들로 북적였다. 중국인 개별 관광객(싼커·散客)과 보따리상(다이궁·代工) 수백 명이 면세점 안을 오가며 분주하게 쇼핑했다. 이들은 상당수가 대형 쇼핑백이나 트렁크를 들고 있다. 그 안에는 주로 국내산 화장품 등이 가득 담겨 있다. 
 
주차장에는 유커를 실어나르는 대형 관광버스 대신 싼커와 따이공이 이용하는 승합차들이 줄지어 주차돼 있다. 인근의 다른 L면세점도 상황은 비슷했다. 
 
제주시 연동의 한 면세점 화장품 코너에 중국관광객들이 북적이고 있다. 최충일 기자

제주시 연동의 한 면세점 화장품 코너에 중국관광객들이 북적이고 있다. 최충일 기자

면세점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매출의 50%가 줄었지만 고객을 끌어모으기 위한 할인과 1+1이벤트 등 프로모션을 강화해 중국개별관광객과 보따리상 등을 중심으로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며 “직항편이 늘어나는 등 제주관광 상품이 다시 준비될 수 있다는 업계의 기대감이 보여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제주시 연동의 한 면세점 주차장을 중국 개별관광객들의 미니밴 차량이 채우고 있다. 최충일 기자

제주시 연동의 한 면세점 주차장을 중국 개별관광객들의 미니밴 차량이 채우고 있다. 최충일 기자

 
하지만 일부 내국인들은 중국인 관광 재개 움직임에 대해 불편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제주도민 김모(37)씨는 “올해에는 유커가 없어 동네 카페를 가도 정말 조용해 좋았다”며 “다시 유커가 몰려오면 분명 화장실이 더러워지고 시끄러워질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제주를 찾은 관광객 최모(38·부산시)씨는 “지난해 대비 제주도가 조용해지고 깨끗해져 올해 벌써 3번이나 제주를 찾았지만 다시 중국인이 오기 시작한다면 제주대신 일본 등 다른 가까운 해외로 여행을 가겠다”고 말했다.
 
제주시 연동의 한 면세점에서 쇼핑을 마치고 나오는 중국 관광객들. 최충일 기자

제주시 연동의 한 면세점에서 쇼핑을 마치고 나오는 중국 관광객들. 최충일 기자

중국발 크루즈 관광객 재개 소식이 여전히 없다는 점은 여전히 걱정거리다. 중국의 보복으로 지난 3월 중국발 크루즈선이 운항을 전면 중단하면서 지난 10월 22일 기준 올해 누적 크루즈 관광객은 17만명 에 그쳤다. 
 
제주항 크루즈 부두에 지어진 제주관광공사 면세점 건물. 최충일 기자

제주항 크루즈 부두에 지어진 제주관광공사 면세점 건물. 최충일 기자

지난해 507차례 기항하면서 120만명의 크루즈 관광객이 제주를 찾았던 것과 대조된다. 제주도는 올해 강정항 크루즈 개항을 계기로 제주항 525차례, 강정항 178차례 등 703차례 크루즈 운항으로 관광객 150만명이 제주를 방문할 것으로 전망했다. 
 
크루즈가 들어오지 않자 지난 4월말 준공돼 7월 문을 열 예정이었던 제주항 국제터미널 출국장 면세점이 아직까지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지상 2층 연면적 6453㎡ 규모로 운영시 매년 525억원의 매출이 기대됐다. 
 
제주항 크루즈 부두에 지어진 제주관광공사 면세점이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로 문을 여리 못한 채 비어있다. 최충일 기자

제주항 크루즈 부두에 지어진 제주관광공사 면세점이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로 문을 여리 못한 채 비어있다. 최충일 기자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중국 여행사를 대상으로 향후 팸투어를 마련하고, 중단된 온라인 마케팅도 재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9월 기준 제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65만 5761명으로 지난해 243만 5437명보다 73.1%(177만 9676명) 줄었다. 9월 한달 기준으로는 3만 75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7만 6431명보다 88.9%(24만 5678명) 감소했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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