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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국세청 홈피에도 '洪 절세법' 있다는데···그건 없다

중앙일보 2017.10.31 16:30
“국세청 홈페이지에도 나와 있는 합법적인 방법.”

홈페이지에 게재된 ‘세금절약가이드2’ 책자에 관련 내용 나와
하지만 일반론적 설명이 대부분...“홍 후보자 케이스 직접 대입은 무리” 지적
“자녀 증여세 만큼 추가로 현금 증여하면 깨끗”
추가 현금증여 않고 돈 빌려준 홍 후보자 방법과 배치되는 내용도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31일 편법 쪼개기 증여 논란이 일고 있는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상황을 설명하면서 내놓은 발언이다. 홍 후보자는 딸이 초등학교 5학년때인 2015년 외조모로부터 상가 건물의 지분 4분의 1을 증여받은 뒤, 모친에게 2억2000만원을 빌려 건물 지분 증여에 대한 증여세를 납부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수세에 몰려 있다. 야당은 이에 대해 “1억원 가까운 증여세를 줄인 편법 증여”라고 주장하고 있다.
세금절약가이드2 표지

세금절약가이드2 표지


이와 관련해 이날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홍 후보자의 증여 방법은 국세청 홈페이지에도 나와 있는 합법적인 방법”이라며 구체적으로 국세청 홈페이지에 개제돼 있는『세금 절약 가이드Ⅱ』(2017.5) 책자를 근거로 제시했다.

국세청은 세금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돕고 합법적인 절세 방법을 소개하기 위해 수시로 소책자들을 제작하고, 그 책자들을 홈페이지에도 게시하고 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 국세정보→국세청 발간책자→세금개요 책자의 순서로 들어가면 이 책자의 PDF파일을 찾을 수 있다. 
 
 청와대는 해당 책자에 “자녀의 증여세를 부모가 대신 납부하면 또 다시 증여세가 과세된다”(207페이지), “세대를 건너 뛰어 상속을 하면 상속세를 추가 부담해야 한다. 이럴 때는 할증 과세를 고려해야 한다”(209~210페이지)는 내용이 있다고 소개했다.
 
세금절약가이드2

세금절약가이드2


그렇다면 청와대 관계자의 발언대로 홍 후보자 일가의 증여 방법은 ‘국세청 공인’을 받을 정도로 아무런 문제도 없는 방법이었을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책자 내용을 홍 후보자 케이스에 직접 대입하는 건 무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책자 속 내용은 ‘이러이러할 경우에는 세금을 더 내야 하니 주의하라’는 일반론적인 설명에 불과하다. 홍 후보자의 경우처럼 건물 지분을 쪼개 증여하고 부모가 자식에게 2억2000만원을 빌려주면서 건물 지분에 대한 증여세를 납부토록 하는 게 좋다는 내용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책자 속에는 홍 후보자의 방법과 배치되는 내용도 나온다. 
“ 자녀가 증여세를 납부할 수 있는 정도의 소득이 없는 경우에는 증여세 상당액 만큼의 현금을 더하여 증여하면 한 번의 신고 납부로 증여세 문제를 깨끗이 해결할 수 있다”는 게 그것이다. 
세금절약가이드2

세금절약가이드2

 
홍 후보자 부부가 딸에게 2억2000만원을 빌려줄 것이 아니라 현금으로 증여해 세금을 납부토록 하는 게 보다 정상적인 방법이라는 얘기다. 물론 이 경우 홍 후보자의 딸은 현금 증여받은 2억2000만원에 대한 증여세도 추가로 납부했어야 했다. 하지만 홍 후보자 가족은 ‘현금 증여’가 아닌 ‘현금 대여’의 방법을 선택하면서 추가 증여세 납부를 피할 수 있었다. 

세종= 박진석 기자 kailas@joong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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