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트럼프 당선 1년]트럼프 1년 성적표는 평균 'D'학점

중앙일보 2017.10.31 16:00
10월 30일 공개된 '이스라엘 분리의 벽'에 설치된 그래피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나후와 키스하는 모습 등을 풍자적으로 그렸다. [AFP=연합뉴스]

10월 30일 공개된 '이스라엘 분리의 벽'에 설치된 그래피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나후와 키스하는 모습 등을 풍자적으로 그렸다. [AFP=연합뉴스]

트럼프 당선 1년의 성적표는 평균 D였다.
 

본지, 학자·전직 관료·전문가 7명에 '트럼프 1년' 설문
보수,진보 가릴 것 없이 "허물기만 했지 대안이 없었다"
"매일 거짓말 대통령" "트위터 계정 즉각 폐쇄" 요구도

본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1년을 맞아 미국의 학계·전직 관료·싱크탱크 연구원 등 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A, B 이상의 점수를 준 이는 없었다. 편향성을 줄이기 위해 보수성향의 카네기재단 연구원, 지난 대선 당시 거의 유일하게 트럼프 당선을 맞혔던 교수, 중립성향의 학자들을 골고루 설문대상으로 삼았지만 답변에는 거의 예외가 없었다. 낙제점인 F를 준 전문가들도 절반에 가까운 3명이나 됐다. 
 
'트럼프에 가장 영향력을 큰 인사'를 묻자 장녀 이방카와 사위 쿠슈너 이름이 여러 번 거론됐다. "(트럼프는) 아무 말도 안 듣고 누구한테도 영향을 안 받는다"(스테판 슈미트 아이오와주립대 정치학 교수)는 응답도 있었다.
 
"이런 대통령은 처음"
응답자들에게 "1년 지나보니 트럼프는 처음으로 ~한 대통령"에 빈칸을 채워달라고 했다. 트럼프의 지난 1년을 상징하는 듯한 답변들이 쏟아졌다. 로버트 슈멀 노터데임대(미국연구과) 학장은 "전임자들은 한 번도 생각도 못 했던, '본인이 만든 규칙'에 따라 행동하는 대통령"이라고 답했다. 슈미트 교수는 "자신이 속한 정당(공화당)의 지도자들을 모욕하고 공격하는 대통령"이라고 했다. 
 
그는 특이하게 "지난 130년 동안 처음으로 (백악관에서) 개를 안 키우는 대통령"이란 의견도 덧붙였다. "미국인들은 개를 매우 사랑해 (의도적으로라도) 시각적 효과를 노린다"고 했다. 바꿔 말하면 트럼프는 "남의 눈 따위 의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밖에 "국민에게 일일 단위로 거짓말을 반복하는"(앨런 릭트먼 아메리칸대 역사학 교수), "트위터로 통치하는"(데이비드 루블린 아메리칸대 공공정책학 교수)이란 응답이 있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그래픽=김주원 기자

 
가장 잘한 일, 가장 잘못한 일
로버트 아인혼 브루킹스연구소 수석연구원(전 국무부 군축담당 특보)과 레이첼 클라인펠드 카네기재단 선임연구원은 "신망높은 닐 고서치 콜로라도주 연방항소법원 판사를 신임 대법관으로 임명한 것"을 꼽았다. "나머지는 생각이 잘 안 난다"고 했다. 루블린 교수는 "유엔주재 대사에 니키 헤일리를 잘 선택했다"고 말했다. 앨런 롬버그 스팀슨센터 연구원(전 국무부 부차관보)은 "그의 모든 접근법에 결함이 있고 그 중에 대다수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잘한 게 없다"고 답했다.
 
가장 잘못한 일을 묻는 질문에는 다양한 답이 돌아왔다. 슈미트 교수는 "트럼프는 기존 정치질서를 무너뜨리는 역할은 했지만 문제는 그저 그걸 허물기만 했지 새로운 무언가로 대체하질 못했다"며 "실리콘밸리처럼 기존의 낡은 시스템을 공격한 다음 아마존·우버·구글·애플 등 인상적인 대체물들을 만드는 작업이 필요했다"고 주장했다. "인종갈등을 나서서 유도했다"(루블린 교수), "미국 사회와 국민을 분열시켰다"(클라인펠드 연구원)는 지적도 있었다.

 
진보·보수 전문가들의 조언
"당신만의 방식만을 주장하지 마라" "무솔리니 같은 독재를 그만두라"등 강한 요구가 나왔다. 루블린 교수는 "역대 대통령들이 다 준비한 다음에 발언을 한 데는 이유가 있는 법이다. 차라리 아무 것도 말하지 않으면 상황을 악화시키거나 스스로를 어리석게 만들진 않을 것이니 트위터도 (즉흥적) 발언도 하자 마라"고 했다. 트위터 계정을 삭제할 것도 촉구했다. 슈멀 교수는 "시비를 걸거나 전투적 모드로 국민과 미 사회를 대하면 제대로 된 대통령이 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핵, 한미동맹 성과는
한반도 긴장상황을 풀기 위한 미국의 대북 특사로 거론되는 아인혼 연구원은 "방위비분담을 (한국에) 요구하거나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유화정책'이라 비난했다가 한미자유무역협정(FTA) 폐기를 주장하는 등 트럼프가 한국을 대하는 방식은 불규칙적이고 변덕스럽다"며 "이런 것들로 미뤄볼 때 한·미관계가 강하다고는 자신있게 말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위터의 거친 레토릭(수사)은 북핵 문제 해결에 역효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루블린 교수는 "트럼프의 한반도 정책 방향은 지속적으로 변하고 전략없이 갈등만 증가시켰다"며 "이 모든 것이 오랜 친구이자 경제 강국 한국과의 동맹을 중시하는 주류 분석가들과 정치인들을 피곤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워싱턴=김현기·정효식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