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놀이터인가" "훈계하나"…여야 고성으로 시작한 복지위 국감

중앙일보 2017.10.31 14:45
31일 국회 복지위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노트북에 붙인 피켓. 이러한 피케팅과 상복 차림의 복장을 두고 여야간 공방이 이어졌다. 정종훈 기자

31일 국회 복지위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노트북에 붙인 피켓. 이러한 피케팅과 상복 차림의 복장을 두고 여야간 공방이 이어졌다. 정종훈 기자

"국회가 놀이터입니까" "의원들을 훈계합니까"

올해 국정감사 마지막 날인 3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감장은 '복지 이슈' 대신 'MBC 이슈'로 시작됐다. 자유한국당은 국감 개시 전 노트북에 '민주주의 유린 방송장악 저지'라는 피켓을 부착하고, 의원 모두 상복을 상징하는 검은 옷으로 통일했다.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 임명 문제로 지난주 국감 일정 보이콧을 선언했던 한국당은 전날 국회에 복귀했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날 선 공방이 50분 가까이 이어졌다.
 

국감 마지막날, 국회 복지위는 'MBC' 문제로 공방
민주당 "한국당, 국감 보이콧 사과하고 피켓 떼야"

한국당 "언론 장악은 국정 전반의 문제" 거센 반발
다른 당도 설전 가세…"빨리 국감 진행해야" 지적도

50분간 여야 공방으로 회의 지연, 뒤늦게 질의 시작
야당은 복지 확대 정책 지적, 여당은 적폐청산 강조

  오전 10시 양승조 위원장의 종합감사 개회 선언 직후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민주주의 유린, 방송장악 저지'가 복지위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맘대로 나갔다 들어와서 국감 진행할 만큼 국회가 놀이터입니까. 국감 보이콧 사과해 주시고 국감 정상적으로 진행하도록 피켓 떼주십시오."
 
  기 의원의 발언이 이어지자 바로 앞에 앉은 한국당 의원들은 큰 소리로 반발했다. 그리고 김명연 한국당 의원이 곧바로 반박에 나섰다. "고심 끝에 국감 복귀한 동료 의원들을 아이들 훈계하듯 의사진행발언 하면 우리가 거꾸로 되묻고 싶다. 국감을 하자는 건지, 말자는 건지. 언론 장악은 국정 전반에 관한 문제다. 시작부터 핀잔을 주면 국감이 되겠습니까."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감 마지막 날인 31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박 장관, 권덕철 복지부 차관,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박종근 기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감 마지막 날인 31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박 장관, 권덕철 복지부 차관,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박종근 기자

  여당인 민주당과 제1야당 한국당의 설전에 다른 당 의원들까지 가세했다. 윤소하 정의당 의원은 "과거 정권의 잘못을 바꾸겠다고 하고 협조해도 부족할 판에 복지위 상임위까지 오셔서 표현하는 건 옳지 않다. 왜 상복을 입고 나타났는가"라고 한국당을 비판했다. 김광수 국민의당 의원은 "복지위는 국민 실생활과 아주 밀접한 위원회로 정당 정치 싸움의 장이 아니다"면서 "민주주의 유린, 방송 장악을 누가 했는지는 국민이 판단할 문제다. 빨리 국감을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양당 모두를 비판했다.
 
  하지만 한국당과 민주당 의원 대부분이 의사 표명을 하면서 시간은 계속 흘러갔다. 윤종필 자유한국당 의원의 "야당이 해야 할 일은 정부가 하는 일에 국민 뜻을 제대로 전달하는 것이다. MBC만을 위해서 이런 게 아니란 걸 분명히 밝혀드린다"는 발언을 끝으로 언론 장악 공방은 사실상 마무리됐다. 박인숙 바른정당 의원이 "1년에 한 번 하는 종합 국감인데 빨리해야 한다"는 말을 끝으로 양승조 위원장이 민주당·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간사를 소집했다. 회의가 중단된 시간은 10시 50분이었다.
 
  그로부터 20분 뒤 회의가 다시 속개됐다. 기동민 의원이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문재인 케어'(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관련 질문을 하면서 MBC 공방은 일단락됐다. 다만 국감장 속 노트북에 한국당 의원들이 붙인 피켓은 그대로 남았다. 이후 한국당 의원들은 '문재인 케어'나 치매 국가 책임제 등 현 정부의 복지 확대를 지적했고, 민주당에선 블랙리스트 등 '적폐청산'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