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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B-2 스텔스 전폭기, 日 상공 첫 공식 비행하려다…"

중앙일보 2017.10.31 11:13
미 공군 B-2 스텔스 전략폭격기. [사진 미 공군]

미 공군 B-2 스텔스 전략폭격기. [사진 미 공군]

최근 미국이 일본 상공에서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B-2 스텔스 전략폭격기를 비행하려던 계획을 비밀리에 세웠다가 기상 악화로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B-2 폭격기는 지금까지 일본에서 공개 비행한 적이 없다. 일각에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을 앞두고 미·일 양국의 대북 압박 의지를 강조하기 위한 행동으로 보고 있다.    

B-1B와 달리 핵무기 탑재 가능한 스텔스 전폭기
태풍 22호 북상, 악천후로 항공사열식 자체 무산
아베 총리 보는 앞에서 미국의 핵우산 시현 조치
트럼프 방일 앞두고 대북 경고 아이콘 보내려던 것

아사히 신문은 31일 “지난 29일 이바라키(茨城)현 햐쿠리(百里) 항공자위대 기지에서 아베 신조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하려던 항공사열식에 미 공군 B-2 스텔스 전폭기가 출현할 예정이었다”며 “태풍 22호의 북상에 따른 악천후로 사열식 자체가 중단되면서 이 계획도 중지됐다”고 31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날 B-2는 초음속 폭격기인 B-1B와 나란히 깜짝 비행을 펼칠 계획이었다. B-1B는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와 추가 핵실험 이후 거의 매달 한반도 주변에 전개되고 있다. 지난달 23일 밤에는 한반도로 출격해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북까지 비행하고 돌아가기도 했다. B-1B는 미국이 러시아와의 군축 과정에서 핵무기 탑재 장치를 제거해 핵 공격 능력을 갖고 있진 않다.    
지난 6월 한반도 상공을 비행하는 B-1B 2대. [연합뉴스]

지난 6월 한반도 상공을 비행하는 B-1B 2대. [연합뉴스]

반면 B-2는 은밀히 침투해 적의 방공망을 무력화하는 스텔스기의 특성 때문에 비행 내용 자체를 거의 공개하지 않는다. 한반도에서 발견된 것도 2013년 2월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한 직후가 마지막이었다. 정보 당국에 따르면 당시 북한에선 B-2 비행 직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주재로 군 수뇌부가 모여 심야 작전회의를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여러 전문가들은 이번 공개 비행계획에 담긴 의미를 매우 크게 보고 있다. 아베 총리가 보는 앞에서 미국이 일본에 약속해온 핵우산을 시현하는 조치이기 때문이다. 다음 달 5일 트럼프 대통령이 방일해 아베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확장억지(extended deterrence)'를 강조하기에 앞서 행동으로 보여줬다는 의미도 있다.
B-2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대북 경고 메시지를 담은 아이콘이기도 하다. 트럼프는 북한이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발사한 다음 날인 지난달 15일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를 찾아 B-2 앞에서 “적의 도발 시 산산조각 내겠다”고 북한에 초강경 경고를 던졌다.    
지난달 1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 내 B-2 전략폭격기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지난달 1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 내 B-2 전략폭격기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앞서 일본 언론들은 아베 총리가 이번 정상회담에서 트럼프의 대북 군사옵션을 상징하는 “모든 선택지가 테이블 위에 놓여 있다”는 발언에 대해 직접 지지 의사를 표명할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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