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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앞 그 원피스, 아마존에도…카페24, AI 플랫폼으로 진화

중앙일보 2017.10.31 14:16
이재석 카페24 대표는 9월27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중소 자영업자들도 활용할 수 있는 자동 상품 추천 서비스 등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종근 기자]

이재석 카페24 대표는 9월27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중소 자영업자들도 활용할 수 있는 자동 상품 추천 서비스 등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종근 기자]

고객 돈 벌어주려다 정작 자신은 5년 연속 영업이익 적자를 낸 회사가 국내 증권시장의 문턱을 두드리고 있다. 해외 직판 전자상거래 플랫폼 개발업체 카페24다. 홍대 보세 옷가게 상인도 글로벌 유통 공룡 아마존에서 장사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한 이 회사는 산업통상자원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 한국공학한림원 '젊은 공학인상', 한국인터넷진흥원장상 등 각종 시상식을 휩쓸기도 했다. '기업의 경쟁력은 영업이익 순이 아니다'라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매출액보다 많은 돈 투자한 '뚝심'으로 내년 초 증시 상장 꿈꿔
최근 10년 간 매출액 8배·고객수 3배 이상 늘어…"성장성 자신"
영세 상인도 이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 서비스 선보여
"증시 입성해 투자 받으면, 영어·일어권에 AI 상거래 서비스 수출할 것"

내년 초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한다지만, 이 회사는 재무제표부터 남다르다. 2012년 이후 흑자보다 적자가 대부분인 손익계산서의 첫인상은 안타깝다 못해 참담하기까지 하다. 그런데도 수년째 매출액보다 더 많은 영업비용을 투자하는 모습을 보면 '뭔가 믿는 구석이 있겠지'란 생각을 들게 한다. 이들이 믿는 구석은 2008년 200억원대에서 출발해 올해 1700억원을 목표로 할 만큼 성장한 매출액이다. 우리 금융당국은 적자 기업이라도 직전 2개년도 평균 매출액 증가율이 20%인 기업은 성장성이 있다고 보고 코스닥 상장 특례(테슬라 요건)를 제공하고 있다.
 
이재석 카페24 대표는 "최근 4~5년 동안 해외 직구·역직구 열풍으로 쇼핑몰 사업자들의 수출 플랫폼 구축에 과감히 투자했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기존 투자 규모를 유지하고 있어 올해부터 자연스럽게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올해까지 가입한 쇼핑몰 사업자만 110만 명에 이를 만큼 사업을 키울 수 있었던 밑천은 '사람'이었다. 이 대표는 인터넷이 막 대중화하던 1999년 이후 웹으로 사람들을 이어주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회사를 창업했다. 사회 곳곳에서 한류 트렌드를 만들어 내는 창의적인 사람들과 정보기술(IT) 플랫폼이 융합했을 때 낼 수 있는 시너지에 배팅했다. 카페24는 미국·중국·일본 등 총 5개국에 8개의 해외법인을 설립하기도 했다. 한류를 수출하는 영세 쇼핑몰 사업자들이 직접 할 수 없는 상품 반품·교환 서비스를 카페24가 대신하기 위해서다.
이재석 카페24 대표는 5년 연속 영업이익 적자기업 최고경영자(CEO)다. 그러나 그는 당당하다. 과감한 투자로 10년전보다 매출액이 8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박종근 기자]

이재석 카페24 대표는 5년 연속 영업이익 적자기업 최고경영자(CEO)다. 그러나 그는 당당하다. 과감한 투자로 10년전보다 매출액이 8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박종근 기자]

 
올해부터는 아마존·네이버 등 거대 IT 기업이 자사 쇼핑 플랫폼에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하는 데 따라, 카페24도 이에 발맞추고 있다. 가입된 110만 개 쇼핑몰에서 올라오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상품 추천 서비스와 쇼핑몰 운영자가 실시간으로 고객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기술, AI 상품 번역 서비스 등도 개발했다. 현재 950명에 달하는 전체 임직원의 30%가 IT 전문 개발인력이다.
 
이 대표는 "내년 초 증시에 입성해 신규 투자를 받게 되면, 한국 고객만이 아니라 영어·일어권에도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수출할 것"이라며 "쇼핑몰 사업자는 소비자를 위한 좋은 상품을 내놓는 데에만 집중하고 나머지 해외 판매 네트워크에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만드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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