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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해뒤 밀가루까지···'용인 일가족 살인범' 치밀한 범행

중앙일보 2017.10.31 15:22
영화 '공공의적 '의 한 장면

영화 '공공의적 '의 한 장면

경기 용인 일가족 살해사건의 피의자가 치밀한 계획 범행을 통해 뉴질랜드로 도주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30일 SBS라디오 ‘김성준의 시사전망대’와의 인터뷰에서 “소방대원이 범행을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현장이 깨끗했다”며 “치밀한 계획으로 금방 발각되지 않고 뉴질랜드로 도주했다”고말했다.
 
김모(35)씨는 지난 21일 오후 2시~5시쯤 용인시 처인구 아파트에서 어머니 A씨와 이부동생 B군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같은 날 오후 8시쯤 계부 C씨에게 강원도에 콘도가 싸게 나왔으니 보러 가자고 한 후 졸음 쉼터에서 그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후 시신을 차량 트렁크에 유기한 혐의도 받는다.
 
그는 범행 이틀 뒤인 23일 오후 아내 정씨와 두 딸을 데리고 뉴질랜드로 달아났다가 과거 뉴질랜드에서 저지른 절도 혐의로 현지 경찰에 체포돼 구금돼 있다.
 
용인 일가족 살해 피의자가 뉴질랜드에서 체포된 모습. [연합뉴스]

용인 일가족 살해 피의자가 뉴질랜드에서 체포된 모습. [연합뉴스]

김씨는 아파트에서 어머니와 동생을 살해한 후 혈흔에 밀가루를 뿌렸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영화를 통해서 수법을 터득한 것으로 보인다”며 “밀가루를 뿌리게 되면 미세가루가 많아져서 지문 등을 검출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상태가 된다. 증거를 훼손하기 위한 방법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건을 은폐하려는 의지가 굉장히 강렬했다”고 봤다.
 
또 김씨는 사망한 피해자들의 휴대전화를 들고 다니면서 전화가 오면 ‘여행을 간다’, ‘술 취해서 자고 있다’ 등으로 일일이 대응했다. 이로 인해 21일 사건 이후 23일 출국하기까지 시간을 벌 수 있었다고 이 교수는 전했다. 그는 “심지어 남동생의 학교에도 ‘여행을 갔는데 조만간 등교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는 것을 보면 추적을 완전히 따돌리겠다는 의지로 휴대폰을 활용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김씨가 뉴질랜드에서 한국으로 돌아온 것도 ‘도주’ 목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2015년도 4100달러어치의 전자제품 절도혐의로 오클랜드 법원에 기소되자 한국으로 들어와 가족들에게 금전적 해결을 요구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후 뉴질랜드로 돌아간 것은 절도사건으로 뉴질랜드 법정에서 서게 되면 일단 국내 법정의 살인사건 재판을 지연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뉴질랜드에서 절도사건으로 처벌받는 시간 동안 아내와 아이들은 뉴질랜드 영주권자로서 뿌리를 내릴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을 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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